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충남 아산시 선장면의 한 새마을금고로 40대 남성 A씨가 들어왔다. A씨는 통장을 개설하겠다면서 직원에게 다가가더니 순식간에 강도로 돌변했다. 이른바 '충남 아산 새마을금고 강도'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의 시작이었다.
당시 경비직원 없이 남성 1명, 여성 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흉기로 직원을 위협한 A씨는 여직원들에게 케이블타이로 남성 직원의 손을 묶게 하고 돈가방에 돈을 담으라고 지시했다. 9분여 만에 범행을 마친 그는 돈가방을 챙긴 이후 직원들을 금고 철창 안에 가두고 내부에서 열지 못하게 잠금장치까지 확인한 뒤 도주했다. 그렇게 훔친 돈은 1억1000여만원이다.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이동 경로부터 파악했다. A씨는 직원의 차를 훔쳐 타고 이동하다 인적이 드문 인근 하천 부근에 차량을 버렸다. 이후에는 도보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치밀함 때문에 초기 경찰은 추적에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빠르게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 등에 나섰다. 이를 통해 A씨가 범행 전에 현장을 사전 답사한 사실을 확인하는 등 추적 및 검거의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다. 또 A씨가 미리 준비해 뒀던 승용차로 갈아타고 주거지가 있는 경기도 평택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 수 있었다.
전국 수배령을 내린 경찰은 A씨 차량이 경기 안성의 한 복합쇼핑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잠복 수사 끝에 범행 4시간 27분 만인 오후 9시 7분께 A씨를 이 쇼핑몰 주차장에서 긴급체포했다. 아내와 쇼핑몰에서 만나기로 사전에 약속했던 A씨는 쇼핑몰 안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다가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무직 상태에서 은행 빚 500만원을 갚지 못했고 독촉 받아와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며 "인적이 드문 새마을금고를 범행 대상으로 골라 미리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A씨는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피해 금액은 경찰에 의해서 모두 회수됐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2일 충남 아산경찰서를 방문해 새마을금고 강도 피의자 검거 유공자인 최성식 경사를 경위로 1계급 특진 임용했다. 적극적인 공조 수사로 신속한 범인 검거에 기여한 충남경찰청 형사과장 정준엽 총경과 형사기동대 윤재호 경장, 아산경찰서 이현 경위, 경기 평택경찰서 고경식 경감 총 4명에게는 경찰청장 표창을 수여했다.
윤 청장은 "얼마 전 출범한 형사기동대를 포함해 관서와 부서 간의 적극적인 협력과 공조로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한 모범 사례"라며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흉악범죄가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번 성과를 계기로 주요 범죄 발생 시 관서 간 강력한 공조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형사기동대를 적극적으로 투입해 흉악범죄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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