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동경하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 이 포르쉐를 200만 원대에 살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고장 난 차도 200만 원이 넘을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정확하다. 폐차장에서는 운행이 불가능한 대략 15년 된 포르쉐 카이엔을 260만 원에 구입해간다.
이후 폐차장에서는 차주에게 구입한 차를 활용해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재할용하고, 심지어 수출이 가능한 부분은 수출을 진행해 수익을 얻는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폐차장과 관련된 생생한 스토리,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이 콘텐츠는 지난 10월 25일, 폐차장을 운영하는 사장과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것이다.
주변에 수입차가
많이 보이는데...
수입차가 대중화되면서 폐차장으로 들어오는 수입차의 양도 많이 늘었다. 폐차장에 들어오는 수입차 중 70%가 견적을 받고 수리비가 감당이 안 돼서 들어온 차들이다. 특히 경제적인 능력을 넘어서 수입차를 구입하는 카푸어들이 많은데, 구입할 때는 멋도 모르고 샀지만 유지비가 예상보다 많이 나오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여기다가 엔진이 나가는 등 심각한 고장이 발생할 경우 수리하지 않고 차를 폐차장으로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상적으로 유지 잘 하고 10년 이상 오래 타가지고 들어오는 차들도 꽤 많다. 독일 3사가 수입차 중 판매량이 가장 많은 만큼 폐차장에도 많이 들어오는데, 그 중 아우디는 폐차장 업계에서 상품 가치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을 덜 쳐준다고 한다.
폐차장에 차를 주면
가격을 어느 정도 쳐주나?
이번에 매입했다는 3세대 A4는 많이 쳐줘봐야 70만 원이라고 한다. 참고로 신차가는 5,000만 원대 정도다. 신차가 1억이 넘는 포르쉐 카이엔도 폐차장 오면 수백만 원대가 된다. 15년 된 1세대 카이엔이 중고가가 350만 원인데, 폐차장에서는 260만 원을 쳐줬다고 한다.
컨버터블 모델의 경우 대부분 지붕이 천 재질로 된 소프트톱이기 때문에 고철이 덜 나와서 가격도 덜 쳐준다고 한다. 미니쿠퍼의 경우 신차로 출고한 지 5년이 안된 차라고 해도 폐차장으로 오면 7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한다. 리무진 같은 차량은 고철이 많이 나오다 보니 가격을 많이 쳐줄 것 같지만 견인비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생각보다 남는 건 많지 않다고 한다. 크라이슬러 300c 리무진을 매입했는데, 견인비 등 제외하고 70만 원이 남았다고 한다.
폐차장으로 들어온 차
소비자에게 판매도 하나?
정상적으로 폐차 말소가 되었다면 그 차는 죽은 차로 처리되어 법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할 수 없게 된다. 한번 폐차 말소가 된 차는 수리를 깔끔하게 한다고 해도 재등록이 불가능하다. 다만 들어온 차 그대로 해외로 수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한다. 폐차 말소가 되어 폐차장에 들어온 차는 분해해 쓸만한 부품은 중고부품 시장으로 넘기고, 못쓰는 부품들은 재활용 처리 혹은 폐기 처분한다.
가끔 보면 폐차 사기라는 것이 있다. 지금은 서류가 간소화되어서 신분증 사본만 있으면 폐차 말소가 되는데, 간혹 폐차를 하는데 인감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폐차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폐차를 안 시키고 다른 곳으로 이전을 시켜 대포차로 활용하는데, 명의는 여전히 폐차장으로 넘긴 차주에게 있기 때문에 과태료 같은 것이 계속 날아올 수 있고, 그 차가 범죄에 사용된다면 형사입건까지 될 수도 있다. 폐차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이 되겠다. 특히 번호판은 잘 처리해야 한다.
폐차장 사장도 폐차 사기의 유혹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폐차 사기는 불법적인 일인데, 기본적으로 겁이 많아 웅크리는 스타일이라 돈이 많이 들어온다고 해도 쳐다도 안 본다고 한다.
실제로 일하면서 동료가 폐차 사기를 친 적이 있었는데, 폐차 말소를 한다고 가져와서 중고차로 되파는 사례가 있었다.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폐차를 하면서
특이한 물건을 발견한 적 있나?
