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차주경 기자]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삶과 사회 곳곳의 양상을 송두리째 바꿨다. 특히 유통 업계와 소상공인이 큰 변화를 겪었다. 대면·오프라인 위주였던 영업 환경이 비대면·온라인으로 급격히 바뀌었다. 여기에 잘 대비한 곳과 대비하지 못한 곳의 명암 또한 극명하게 나뉘었다.
세계 유통 업계는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 스마트 결제와 모바일 오더 등 비대면·온라인 ‘스마트 상점’ 기술을 적극 연구 개발하고 받아들였다. 대·중견 기업은 인공지능, 무인 매장 등 스마트 상점 기술을 적극 융합하고 고도화해 새로운 영업 환경에 적응했다. 소상공인들도 스마트 오더, 주문 앱 등 기초 스마트 상점 기술을 도입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이를 촉진하는 사업을 마련했다.
무인 매장 기술을 소개하는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 출처 = IT동아
우리나라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 지원사업’을 벌였다. 소상공인들이 스마트 상점 기술을 도입할 때 정부가 일정량 보조금을 지원해 디지털 전환을 돕는 사업이다. 스마트 상점 기술을 다루는 스타트업 여러 곳이 이 사업에 참가해 힘을 실었다. 이 가운데 넥스트페이먼츠는 스마트 상점 기술과 기기 전반에 융복합 기술까지 다루는 곳으로 주목 받았다.
지광철 넥스트페이먼츠 대표는 스마트 상점 기술을 연구 개발할 때 소비자의 목소리, 요구를 듣고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스마트 상점 기술과 기기뿐만 아니라 이를 다룰 기술, 운영 효율을 높일 다양한 전략을 함께 제공했다. 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주문 통합 솔루션’이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세계 굴지의 배달 솔루션 ‘오터(Otter)’와 협력해 배달 커넥트 기능을 포함한 온오프라인 주문 통합 솔루션 '넥스트 오더'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 상점 기술의 총아이자 핵심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따로 쓰던 주문, 결제, 배달, 테이블 오더를 일원화한 기술이자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옴니 채널’의 대표 기술이다.
온오프라인 주문 통합 솔루션 넥스트 오더. 온오프라인 주문과 결제는 물론 배달 지정까지 한 화면에서 간편하게 하도록 돕는다. 출처 = IT동아
매장에서 오프라인 위주의 영업을 하던 소상공인이 이 기술을 도입하면, 바로 온라인 시장에 대응할 힘을 얻는다. 앱 하나로 주문과 결제, 배달 지정을 모두 확인 및 지정 가능하므로 소상공인은 업무의 상당 부분을 주문 통합 솔루션에 맡긴다. 매장 운영 효율은 높이고 영업 시간과 장소의 제약은 없앤다. 온오프라인 모두 적용 가능한 장점도 가졌다. 홀 위주 매장에 온라인 배달을, 배달 위주 매장에 오프라인 상품 주문의 편의를 각각 가져다준다.
물론, 주문 통합 솔루션 넥스트 오더만 있으면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비대면 상품 주문과 결제를 담당할 키오스크, 상품 주문 현황과 매장 메뉴 정보를 확인할 디지털 사이니지 등 기존 스마트 상점 기술과 연계해야 더 큰 효과를 낸다.
운영 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클라우드 서버 기반 솔루션, 오류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스마트 결제, 기술과 기기들을 한 몸처럼 제어할 소프트웨어 기술도 고도화해야 한다. 지광철 대표는 스마트 상점 기술과 기기 전반을 다뤄 온 덕분에 다른 기업보다 한 발 앞서 주문 통합 솔루션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키오스크에 탑재된 카메라가 사용자의 얼굴 윤곽을 인식, 성별과 연령대 등 정보를 추출하는 모습. 출처 = IT동아
주문 통합 솔루션에 이어 넥스트페이먼츠가 선보일 다음 세대의 스마트 상점 기술은 두 개다. ‘넥스트 IoT’는 소상공인의 매장 곳곳에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방문자 수, 성별 등 정보를 시간대별로 검출해 상점 운영에 요긴한 빅데이터로 만드는 기술이다. 소상공인은 이 기술을 활용해 한층 진보한, 소비자와 시간대 맞춤형 영업 전략을 세운다. 24시간 매장 운영이나 도난 방지에 필요한 방범 CCTV 역할도 한다.
이러한 IoT 기술은 이전에도 있었으나, 도입하려면 비싼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사서 설치해야 했다. 넥스트 IoT는 소프트웨어 기술이므로 이전에 설치한 넥스트페이먼츠의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 등과 연계된 몇 가지 IoT 센서만 추가로 장착하면 된다. 그 만큼 설치와 유지 비용을 줄인다.
이 기술은 소상공인의 영업 전략 수립과 보안 유지를 도울 뿐만 아니라, 넥스트페이먼츠가 준비 중인 또 하나의 차세대 스마트 상점 기술 ‘무인 상점’으로의 교두보 역할도 한다.
무인 상점이라고 하면 흔히 ‘아마존 고’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기술은 기존 매장에 도입하기 어렵다. 센서와 카메라, 인공지능과 스마트 결제 시스템의 종류와 설치 위치 등이 미리 정해진 형태라서 그렇다. 즉, 처음부터 무인·로봇 매장으로 운영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한 매장에만 적용 가능하다.
