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의 세계’가 신드롬급 인기 속 막을 내렸다. 인기 실감은 하고 있나
“너무 보람된다고 해야 할까.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얼떨떨하다. 손제혁을 미워하는 것만큼 큰 사랑을 주신 것 같다.(웃음) 작품이 잘 된다는 게 참여한 배우로서는 정말 뿌듯한 일이다. 김희애 선배가 연기를 월등하게 잘하시고, 작가님과 감독님, 다른 배우들이 워낙 잘하니까 이 작품을 하면서 무임승차 하는 게 아닌가, 숟가락 얹은 기분까지 들었다. 후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력이 됐던 것 같다.”

# 손제혁(김영민)과 고예림(박선영)이 재결합을 하는 듯 했지만 끝내 이별을 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결말은 만족하나

“작가님이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피엔딩적인 면을 보여주시고 싶었을 것도 같고, 작품의 무게를 봤을 땐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 고민도 됐을 것이다. 저는 만족한다. 두 사람의 관계에 있어 용서라는 부분도 있고 상처라는 부분도 있는데, 잘 될 것 같았지만 결국 이어지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꽤 현실적이고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 같다. 해서는 안 될 실수, 누군가에게 줬던 어떤 상처가 그 사람에겐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부부의 세계’가 배우자들에게 남긴 메시지가 아닐까."

# 감독이 캐스팅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하던가
“저는 감독님께서 ‘나의 아저씨’를 보고 캐스팅 하신 줄 알았다.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으니까. 그런데 ‘구해줘2’를 보고 캐스팅 했다고 한다. 천호진 선배님과 대결을 하는 장면을 인상 깊게 보시곤 ‘저 배우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하더라. 저도 의외라고 생각했다. 감독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정말 최고의 연출가다. 대본도 정말 좋았는데, 대본을 영상으로 구현하는 데 있어 연출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세세한 장면 하나 하나 눈 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 극 초반 휘몰아친 베드신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방송이 나간 이후 오뚝이(오뚜기), 귀뚜기라는 별명도 생겼는데?
“시나리오에서 표현된 게 여성 주도적인 모습이었는데, 지선우가 남녀 관계에서 우위를 잡고 싶어한다. 그 느낌을 보여주고자 재혁이가 밀쳐지고 계속 일어나는 모습이 강조된 것 같다. 부담이 적지 않은 장면이었는데, 의외로 한 번에 갔다. 선우의 심리와 욕망 뿐만 아니라 인물 간의 기싸움, 둘의 감정 이해까지 여러 복합적인 느낌이 든 장면이었다. 그래서 어렵게 찍힐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촬영하니 1시간 정도 만에 끝났다. 감독님께서 생각한 대로 느낌이 잘 뽑혀졌다고 하셨다. 큰 동선을 잡고 감독님과 김희애 선배님, 촬영 감독님과 소통을 하는 과정이 잘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