온갖 특이한 물건들이 다 나온다. 흔히 말하는 잡템부터 심지어 숨겨둔 비상금까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안전벨트 쪽에 있는 틈과 대시보드 쪽에 있는 틈 사이에서 비상금이 생각보다 자주 나오는 편이라고 한다.
이 경우는 차주가 비상금으로 오랫동안 넣어놓고 깜빡해서 그대로 폐차장까지 오게 되며, 부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차를 분해하다가 나온다. 당연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차주에게 문의 후 돌려준다.
폐차장으로 차를 보낼 때
기름은 최대한 소모해달라
가끔 오늘 폐차해야 하는데, 전날 주유를 가득했다는 경우도 있다. 당연하지만 폐차장으로 들어온 이상 운행될 일이 없기 때문에 기름을 넣어봐야 아무 소용 없다. 기름값이 비싸다 보니 주유 금액만큼의 보상을 해달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차 내에 남아있는 연료에 대해서는 보상이 안된다. 왜냐하면 운행될 일이 없기 때문에 남아있는 기름은 폐기를 해야 되며, 이 과정에서 돈이 들어간다. 참고로 석유류나 기타 위험물 같은 것은 무단으로 폐기하면 벌금이 나온다. 폐차장 입장에서는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에 폐차 전에 기름을 최대한 다 쓰고 보내주는 것을 권장한다.
폐차장에 오는 차들은
여러 사연들이 있다
폐차장에 오는 차들을 살펴보면 여러 사연들이 있다. 요즘은 나라에서 노후 경유차 폐차지원 정책을 실시해서 차 자체는 멀쩡하고 운행도 문제없이 가능하지만 운행제한(특히 서울) 때문에 폐차장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 차가 멀쩡하기 때문에 수출업자에게 파는 것이 이득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면 조기폐차 보조금을 못 받는다. 폐차 말소가 되어야지 나라에서 나오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상태가 아주 멀쩡한 마티즈가 폐차장으로 들어온 적이 있는데, 운행도 문제없이 가능해서 폐차장 사장이 지붕과 B필러, C필러를 잘라내서 사업장 내에서 무거운 것들을 옮기는 데 트럭처럼 쓴다고 한다. 당연히 공도로는 못 나온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 폭스바겐 티구안 초기형이 들어왔다. 10년에서 14년이 된 차량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터보가 고장 났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래된 수입차는 터보가 고장 나면 수리비가 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에 폐차장으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엔진, 미션이 멀쩡하면 대략 100만 원까지 쳐줄 수 있다고 한다.
사고가 나서 들어오는 차량도 많다고 한다. 이건 같이 근무하는 팀장이 경험했던 일인데, 한 번은 사고가 나서 반파된 차량이 들어왔는데, 실내에 운동화가 있었다. 그 운동화를 치우려고 들었는데, 너무 묵직했다. 처음에 뒤집혀 있어서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발목이 절단된 상태로 있었던 것이다. 팀장은 폐차장에서 숙식을 하는데, 그날 악몽을 꿨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사망사고가 난 차량이 들어왔다고 한다. 이럴 때는 숙연해지고 상담할 때도 조심스럽다고 한다. 또한 차를 받고 난 후에도 직원들이 작업을 잘 안 하려고 한다. 그리고 문을 열면 피비린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엔진하고 변속기만 내리고 그대로 압착해버린다고 한다.
다른 멀쩡한 부품이 있다고 해도 재활용을 아예 안 한다. 왜냐하면 사는 사람도 찝찝할 것이고, 그걸 모른다고 해도 파는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수익성 부분에서도 손해를 본다고 한다.
가끔 폐차장으로 차를 넘기면서 우는 고객도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차를 구매 후 오랫동안 운행을 하다 보니 애착이 강해지는데, 폐차장에 넘길 때 그 차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가기 때문에 감성에 젖어 그렇다고 한다.
폐차장 사장은 처음에 이 상황을 봤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처음 폐차장 사업을 시작할 때 자동차는 이동 수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자신도 차를 어느 정도 애착을 갖고 꾸미고 하다 보니깐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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