[IT동아 김영우 기자] 본지 편집부에는 하루에만 수십 건을 넘는 보도자료가 온다. 대부분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 출시 관련 소식이다. 편집부는 이 중에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 몇 개를 추려 기사화한다. 다만, 기업에서 보내준 보도자료 원문에는 전문 용어, 혹은 해당 기업에서만 쓰는 독자적인 용어가 다수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본지는 보도자료를 해설하는 기획 기사인 '뉴스줌인'을 준비했다.
요약: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발표한 ‘2025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 – 스캠(Scams, 사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사기를 당한 피해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돼지 도살(Pig Butchering) 스캠과의 결합이 눈에 띈다. 이러한 온라인 사기는 아시아 지역에서 북미/유럽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최근 마켓 플레이스에서 온라인 사기를 위한 AI 인프라(소프트웨어 등)가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점 역시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해설: 각종 자산이 디지털화되고, 또 이를 온라인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보급되면서 온라인 사기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은 대표적인 디지털 자산인데, 체이널리시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가상자산 사기 피해액은 최소 99억 달러(약 14조 3900억 원)에 달했다. 참고로 이는 현재 시점까지 식별이 완료될 피해 규모에 한정된 것으로, 향후 추가적으로 적발될 규모까지 합친다면 총 피해액은 120억 달러(약 17조 4400억 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사기 피해액 추이 / 출처=체이널리시스
특히 최근 눈에 띄는 양상은 이른바 ‘돼지 도살 스캠’ 이라고 불리는 사기 기법이다. 이는 피해자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한 후, 특정 자산에 투자하게 하거나 거액의 대출을 받도록 유도해 이를 가로채는 것이다. 마치 돼지를 살찌운 후 잡아먹는 것을 연상한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돼지 도살 스캠이라는 용어는 본래 중국을 중심으로 쓰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나라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돼지 도살 스캠은 연애를 가장해 사기 행각을 벌이는 로맨스 스캠, 그리고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과의 결합을 통해 한층 대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피해자에게 이성적인 관심이 있는 것처럼 접근한 후, 특정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것인데, 해당 플랫폼 역시 가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취업 사기와 결합한 돼지 도살 스캠도 기승을 벌이고 있다.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의 사례에 따르면 이들은 정상적인 채용공고나 구인 게시판인 것처럼 가장해 피해자들은 유도한다. 그리고 피해자들을 고용했다며 형식적인 업무 지시를 한 후, 급여를 받으려면 일정 비율의 ‘세금’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인다.
특히 세금 납부액이 클수록 급여 역시 커진다고 말하면서 더 많은 ‘세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하며, 이를 통해 피해자들은 점차 큰 돈을 탈취당하게 된다. 최근 취업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직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사기 기법이다.
유형별 온라인 사기 증감 추이 / 출처= 체이널리시스
돼지 도살 스캠이 진행되는 양상의 변화도 눈에 띈다. 체이널리시스 보고서의 세부적인 수치에 따르면 2024년 돼지 도살 스캠 관련 입금 건수는 전년 대비 약 210%나 증가했는데, 피해액은 약 40%만 증가했으며, 건당 평균 입금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 한 번에 큰 금액을 가로채기 보다는, 이전 보다 짧은 시간을 들여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더 많은 피해자들에게 자주 탈취하는 수법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돼지 도살 스캠과 같은 범죄가 일반화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온라인 사기를 한층 고도화하기 위한 AI 솔루션도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캄보디아에 본사를 둔 모 마켓 플레이스는 이러한 사기용 AI 솔루션 거래의 온상으로 지적 받고 있다. 해당 플랫폼에 AI 서비스 거래 수익은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1900%나 증가했으며 이곳에서는 AI 기반의 가짜 신원 생성, 소셜미디어 계정 구매, 웹사이트 구축, 돈세탁 서비스용 솔루션이 대량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손쉽게 구한 솔루션을 통해 범죄자들은 가짜 신원, 가짜 사진, 가짜 투자 사이트 등을 아주 손쉽고 빠르게 생성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생성형 AI 기술의 발달이 온라인 사기의 고도화에도 일조하고 있음이 분명한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기술의 개발, 그리고 법률 및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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