넥스트페이먼츠의 무인 상점 기술로 구현한 카페. 키오스크가 주문·결제와 소비자 분석을 맡고, 로봇 팔이 알맞은 음료를 만들어 건넨다. 출처 = IT동아
넥스트페이먼츠가 제공할 무인 상점은 반대다. 스마트 상점 기술과 로봇 팔, 이들을 서로 연결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구성하는 덕분에 기존 매장에도 쉽게 적용 가능하다. 매장의 운영 환경이나 특성, 상품에 따라 로봇 팔을 움직이도록 지시하면 된다.
예를 들어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 무인·로봇 매장을 만들려 한다면, 넥스트페이먼츠의 주문 결제 통합 솔루션을 탑재한 키오스크와 로봇 팔만 들여놓으면 된다. 키오스크가 음료 주문을 처리하고 내용을 로봇 팔에게 전달한다.
로봇 팔은 주문 내용에 따라 음료를 만들고 직접 전달하거나 배달 라이더에게 전달한다. 이 기술은 음료 뿐만 아니라 치킨, 샐러드 등 간단한 요리도 한다. 완전 무인 매장 운영 뿐만 아니라 초소형 매장의 운영을 돕는 협동 로봇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무인 상점 카페용 로봇 팔. 유명한 바리스타의 음료 레시피와 손동작을 정밀하게 따라서 맛과 향을 재현한다. 출처 = IT동아
넥스트페이먼츠는 이미 무인 매장을 제공할 준비를 마쳤다. 주문 통합 솔루션과 스마트 상점 기술에 이어, 정밀하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만들려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유니버설로봇’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로봇 팔의 구조를 연구, 개량한 후 넥스트페이먼츠는 인공지능과 센서 기술을 결합, 더욱 다양한 작업을 정밀하게 하도록 개량할 예정이다.
넥스트페이먼츠의 무인·로봇 매장을 미리 살펴보자.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가면, 사이니지 속 캐릭터가 알아보고 인사를 건넨다. 동시에 소비자의 얼굴과 성별, 체형 등을 분석해서 가장 알맞은 혹은 인기 있는 상품을 제안한다. 소비자가 주문을 망설이면 캐릭터가 농담도 던지고, 주문 방법을 모르는 것처럼 보이면 설명도 해 준다. 이윽고 소비자가 목소리나 QR 코드로 상품을 주문하면, 로봇 팔이 주문에 따라 상품을 준비해 건넨다.
모든 광경을 매장 안에 설치한 카메라로 촬영해 매장 주인의 스마트폰에 실시간 중계한다. 매장 주인은 가끔 스마트폰을 보면서 무인·로봇 매장이 잘 운영되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스마트 상점 기술 덕분에 매장 내 상품의 종류나 가격을 바꾸는 것, 시간대별로 배포할 쿠폰을 만들고 적용하는 것,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의 메뉴 혹은 화면을 바꾸는 것도 한결 간편하다.
넥스트페이먼츠의 사이니지. 출처 = IT동아
모든 동작은 키오스크와 로봇 팔에 미리 명령해둘 수 있으니 매장의 24시간 운영도 문제 없다. 매장 주인은 시스템 구축 비용,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며 자신의 매장을 24시간 스마트 상점으로 바꾼다.
넥스트페이먼츠는 세계 최대 규모 기술·기기 전시회 CES 2023에서 무인·로봇 매장을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스마트 상점 기술 부문에서 쌓은 기술력과 경험에 세계 최대 배달 기업의 솔루션까지 더한 만큼, 이 기술은 바로 해외 시장에 적용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상표명도 일찌감치 ‘넥스트 스토어’로 지었다.
지광철 대표는 스마트 상점 기술들을 ‘레고 블록’으로 표현한다. 레고 블록을 조합하면 집이나 차, 건물과 로봇 등 무엇이든 만든다. 그 과정에서 기존에 없었던 것들이 나온다. 키오스크와 디지털 사이니지, 모바일 스마트 오더 등 스마트 상점 기술도 잘 조합하면 어떤 기능이든 만들 수 있으며, 무인·로봇 매장처럼 새로운 기술도 현실로 이끈다.
단, 그러려면 레고 블록 자체의 품질, 스마트 상점 기술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레고 블록으로 만든 결과물이 어색해 보이고 쉬이 무너지듯, 스마트 상점 기술도 시장에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편을 만든다. 신기해 보이지만, 정작 시장이나 소상공인에게 도움은 주지 못하는 반쪽짜리 기술이 되고야 만다.
듀얼 터치 스크린을 탑재한 안드로이드 스마트 POS. 넥스트페이먼츠의 주문 통합 솔루션도 갖췄다. 출처 = IT동아
지광철 대표는 지금까지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 지원사업을 수행하며, 연구 개발을 거듭하며 얻은 이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그 과정에서 들은 소상공인의 목소리, 불편과 요구 사항도 잊지 않는다. 경험과 소비자의 요구를 잘 융합해야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시장을 바꾸는 진정한 기술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온라인화와 디지털 전환은 소상공인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됐습니다. 소상공인과 시장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기술과 기기를 연구 개발하겠습니다. 고도화 스마트 상점 기술, 단점은 해결하고 장점과 편의는 더욱 늘릴 기술을 누구보다 빠르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 선보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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