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박물관 리뷰] 일제 수탈의 역사를 담고 있는 ‘목포근대역사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4 15:11:53
조회 238 추천 0 댓글 1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일반인들에겐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호텔 델루나의 클래식하고 우아한 건물 외관을 비롯해 장만월과 구찬성이 달빛 아래 기억을 공유하는 낭만적인 장면, 손님들이 로비에 도착하는 장면 등이 이 곳에서 촬영됐다. 바로 목포근대역사관이다.

 



도로에서 바라본 근대문화역사관


 

가족 대소사가 있어 목포에 갈 일이 있었다. 어디를 가야 가족들이 기억에 남을까를 고민하다가 결정한 곳이 목포근대역사관이다. 올해 팔순을 맞은 아버지가 가족 중에 유일하게 일제 치하를 조금이라도 경험한 분이기도 해서 이 곳을 코스로 잡았는데 정작 아버지는 별 감흥이 없이 계단 아래 약 200여미터 떨어진 2관도 다리 아프다는 핑계로 가지 않으셨다.

 


근대문화역사관 1관의 전경



 


평화의 소녀상



 


역사관 앞 중앙계단


 

아무튼, 목포근대역사관을 리뷰해본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5개의 근대역사관이 존재한다. 부산, 인천, 대구, 목포, 군산에 근대역사관이 있다. 전부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물들로 대구를 제외하고 전부 항구 도시에 있는 점이 특징이다. 그것은 일제가 항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각종 유산들을 수탈해가는 통로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근대역사관들은 실제로 일제가 영사관 등 주요 본거지로 사용하던 건물들이다. 전북 정읍과 익산에도 근대역사관 건물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제외했다.

 

목포근대역사관은 유달산 근처에 있다. 구도심에 위치해 있어 주변 상권은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관광지가 된 목포근대역사관 주변으로는 맛집과 카페들이 꽤 보인다. 목포근대역사관은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에 위치해 있다. 목포가 개항하면서 외국인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든 지역이다.


 

주변 해안가를 간척해 근대 시가지를 형성했는데 지금도 당시의 바둑판식 도로 구조와 근대 건축물이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과거 일본인들이 다니던 소학교에서 목포역 방향으로 대표 도로를 만들고 유달산, 목포진, 선창을 연결하는 구조다. 목포근대역사관은 1관과 2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관이 약간 언덕 중간에 위치해 있어 주차는 근처에다 하고 올라가야 한다.


 


근대역사문화관의 모형



 


근대역사문화관의 실제


 

<호텔 델루나>에 나온 것처럼 근대역사관 1관 건물은 오래돼 보이는 중앙계단을 20여개 올라가야 한다. 계단 아래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어 있다. 붉은 벽돌로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일본의 목포 영사관 건물이었다. 1897 10월 목포항구가 개항되고 목포진의 일부 건물을 사용하던 일본은 1900년 현재 자리에 영사관 건물을 신축했다. 그러니 저 건물은 124년이나 된 건물이다.

 

2층 구조로 된 건물은 돌출된 출입구를 중심으로 좌우대칭형으로 되어 있는데, 벽면 창문 위를 보면 흰 벽돌로 일장기 문양을 표현하고 있다. 건물 하나도 허투루 만들지 않는 사람들이다.


 


호텔 델루나 포토존



 


당시의 벽난로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일본은 이 곳을 거점으로 목포에서의 실권과 경제를 장악해 나갔는데 한국인 노동자와 객주 단체를 탄압하고 일본 상인의 이권을 옹호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따라서 이 건물은 일제의 목포 경제 침탈과 식민지 지방통치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또한 식민지 수탈의 아픔을 기억하는 공간이자 두부 노동운동, 소작 쟁의, 의병, 항일운동 등 민족저항의 역사가 함께 숨쉬는 곳이기도 하다.

 

이 건물의 명칭은 한일 관계의 변화에 따라 달라졌다고 한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1906년부터는 목포 이사청으로 불렸고,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에는 행정지명 변화로 목포부청으로 바뀌었다. 해방 이후에는 목포시청, 1974년부터는 목포시립도서관, 1990년부터 목포문화원으로 사용하다가 2014년부터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당시 사용했던 인력거



 


일제 거리를 재현해놓은 미니어처


 

관람료는 성인 기준 2천원인데, 매주 월요일에 휴관한다. 티켓을 끊으면 1관과 2관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1관에서는 주로 목포진의 설치를 중심으로 목포의 역사를 담고 있는데 1층에 당시 일본 근대문화공간 거리의 모습이 미니어처로 잘 만들어져 있다. 1층 한 공간에는 호텔 델루나의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삐그덕거리는 나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만세운동 및 일제시대 수탈의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당시 사용했던 냉장고, 가스히터, 손금고, 재봉틀 등도 전시되어 있다.


