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코리아 x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케일업코리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와 함께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알리고 문제를 찾아내 해결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농식품을 넘어 ESG, 푸드 테크와 그린 바이오, 식품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스타트업의 성장사와 고민을 전달하고, 이들이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푼타컴퍼니는 온라인 시식 커머스, ‘식후경’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식후경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시식’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소비자가 약 3,000원의 배송료만 지불하면 시식할 수 있는 음식을 받아볼 수 있다. 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이하 장 대표)는 ‘신발도 신어보고, 옷도 입어보고 사는데 시대에 왜 음식은 맛보고 살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식후경 서비스를 기획했고, 2020년 11월 푼타컴퍼니를 설립한 뒤 2021년 3월 식후경 서비스를 론칭했다.
출처: 식후경 홈페이지
온라인,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비 경험은 많이 달라졌다. PC 모니터, 스마트폰 화면 속 글, 사진, 동영상 등을 보고 구매한다. 우리 주변에는 정보가 넘친다. SNS, 블로그, 뉴스, 리뷰, 추천, 후기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살핀 뒤, 구매를 결정한다. 하지만, 그 어떤 콘텐츠도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 나을 수는 없다. 장 대표는 “특히, 음식은 직접 맛봐야 한다. 음식의 본질은 맛에 있다. 그리고 맛은 직접 먹어봐야 알 수 있다”라며,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고, 선호하는 음식도 다르다. 같은 과일이라도 누구는 조금 더 단맛을 원하고, 누구는 조금 더 상큼한 신맛을 원한다. 이걸 천편일률적인 맛으로 한정해 맛있다/맛없다로 결정할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음식은 경험, 체험이 중요하다. 음식을 판매하는 사람도 한결같이 ‘먹어보면 안다’고 말한다. 즉, 음식을 판매하는 생산자와 구매하는 소비자 사이에 ‘시식’은 서로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접점으로 작용한다. 대형마트 시식 코너의 이쑤시개에 꽂혀 있는 작은 동그랑땡 한 조각은, 지나가는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는 포인트다. 식후경은 이러한 포인트를 온라인으로도 연결하는 서비스다.
지난 2021년 8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난 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 출처: IT동아
사실 IT동아는 약 1년 전, 푼타컴퍼니를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입주사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었다. 당시 장 대표는 “시식을 제공하는 식후경 서비스를 시작하며, 현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먹어보고 구매하세요’라는 우리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라며 새로운 시장에 막 발을 내딛는 스타트업의 도전을 전했었다.
다시 만난 장 대표는 “식후경 서비스를 제공했던 약 1년 6개월 동안 우리의 메시지를 현장에서 검증했다. 지금까지의 식후경을 1.0 버전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이제 검증은 끝났다. 앞으로 우리는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한 2.0 버전을 선보이고자 한다. 스케일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6월 열린 아시아 4대 식품전시회
식후경을 찾는 고객을 확인했습니다
IT동아: 오랜만이다. 지난 인터뷰 후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장 대표: 바빴다. 아마 모든 스타트업이 비슷하지 않을까(웃음). 식후경으로 만들고자 하는 시장을 치열하게 검증하는 순간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의견을 받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모두에게 도움드릴 수 있는 부분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어려운 숙제였다. 양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 모든 플랫폼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식후경 서비스의 포인트는 ‘이제 먹어보고 구매하세요’다. 푼타컴퍼니가 추구하는 변화하지 않는 가치다. 그동안 이를 통해 바꿔보고자 하는 식경험을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다. 다행히 우리의 자리를 찾았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았다. 푼타컴퍼니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2021 코리아 푸드테크 산업전에 참여하며 고객을 만나고 있는 푼타컴퍼니, 출처: 푼타컴퍼니
IT동아: 정리하자면, 식후경 서비스를 통해 스스로 정립할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찾았다는 의미인가.
