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양혜나 기자 = 당의 험지 희생 요청에 응해 지역구를 바꿔 출마 후 낙선한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29일 원내대표 후보 경선을 두고 "이대로 가면 정권 심판 책임자가 당의 얼굴이 돼 국민 앞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본인도 문제지만 이런 퇴행적 사태에 대해 아무 이야기도 안 나오는 상황,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선의 대안조차도 나서지 않는 당의 현실이 더 절망적"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조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이 겨우 사흘 남짓 남았는데, 위기의 당을 구해보겠다고 몸을 던지는 사람은 없고, 있던 사람도 오히려 뒤로 빠지는 암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거나, 다들 이 시기의 원내대표가 성배가 아니라 독배라고 생각해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이런 시기일수록 강한 대표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 측근의 출마를 합리화한다. 총선 참패로 정권의 힘이 쭉 빠졌고,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 공세에 몰리고 있는데, 대통령실을 뒷배로 가진 것이 무슨 힘이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여론의 지지가 유일한 힘이고 기댈 언덕인데, 민심의 이반을 가속화할 얼굴이 어떻게 해서 강한 대표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런 사람을 대표로 앉혀서 뒤에서 조종한들, 그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실이 점수 잃는 일을 계속해서 민심의 이탈이 가속화되면 당 구성원들도 더 이상 대통령 눈치 보지 않는다"며 "옥쇄파동을 일으키며 진박공천으로 친위부대를 확보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이후 그 많던 진박의원들을 모두 거부하고 유영하 변호사 한 사람만 만난 것은 정치권의 의리와 충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진박정치에서 벌어졌던 그런 일들이 친윤, 찐윤 집단에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라며 "대리인을 내세워서 당을 좌지우지한다는 발상이 얼마나 부질없는 계산인가를 이쯤에서는 냉정하게 깨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대 경선이 임박한 이 시점에 당은 이제 어떻게 하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며 "심판을 당한 정부여당이 스스로 확인 사살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대통령실은 당이 스스로 대표를 뽑도록 자유롭게 두고, 당도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세우도록 조속히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나는 일단 4년 임기를 확보했으니까 됐다, 당은 어떻게 되겠지, 용산에서 가르마를 타든 누가 나서든 알아서 대처하겠지' 하는 식으로 방관하고 있다가는 머지않아 '공도동망'의 쓰나미에 한꺼번에 쓸려가게 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후보자 등록은 5월 1일이며, 내달 3일 원내대표 선거가 치뤄진다. 현재 물망에 오른 인사는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뿐, 4선 고지에 오른 박대출 의원, 3선이 되는 김성원·성일종·송석준·이철규·추경호 의원 등이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으나 불출마로 기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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