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영우 기자] 키보드 우측에 위치한 숫자 패드는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요소다. 숫자나 수식을 빠르게 입력하는데 유용하다는 의견, 그다지 사용하지도 않는데 자리만 많이 차지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최근에는 노트북용 키보드나 스마트폰의 가상 키보드에 익숙한 사용자가 늘어나다 보니 아무래도 예전보단 숫자패드 사용자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
마이크로닉스 워프 WK4
특히 게이머의 경우, 왼손으로는 키보드, 오른손으로는 마우스 조작에 집중하다 보니 키보드 우측의 숫자패드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때문에 최근 게이머들 중에는 숫자 패드를 없앤 텐키리스(Tenkeyless) 키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책상 위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쓰는 용도로도 텐키리스 키보드는 유용하다.
마이크로닉스 워프 WK4
이번에 소개할 한미마이크로닉스(이하 마이크로닉스)의 ‘워프 WK4(Micronics WARP WK4)’는 이런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텐키리스 게이밍 키보드다. 공간활용성을 높인 텐키리스 디자인과 더불어 ‘손맛’이 좋은 3종류의 기계식 스위치, 그리고 화려한 RGB LED 기반 백라이트 및 빠른 응답속도를 기대할 수 있는 1000Hz 폴링레이트 등, 최근 시장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아담한 크기와 다양한 단축키의 조화
워프 WK4는 폭 364.5mm, 너비 143.2mm, 두께 37.4mm 크기의 87키 텐키리스 키보드로, 일반 키보드에 비해 공간을 덜 차지한다. 그리고 다른 키보드에서는 주로 우측 상단 공간에 탑재되곤 하는 Caps Lock, Scroll Lock, Win(윈도키 잠금) 등의 상태 표시 LED를 우측면에 배치한 점도 눈에 띈다.
상태 표시 LED를 우측면에 배치했다
참고로 윈도키 잠금 기능은 FN+윈도키 조합으로 활성화/비활성화가 가능하다. 이를 활성화하면 윈도키를 눌러도 동작하지 않게 된다. 게임을 한창 플레이하다 실수로 윈도키를 눌러 바탕화면으로 나가 게임이 중단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으로, 게이밍 키보드라면 필수다. 그 외에도 음량 조절, 미디어 플레이어 제어, 계산기 실행, 웹 브라우저 실행, 이메일 실행 등의 동작을 FN 키와 조합해 원터치로 할 수 있다.
키보드 하단의 고무 받침대와 높이 조절 스탠드
키보드의 크기는 아담한 편이지만 제품 무게는 944g 정도로, 실제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묵직하다. 그리고 제품 하단에 2개의 고무 받침대가 붙어있는데, 덕분에 이용 중 키보드가 흔들리거나 밀릴 우려를 덜 수 있다. 하단 위쪽에는 2개의 높이 조절 스탠드가 있어 키보드 각도의 조절도 가능하다.
케이블 표면을 직물로 마감하고 금 도금 커넥터 및 노이즈 필터를 달았다
PC와 연결하는 USB 케이블은 표면을 직물로 처리해 촉감 및 내구성을 높였다. 그리고 USB 커넥터 표면에 금도금 처리를 하고 케이블 중간에 노이즈 필터를 달아 데이터 신호 손실이나 노이즈를 억제한 것이 눈에 띈다.
다채로운 RGB LED, 나만의 키보드 꾸미는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제공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 기반 백라이트를 갖췄다는 점이다. 시각적으로 화려하기도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작업할 때도 도움이 된다. 특히 워프 WK4에 탑재된 RGB LED는 각 키의 색을 개별적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각 구역의 조명 색이 정해져 있는 이른바 레인보우 조명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그리고 키 외에 키보드 상단에도 라인 형태의 RGB LED를 달아 시각적인 만족도를 높였다.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를 키보드 상단에도 달아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여러가지 패턴으로 조명효과를 변경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FN+F9키 조합으로 키보드 백라이트의 조명 효과를, FN+INS키 조합으로 상단 LED의 조명효과를 변경할 수 있다. 특히 키보드 백라이트는 파도, 숨결, 무지개, 별빛 등을 연상시키는 총 14가지의 조명 효과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FN+PgUp/PgDn키로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거나 끌 수도 있다.
