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앞서서, 이거 비숲1갤에도 썼는데 여긴 어케들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다시 가져옴

싸우려는거 아니고 걍 내 생각이 이런데 다른사람 의견이 듣고싶어서
문제되면 지울테니 화내지마셈

=

우선 라이프 초반과  공통점. 라이프는 원장의 죽음, 비숲1은 박무성의 죽음 앞에 시청자들을 거의 던져놓았음.


비숲1은 그걸 추적하는 주인공 황시목의 입장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었고 나오는 등장인물 모두를 (심지어 박무성 엄마조차도) 범인으로 의심하게됨. 비숲 1은 그 긴장감을 마지막화까지 끌고가며 과연 범인은 누구고 그 동기는 무엇인지를 궁금하게하고, 그러면서도 회차마다의 기승전결이 확실해서 전개에 힘이 있었음.


이제 라이프 초반. 대형병원 원장의 죽음에 시청자들을 던져놓고 그 죽음의 이유를 쫓는 주인공 예진우가 있었지. 그리고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이유로 원장의 죽음을 은폐하려고 했었음.


문제는 라이프 4화 이후임. 언제부턴가 원장의 죽음은 뒷전이 되고 마무리조차 흐지부지된 뒤 정말 캐릭터마다 한가지씩 스케일 큰 목적과 거창한 관념을 들고 나타나 자기 얘기를 함. 투탑주인공 조승우 이동욱은 분량조차 없어져가고 마지막화쯤엔 정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조차 잘 모르게됨


라이프는 정말 단점이 많은 드라마였지만 가장 큰 문제를 단 하나였음. 메인 스토리의 부재.


애초에 장르드라마 자체가 극초반에 메인 플롯에 청자들을 몰입시키고, 한 회차마다 메인플롯을 전개해나가며 그 긴장감과 몰입감을 마지막까지 얼마나 잘 끌고나가냐가 국룰임. 그럴려면 서브플롯은 최대한 배제하되 꼭 서브플롯을 넣어야 한다면 메인플롯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함께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만 넣어야함. (얘기하고보니 딱 비숲1 얘기네)


이제 본론얘기 해보면 비숲2.. 진짜 개탄스러울뿐임 극초반에 진행된 얘기는 기물파손때문에 죽은 청년 둘. 기물파손의 용의자는 인스타스타 커플. 나는 메인플롯치고는 너무 스케일이 작길래 저 커플이 기물파손까지만 했고 죽은 청년 둘이 뭔가 비밀을 가지고 있어서 진범이 따로 있는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될거라고 예상하면서 봤음. 근데 어? 2화만에 사건이 종결되어버리네


그리고나서 이어지는 검찰과 경찰의 대립... 이 사건이 시발점이 되기엔 너무 ... 애초에 기물파손좀 한게 살인죄가 되긴 하나? 는 의구심까지 들고.. 메인플롯이 부실하니 이야기에 집중이 안됨


라이프와 비숲2의 공통점이 이거임.. 메인플롯이 시작되는가 하더니 흐지부지하게 종결되며 곁다리만 거창해짐. 라이프에선 메인플롯이었던 원장의 죽음이 대충 6화까진 이어졌던것같은데, 비숲2는 이게 2화만에 끝나버린거임.


나는 이게 작가가 나름대로 피드백을 한 결과라고 봄. 라이프에선 원장의 죽음을 너무 길게 끌어서 청자를 지루하게 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빠르게 메인플롯을 전환시켜서 새로운 이야기로 청자를 집중시키려는 시도인것 같긴 함. 다만 그게 효과적이었냐 하고 묻는다면 그렇다고는 못말하는거지.

=

마지막으로 비숲2 초반은 뒷부분을 위한 설계다. 이런얘기 있는데 이런 장르는 1화가 제일 중요함 미니시리즈 뿐만아니라 모든 소설의 첫 장,  영화의 첫 10분, 웹툰/만화의 1화가 그러함. 1화에 보는 사람을 얼마나 집중시키냐가 작가의 역량인데, 비숲2는 그것부터 틀렸음


그리고 예전에 라이프가 그랬는데, 후반가서 지금까지 모은 떡밥 다 터트릴거다 이제 터질거다 하면서 원기옥만 모으다가 완결났음 ... 비숲2도 더 지켜보긴 할건데 라이프 단점과의 공통점이 벌써 보이니까. 그래서 슬픈마음에 써본글임

세줄요약하자면

1. 비숲1은 메인스토리가 강력했다
2. 라이프는 메인스토리를 말아먹었음 그래서 망작
3. 근데 비숲2 는 2화나갈동안 너무 산만함 뒷부분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