장 대표: 맞다. 식후경을 통한 생산지표는 지속적으로 우상향을 기록했다. 식후경을 통해 시식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파트너사와 음식 구매 전에 시식을 위해 식후경을 찾아오는 고객은 꾸준하게 증가했고, 고객의 재구매율도 높다. 무엇보다 업계 평균보다 낮은 고객획득비용(Customer Acquisition Cost, CAC)을 확인했다.
IT동아: 낮은 CAC? 홍보와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잘했다는 뜻인가?
장 대표: 하하. 아니다. 우리는 단순히 식후경이라는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홍보나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았다. 우리가 식후경을 제공하는 이유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그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홍보와 마케팅은, 아직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후경은 사용자 수를 늘려 매출을 늘리는, 마치 기존 온라인 판매(이커머스)와 같은 서비스가 아니다. 시식을 제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해당 가치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지 찾는다.
식후경 서비스, 출처: 푼타컴퍼니
그렇게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누가 식후경을 많이 찾는지 확인했고, 별다른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럽게 고객 확대로 이어졌다. 식후경을 원하는 고객이 생겼다.
식후경은 주로 미취학 아동을 둔 20대 후반~30대 초중반의 여성 고객이 많이 이용하신다. 아이를 키우는 바쁜 일상 속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해 음식을 미리 맛보고 검증할 수 있는 식후경 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SNS, 블로그, 오프라인 모임 등을 통해 식후경을 주변에 소개했다. 식후경 서비스를 이용하며 적극적인 피드백도 요청했고…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아줬다.
(고객이 찾아오고, 실제로 활동으로 이어졌다는 말인가)
맞다. 우리의 초반 타깃을 자연스럽게 찾았다. 매주 15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VOC(Voice of Customer)를 진행했고, 1년 이상의 성숙기를 거쳤다.
파트너사와 고객, 모두를 위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IT동아: 그렇게 찾은 포인트가 궁금하다. 식후경이 나아가야 할 방향, 셀링 포인트일 텐데.
장 대표: 고객들은 온라인 시식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과정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시식 음식이다 보니 비교적 양이 적은데 부피가 큰 택배 박스를 줄여달라는 내용부터 웹 기반으로 개발한 UI/UX를 보다 편리한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환해달라는 내용 등이었다. 파트너사들은 상시 운영하는 서비스의 피로감을 언급했다. 주문, 발주, 배송 등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부분의 개선을 요청했다. 지금까지 식후경으로 고객이 요청한 주문을 파트너사가 부담했는데, 일반 제품을 판매하듯 시식 제품을 제공하면서 벌어지는 오배송 등의 피로감이었다.
즉, 고객은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후경 서비스를, 파트너사는 식후경 서비스를 위한 운영의 부담을 덜어주길 원했다.
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와 직원들의 회의 모습, 출처: 푼타컴퍼니
IT동아: 서비스를 제공하며 찾은 문제점인 셈이다.
장 대표: 맞다. 보다 완성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2.0 버전 식후경을 준비했다. 빠르면 11월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사용성을 개선한 모바일 앱과 함께 파트너사의 부담을 덜기 위한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이제 주문, 배송 등을 직접 했던 파트너사로부터 시식 제품을 푼타컴퍼니가 직접 구매한다. 앞으로 식후경을 통해 제공하는 시식 제품은 우리가 구매하고, 우리가 배송한다.
즉, 오배송 등으로 발생하는 고객 불만에 대한 책임도 우리가 가져간다. 고객과 생산자, 양측이 불편했던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놓은 해결책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여전히 배송료만 지불하면, 시식 제품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앱을 추가해 연결점을 강화하고, 보다 편리한 UI/UX를 준비했다고 자부한다.
푼타컴퍼니 회의 모습, 출처: 푼타컴퍼니
IT동아: 시장 검증이 아닌, 이제 푼타컴퍼니의 사업으로 가져온다는 뜻인가.