 


역사관 뒷편의 방공호



 


방공호 출입구



 


우리 한국인들을 강제 동원해 방공호를 만들었다.


 

밖으로 나가서 건물 뒷편으로 가면 산을 뚫어서 만든 벙커가 보인다. 일제 말기에 조성한 방공호라고 한다. 조선총독부가 1941년 태평양전쟁을 시작하면서 공중 폭격에 대비해 1944년에서 1945년 사이에 대피 장소로 만든 방공호이다. 전체 길이는 85미터이며, 중앙 출입구에 좌우로 별도의 출입구가 연결되어 있다.

 

이 방공호를 조성하는 데는 한국인들이 강제 동원됐다. 군인으로 징병한 사람들을 노동자로 투입해 착취했는데 방공호 내부에 착취하는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두었다. 이 방공호는 태평양전쟁 시기에 유달산에 주둔하던 일본군 150사단의 사령부가 유사시에 사용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유적이자 강제 동원을 증명하는 역사적 현장이다.


 

근대역사관 1관에서 계단 방향으로 내려가 200여미터 걸어가면 근대역사관 2관이 나온다. 이 건물은 과거 일제시대에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쓰이던 곳이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일본이 당시 대한제국 경제를 침탈하기 위해 1908년에 설립한 특수회사다. 일본인의 이주 지원에서부터 식민지 지주 육성, 농장 관리, 금융 등이 주요 임무였다.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이었던 역사관 2관



 


역사관 2관 1층 내부


 

동양척식주식회사는 서울에 본점을 두고 전국 주요 도시 9곳에 지점을 두었다. 이 곳 구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은 본래 나주에 있던 출장소를 1920년에 목포로 옮긴 것으로, 건물은 1921년에 신축했다.

 


당시 실제로 사용했던 대형 금고



 


금고 안에서는 건물을 폭파하는 게임을 할 수 있다.



 


당시 제작해 사용했던 저울



 


2층 올라가는 나무 계단


 

