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박 시장 '판'이 바뀌고 있다.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는 합법도박에서 불법도박으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중독자는 급증하고 합법 도박장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의 불법도박 영역 확장 징후가 나타난다. 도박 중독자 수 마약 중독자 보다 많다.
도박 중독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작년 기준 만 20세 이상의 국민 중 237만여 명이 도박중독 환자인 것으로 추정했다. 도박중독 유병률이 2021년 1.3%이던 스웨덴의 4배 수준이다.
실제 치료를 받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잡힌 도박중독 환자의 수도 2017년에 비해 5년 만인 2022년에는 2배 이상이 됐다. 올해에 들어서는 8월까지 2,403명으로 지난해 2,312명을 넘은 수준이다.
도박 중독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불법도박이 시장의 급성장에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약중독과 비교하면 도박중독의 심각성이 더 잘 드러난다. 지난해 마약사범은 역대 최다 1만 8,395명인데 여기에 암수율 28.57배를 곱하면 미검거 사범까지 총 52만여 명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이 전부 마약 중독자로 가정해도 도박중독자의 4분의 1 수준에 못 미친다.
당국은 빠르게 중독자가 늘어나는 원인이 불법도박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감위는 불법도박 매출이 2016년 70조 8,934억 원에서 2022년 102조 7,236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도박 시장 커지면서 합법도박 매출 줄어들고 있다.
불법도박 시장이 커지면서 합법도박 시장 줄어들고 있다./사진=정선군청
반면 합법도박의 매출은 감소하고 있다. 강원랜드의 연간 매출액은 2016년 1조 6,277억 원에서 2022년 1조 6,865억 원으로 줄었다.
하나증권 이기훈 연구원은 "불법도박의 시장이 커지면서 강원랜드 성장의 잠재력은 계속해서 하향 압력을 받는다. 언제 어디서든지 불법 도박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 강원랜드를 굳이 찾을 유인이 부족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법도박 온라인, 오프라인 동시에 커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커지고 있는 불법도박/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법도박의 붐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일고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중 비중이 더 큰 것은 온라인이다. 작년 사감위 불법도박 적발 건수 중 온라인의 비중은 99%에 달한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작년 상담 사례 중에 불법 온라인 도박의 비중이 71%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윤우석 교수는 "카피 앤드 페이스트라고 운영 방식만 살짝씩 바꾸면 도박사이트를 만들 수 있어서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박장 운영을 청소년이 나서기도 한다. 고등학교 3학년생은 "같은 학교의 친구나 후배를 회원으로 모집하는 총판을 맡기도 했다. 총판으로 활동하다가 운영자로 독립한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불법도박 급성장 배경은 조직폭력배다.
불법도박 시장을 급성장하게 만든 배경은 조직폭력배에 있다./사진=경찰청
불법도박 시장을 급성장하게 이끈 것은 조직폭력배들이다. 지난 3월 울산경찰청은 경남, 경북, 경기, 전남 등 조직폭력조직 13명이 가담한 10조 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의 강력범죄수사대도 홀덤펍 위장 불법 도박 혐의로 주요 폭력조직 두 곳을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 단속은 불법 도박 확산 속도를 따라잡지는 못하고 있다.
한 수사관은 "도박장의 운영조직이 해외 서버를 두고 수시로 도메인을 옮기고 내부고발자가 없어 총책 적발이 쉽지 않다. 적발돼도 곧 도메인을 바꿔 영업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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