장 대표: 이제 우리 스스로 자신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이해해달라(웃음). 앞으로 시식 서비스는 공동구매와 유사한 형태로 제공할 계획이다. A 사의 B 제품을 시식할 수 있도록 하나의 코너를 열고, 최소 고객이 참여하면 일괄 배송해 드리는 형태다. 이후 고객 반응을 통해 시식한 제품의 일반 판매를 시작한다. 이때 시식에 참여한 고객에게는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을 열어드린다. 이 과정에서 얻는 시식 제품의 고객 후기, 상품평 등은 파트너사에게 전달한다.
이게 하나의 싸이클이다. 시식과 판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그 안에서 얻는 고객 데이터를 생산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삼성웰스토리 컨퍼런스 참여 모습, 출처: 푼타컴퍼니
IT동아: 파트너사는 식후경을 통해 고객 피드백을 받아 제품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장 대표: 맞다. 기업이 제품을 내놓기 전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시장성 테스트는 꼭 필요하다. 식후경이 이 부분을 해결하고자 한다. 실제로 지난 시간 동안 식후경을 서비스하며 개선한 사례가 있다.
프랜차이즈 운영, 밀키트 판매 등을 제공하는 F&B 전문 기업 D사를 얘기하고 싶다. 돼지 목살을 이용한 갈비였는데, 포장 시 갈비 양념에 목살이 완전히 잠겨 있지 않아 제맛을 내지 못한다는 시식 피드백을 받았다. 이에 일반 제품은 목살을 돌돌 말아 양념을 보다 잘 흡수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내놓았다.
식후경 제품 테스트 모습, 출처: 푼타컴퍼니
식후경은 제품 출시 전 시장 반응을 미리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창구 아닌가. 사실 시식 데이터는 식후경을 운영하며 쌓을 수 있는 우리 주요 경쟁력 중 하나다. 이에 고객이 시식 후 평가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과 파트너사에게 제공하는 고객 시식 데이터의 표준을 만들었다. 이 같은 활동으로 1년 전 대비 식후경과 함께하는 파트너사는 40% 정도 늘었다(웃음).
식후경 2.0 서비스, 이제 시작합니다
IT동아: 식후경의 업무 프로세스, 싸이클을 찾은 셈이다.
장 대표: 맞다. 지난 1년 6개월은 시장에서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확신하는 시간이었다. 흔히 얘기하는 서비스 고도화, 사업 고도화를 위해 움츠린 기간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시식 후 판매 전환에 대한 정량적 지표(고객 유입률, 고객 전환률 등)를 분석했고, 더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오는 11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동시에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난 푼타컴퍼니 장진호 대표, 출처: IT동아
IT동아: 준비할 것이 많을 것 같은데.
장 대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찾은 이유다. 도약, 성장해야 할 타이밍이다. 얼마 남지 않았다. 앱 출시와 함께 시작하는 식후경 2.0버전은 본격적으로 알려볼 생각이다. 홍보/마케팅을 위한 채널을 준비하고 있고, 식후경이 추구하는 가치를 재정립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브랜드 작업도 생각하고 있다. 직원도 오는 11월이면 10명 이상으로 늘어난다.
악착같이 버텼다(웃음). 꾸준하게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했고, 현재 고객과 파트너사 사이에서 개선점을 찾아가며 데이터를 쌓았다. 대기업과 연계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경험을 늘렸고, 신용보증기금을 포함한 전문 VC로부터의 시드 투자 유치 등 나름의 자금도 확보했다.
이제 푼타컴퍼니만의 식후경 서비스를 세상에 선보이려고 한다. 미숙하지만, 어느 정도 준비는 했다고 생각한다. 크게 알리지 않았음에도 꾸준하게 늘어난 고객 지표, 파트너사와의 지속적인 협업 등을 통해 자신감도 쌓았다. 시식을 통한 식경험 문화를 개선하겠다는 푼타컴퍼니의 가치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다음 기사는 푼타컴퍼니가 본격적으로 2.0 버전 식후경을 알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브랜딩 전략과 관련해 더볼트아이디어 김보라 대표의 조언을 전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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