해방 이후 이 건물은 대한민국의 해군기지로 사용했다. 1946년부터 74년까지 해군 목포경비부로, 1974년부터 89년까지는 해군 제3해역 사령부 헌병대 건물로 사용했다. 이후 헌병대가 영암군으로 이전하면서 1999년까지 약 10년간 빈 건물로 방치되어 철거 위기를 맞기도 했는데 식민지 수탈의 역사를 증명하는 근대 문화유산으로 보존해 달라는 시민사회와 하계의 요구에 따라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 내부 보수를 거쳐 2006년부터 근대역사관 2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근대역사관 2관은 목포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일제 강점기 건축물로 식민지 수탈의 상징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다. 내부에는 당시에 사용된 대형 금고가 아직도 남아 있다. 가슴 아픈 수탈의 현장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view_times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2106 [여행 리뷰] 20년만에 가본 목포 방문기 “상전벽해”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517 2
2105 [주류] 美 위스키 ‘배럴 크래프트 스피리츠’ 한국 시장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98 0
2104 [역사] 부마민주항쟁 담은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불씨’ 발간 [29]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6820 8
2103 [나들이 리뷰] 장미의 계절! 장미축제로 떠나요~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2078 2
2102 [ESG] 사회적기업 스프링샤인, 이스틸포유와 함께 기부용 도자기 텀블러 만들기 진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225 0
2101 [음료] 미국 던킨 시그니처 메뉴 ‘리프레셔’ 국내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262 0
2100 [나들이 리뷰] '눈물의 여왕' 너구리 영숙이를 찾아 가본 일월수목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4782 6
2099 [축제] ‘2024 공예주간’, 도시와 일상이 공예로 물들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235 0
2098 [AI] 글로벌 기업들 대화형 챗봇 비중, 지난해 대비 46% 증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176 0
2097 [호텔 리뷰] 전 세계 상위 1% 호텔은 어디?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398 0
2096 [AI] 대원씨티에스 AI 행보 가속화...바스트 데이터와 총판 계약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171 0
2095 [마켓 리뷰] 다양한 라면을 구경하고 살 수도 있는 홈플러스 라면박물관을 아시나요?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736 1
2094 [테크 리뷰] 애플 카플레이 만능 치트키, IOS 기본어플 "단축어"를 아시나요?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509 0
2093 [영상 리뷰] 갤럭시 손전등 밝기 조절 방법(전화 올 때 플래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187 0
2092 [리뷰 만평] 고물가 시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169 1
2091 [여행 리뷰] 518민주광장, 그날의 넋이 지금을 살아가는 곳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200 0
[박물관 리뷰] 일제 수탈의 역사를 담고 있는 ‘목포근대역사관’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38 0
2089 [여행] 최고의 일등석 기내식 항공사는 ? [1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5737 6
2088 [AI] 딥엘 사용 시 번역 시간 90%, 업무량 50% 감소 효과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32 0
2087 [음료] 공차, 과거 인기메뉴 10종 재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33 0
2086 [가전] 삼성전자 ‘AI가전=삼성’ 생태계 확장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00 0
2085 [가전] 다이슨, 신개념 물청소기 ‘다이슨 워시G1’ 공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302 0
2084 [전시회 리뷰] "겹겹의 시간, 섬", 제주의 과거, 현재가 함께하는 곳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102 1
2083 [나들이 리뷰] 수원 월화원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중국 정원의 아름다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02 0
2082 [경연] 스트릿 댄스 배틀 ‘레드불 댄스 유어 스타일 코리아’ 국내 첫 개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207 0
2081 [나들이 리뷰] 제주도 가지 않아도 유채꽃 맘껏 즐길 수 있는 '구리 유채꽃 축제' [4]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5392 2
2080 [등산 리뷰] 북한산에서 가장 가성비 넘치는 봉우리 <원효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203 0
2079 [전통] 문화재청, 오는 15일 세종대왕 탄신 627돌 기념 ‘숭모제전' 진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189 0
2078 [숲 리뷰] 전남 숲에서 힐링하세요...곡성, 구례, 완도, 진도가 기다립니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186 0
2077 [리서치] ‘알파세대’ 탐구 보고서 발표 [7]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2270 0
2076 [미용] 남성 헤어케어 브랜드 알페신, 축구선수 김민재 모델 발탁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215 0
2075 [STO] 펀블, 두바이 핀테크 서밋에서 한국 토큰증권 우수성 알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172 0
2074 [식당 리뷰] 평양냉면 같이 심심한 만두 '이북만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45 0
2073 [쇼핑몰 리뷰] 중국 직구 쇼핑몰 어린이 제품 절반 유해물질 범벅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218 0
2072 [영상 리뷰] 크롬 유튜브 화면 끊김 해결 방법 [50]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7382 7
2071 [ESG] 한국교직원공제회 ‘국가지속가능 ESG 우수기업’ 선정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67 0
2070 [체험] '이것이 수랏상인가'...경복궁 소주방서 궁중음식·전통공연 즐겨보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95 1
2069 [K-푸드] 해외 소비자 한국 주류 인지도 1위 ‘소주’ [7]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438 1
2068 [PC] MSI, 노트북 출시 20주년 기념 스타필드 수원에 팝업스토어 오픈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526 0
2067 [캠핑 리뷰] 서울서 2시간 내 도착 가능한 경기도 캠핑장 추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1192 0
2066 [음료] 메가MGC커피, 10년만에 가맹점 3000호점 돌파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48 0
2065 [해양] 환경재단, 군산 장자도 앞바다에 바다숲 가꾼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19 0
2064 [고궁 리뷰] 봄밤에 거닐어 보는 고궁의 야경 [4]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0 2348 6
2063 [공모전] 옛 학전 소극장 새이름 공모합니다...어린이·청소년 창작산실로 7월 개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40 0
2062 [힐링] 가족과 명품숲길 걸으며 함께 숲 만들어요! [4]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4920 2
2061 [가전] 크레앙, 무선 좌우회전 탁상용 선풍기 ‘Windy 6’·‘Windy 5’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46 0
2060 [보안] 사이버위협 10가지 대응 방안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207 0
2059 [AI] 법률 서비스 이용현황 인포그래픽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35 0
2058 [영화] 14개국 14작품 상영 ‘2024 아프리카영화제’ 개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08 0
2057 [해외전시 리뷰] 중국 최대 수출입 무역박람회 <135회 중국 캔톤페어>를 가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35 0
뉴스 다비치, 새 미니앨범 'Stitch' 발매…한층 깊어진 감성+하모니 기대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