FN키와 1~5키를 조합, 자신만의 5가지 조명 형태를 만들어 저장 가능
각 키마다 색상을 변경할 수 있는 RGB LED의 특성을 활용해 사용자 자신만의 조명 형태를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LED 모드 기능도 제공한다. 총 5가지의 패턴을 FN+1~5키에 지정해 불러올 수 있다. 이를테면 FPS 게임에서 캐릭터의 이동키로 주로 이용하는 W, A, S, D 키만 특정 색상으로 빛나게 할 수 있으며, 문자키는 빨간색, 숫자키는 파란색, 각종 기호 키는 노란색으로 빛나게 하는 등의 다양한 패턴을 마음대로 지정할 수 있다.
각 키를 원하는 색으로 빛나도록 지정해 취향대로 꾸밀 수 있다
FN+1~5키를 누른 후 FN+ESC키를 누르면 기록 모드가 되어 모든 키의 조명이 꺼지는데, 이때 원하는 키를 여러 번 누르는 것으로 총 7가지 중 하나의 색으로 특정 키의 색상을 고정하거나 아예 조명을 끄는 것이 가능하다. 원하는 패턴으로 각 키의 색상을 지정한 뒤 다시 FN+ESC키를 누르면 해당 패턴이 기록된다.
취향 따라 고르는 세 가지 스위치, 직접 수리 가능한 자재도 제공
게이밍 키보드답게 각 키에는 기계식 스위치를 적용했다. 워프 WK4에 적용된 스위치는 마이크로닉스의 독자 규격이라는 마닉 스위치의 2세대 모델이다. 타사 키보드에서 흔히 적용되는 체리 스위치처럼 누르는 특성이 각기 다른 청축과 적축, 갈축 규격 중 하나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청축은 클릭감이 확실하고 경쾌한 소리가 나는 타입, 적축은 부드럽게 눌리며 소음을 최대한 억제한 타입, 갈축은 청축과 적축 중간 정도의 특성을 가진 타입이다. 이번 리뷰에선 갈축 제품을 이용했다.
청축과 적축, 갈축 버전을 선택해 구매 가능하며, 긴 키에는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도 적용했다
스페이스바나 시프트와 같이 좌우로 긴 키에는 키의 어떤 부분을 누르더라도 정상 입력이 가능한 체리식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했다. 그리고 각 키캡에는 이중도장 및 레이저 각인 방식으로 글자를 새겼다. 아예 2가지 색상의 플라스틱을 이용해 글자를 각인하는 이중사출 방식과 비교하자면 글자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저가형 제품에 주로 적용되는 염료 승화 방식에 비하면 훨씬 견고하므로 이용하다 키 글자가 지워질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중사출 방식에 비해 새겨진 글꼴이 미려하고 정교한 점도 장점이다.
자가 수리가 가능하도록 여분 스위치 3개와 키캡 리무버, 스위치 리무버를 제공한다
워프 WK4는 특이하게도 교체할 수 있는 3개의 여분 스위치, 그리고 키캡을 뽑을 때 이용하는 키캡 리무버, 스위치를 뽑을 수 있는 스위치 리무버를 함께 제공한다. 덕분에 사용 중 스위치가 고장나더라도 손쉽게 자가 수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PC방 등에서 이 제품을 운용한다면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키를 동시에 눌러도 오류 없이 인식하는 무한 동시 입력 기능을 지원한다. 그리고 1초에 1,000회씩 기기와 키보드가 신호를 빠르게 주고받는 1000Hz의 폴링레이트 사양을 갖춰 우수한 반응 속도도 기대할 수 있다.
기본기 충실한 텐키리스 게이밍 키보드 원한다면
마이크로닉스 워프 WK4는 게이밍 키보드로서의 기본기가 좋은 편이며, 공간활용성이 높은 텐키리스 디자인을 적용해 최근의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특히 다양한 패턴으로 빛나는 RGB LED와 더불어 자유롭게 조명을 디자인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LED 모드를 제공하는 점은 소소한 차별화 포인트다.
마이크로닉스 워프 WK4
2023년 3월 온라인 판매가 기준, 마이크로닉스 워프 WK4는 7만원 후반대에서 8만원 초반대에 팔리고 있다. 텐키리스 키보드가 필요하지만 일반 제품에 비해 기본기가 부족한 제품을 만나게 될까 봐 우려하던 게이머에게 적합한 솔루션이며, 게임을 그다지 즐기지 않더라도 치는 맛이 좋으면서 공간을 덜 차지하는 키보드를 원한다면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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