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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 해골 형제가 별 보러 가는 짧글

ㅇㅇ(95.245) 2024.07.30 02:13:09
조회 169 추천 6 댓글 3




짧음
사실 망상한대로 짧게 보고 싶은 장면만 가볍게 써갈긴거라

해석은 자유





*

흐드러지게 별이 피어나는 밤이였다.

쉴틈없이 별을 흘려보내는 밤하늘과, 그렇게 흘러내리다 자취를 감추는 무수한 광자들. 그 밑에 드리워진 새카만 들판엔 겨울 나무들이 빽빽하게 고개를 쳐들고서 하늘을 마주했으며, 그 밑에서 가볍게 손을 흔드는 풀꽃들이 서로의 몸을 맞비볐다.

그런 밤에, 해골 둘이서 산을 오르는 건 분명 흔치 않은 일이였다. 아무리 추위를 탈 살점도, 돋을 소름도 없다지만. 그렇다고 해도 '골'이 시릴 정도로 추운 날씨임은 분명했기에.

때문에 이런 추운 날에 별을 보자고 한 형을, 파피루스는 그저 의문 가득한 얼굴로 내려다볼 뿐이였다.

형.

- 있잖아, 동생.

가볍게 말을 끊은 해골은, 그를 가볍게 돌아보며 평소와 다름없는 능청스런 웃음을 머금었다. 굳게 닫힌 잇새로는 하얀 김이 솔솔 새어나오면 참이였다.

- 별은 밤에만 보이거든. 지상의 별은 지하와 다르게 어디에도 있지만 말야. 아침에는 해가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서두도 없이 튀어나온 이야기는 분명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기 충분했으나, 파피루스는 얌전히 그의 이야기가 이어지길 경청했다. 꼭 침대 위에서 옛이야기를 듣는 어린 아이처럼.

- 헤, 게다가 별은 영원히 변하지 않지. 적어도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엔.. 안 그래?

대답을 바라고 한 질문은 아니였겠지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저 보이지 않을 뿐이야.

그 말을 끝내고서 그의 형은 고개를 돌렸다. 하늘로, 닿을 수 없을만큼 아득히 저먼 별들에게로. 분명 눈으로 볼 수 있었지만, 닿고자 하면 아슬하게 손등을 넘어 흘러갈 풍경들 틈새로.

파피루스는 그런 형을 그저 가만히 지켜보았다. 굳이 더 별의 이야기를 재촉하지도, 의미모를 말들을 내뱉은 형을 닦달하지도 않았다. 그저 형이 별을 보는 시선으로 그는 자신의 형을 보았다.

툭.

그러다 문득, 자신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그는 형의 머리를 드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동시에 하늘을 향하던 하얀 안광이 부드럽게 굴러 그에게로 향한다.

- 아무렴, 여기 지하세계 최고의 슈퍼'스타'가 있는데 무슨 상관이겠어?

꼭 하려던 말을 가로챈 것마냥, 형은 조그맣게 킬킬거리며 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선 천천히 자세를 뒤로 조금 숙이나 싶더니- 그대로 바닥에 툭 누워버린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가득한 별들이 금방이라도 바닥에 치닫을 듯 아찔하게 흔들렸다. 꼭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 한 알처럼, 유성우가 가볍게 꼬리를 자르며 땅으로 흘러 내렸다.

- 헤헤, 너도 별처럼 영원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야.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별이 가장 짧게 산다는 건 좀 너무한 처사라고 생각하거든.

물론이지, 형!
그래도, 난 형 옆에 언제까지고 있을테니까.

이 위대한 파피루스님께서,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형을 돌보지 않으면 누가 그러겠어?


그러한 대답들을 망상하며.
샌즈는 품에 파묻힌 형체 잃은 붉은 목도리를 조금 더 깊게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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