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합니다. 이 말은 중국와 우리나라 사이에만 통하는 것은 아닐 듯 합니다. 대부분 국경을 접한 나라들은 역사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역사가 길지 않은 미국과 캐나다 정도가 그나마 예외라고 할 듯 합니다.
캔톤페어
좋던 싫던 이미 중국은 세계의 굴뚝,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엄청난 내수시장도 있지만, 중국하면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생산과 수출입니다. 물론 요즈음은 과잉생산으로 인해 세계 모두가 힘든 시절을 겪고 있기는 합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다양한 수출 관련 전시회와 박람회가 있지만 역사와 규모 모두 압도하는 것이 바로 광저우에서 열리는 캔톤페어입니다. 저는 제법 여러번 캔톤페어를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오랫만에 다녀오게되어 관련 내용을 리뷰해 봅니다.
캔톤페어에서 캔톤은 광저우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요즈음이었으면 광저우페어라고 했겠네요. 아무튼 매년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열려 어느덧 135회를 맞이했습니다. 절반만 나눠도 7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는 중국 최대의 수출입 무역 박람회입니다.
이 전시회가 광저우에서 열리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광저우를 포함하는 광동성이 중국의 생산기지이기 때문입니다. 홍콩 바로 위에 위치한 중국 최고의 IT도시인 선전, 또 다른 생산시설인 동관, 그리고 광저우로 이어지는 생산밸트는 중국에서도 엄청난 규모와 생산성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그 유명한 BYD, ZTE, 화웨이 등 유수의 IT기업이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고, 선전과 사실상 하나의 도시로 이어지면서 광동성의 주도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광저우입니다.
이런 지리적 잇점과 생산능력 덕분에 광저우에서 캔톤페어가 열립니다. 주로 중국 전역의 제조사, 무역회사, 도매상 들이 부스를 만들어 참가하고, 이를 수입하려는 전세계의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COEX와 KINTEX는 조그마한 전시장으로 보일 정도의 어마무시한 크기의 Pzhou Complex에서 헹사가 열립니다. 갈 때마다 근처에 큰 빌딩이 매번 늘어나고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특이한 것은 전시회가 1,2,3기로 나눠서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엄청난 규모지만 워낙 다양한 품목이 있다보니 전시면적의 한계와 집중성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올해의 경우 1기는 주로 전기 제품, 가전 제품 및 정보 제품, 전자 및 전기 제품, 조명 장비, 신에너지 자원, 신소재 및 화학 제품, 하드웨어, 도구, 가공 기계 및 장비, 전력 및 전기 장비, 일반 기계 및 기계 부품, 산업 자동화 및 지능형 제조, 건설 기계, 농업 기계, 신 에너지 차량 및 스마트 모빌리티, 오토바이, 자전거, 차량 예비 부품, 차량 등이 나옵니다.
한마디로 용산 전자상가에서 보실 수 있는 거의 모든 가전과 IT제품을 비롯해 전기들어가는 거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습니다. 몇 년전에 전시장을 잘몰라 다른 곳으로 들어갔더니 오토바이 헬멧만 3-400개 전시업체가 있어 기겁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2기에는 건축 및 장식 재료, 위생 및 욕실 장비, 가구, 주방 및 식기, 매일 사용하는 도자기, 가정 용품, 시계, 시계 및 광학 기기, 선물 및 경품, 축제 제품, 가정 장식, 미술 도자기, 유리 공예품, 원예 제품, 직물, 등나무 및 철 제품, 철 및 석재 장식 및 야외 스파 시설.등이 나옵니다.
3기에는 개인 위생 용품, 욕실 제품, 의약품, 건강 제품 및 의료 기기, 애완 동물 제품, 출산 및 유아 용품, 장난감, 아동복, 남성 및 여성 의류, 운동복 및 캐주얼웨어, 속옷, 모피, 가죽, 다운 및 관련 제품, 의류 액세서리 및 피팅, 가정용 섬유, 섬유 원료 및 직물, 카펫 및 태피스트리, 신발, 사무용품, 가방 및 여행 가방, 스포츠 및 관광 레저 제품, 식품, 농촌 활성화 품목 등이 있습니다.
품목은 다르지만 각각 5일씩 진행됩니다. 저는 평소에는 1기만 갔었는데 이번에는 품목이 변경되어 3기에 갔었습니다.
호텔 셔틀 버스
바이어 사전 등록처
국내에서 이미 온라인 사전 등록을 하고 갔지만 첫날 입장 배지를 만드는 데만 거의 30분 이상 소요되었습니다. 워낙 사람이 많고 중국답게 보안요원이 많아 입장체크가 철저한 편입니다.
엄청난 규모의 전시장
걸어서 보기 힘든 크기
흔히 중국을 대국이라고 하는데 가보면 정말 큽니다. 제 경우에는 평소에 매주 등산을 해서 체력 단련이 되어 있어서 매일 3만보 정도를 5일 동안 걸었는데 편안한 운동화, 복장은 필수입니다.
30도를 훌쩍 넘는 날씨에 습도 역시 높아 정장은 무리였습니다. 그렇다고 반바지 차림은 좀 곤란하지만 아무튼 편안한 복장은 필수예요. 넥타이 맨 사람은 실제로 단 한 명도 못 본 듯 합니다.
개인 이동수단
전시장간 이동 수단 골프카트
힘들땐 타세요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개인 이동 도구를 이용하시는 분도 많았습니다. 몇 년전에는 세그웨이가 유행이었는데 이번에는 트렁크에 보조배터리를 넣어서 타고 다니는 분이 제법 많더군요. 빌려주는 것인줄 알았더니 모두 사서 왔답니다. 이거 사업해도 재미있을 거 같았습니다.
믿을 수 없는 가격
아웃도어관
아웃도어
엄청난 전시장 규모
이런 전시장이 표준적인 전시장 규모인데, 이게 모두 20개의 홀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 홍마다 적어도 1개 층에서 많으면 4개층까지 있습니다. 규모에서 압도적입니다.
이런식이죠.
의류
의류
엄청난 전시장 규모
그래서 5일이지만 다 돌아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제 경우에도 의류나 문구, 의약, 식품은 말 그대로 대충 뭐가 나왔구나 본 정도였는데도 지쳤을 정도로 대단한 크기였습니다.
안내도
아웃도어
반려견 용품
문구
좌우간 엄청난 규모입니다. 보통 200여개국 이상에서 10만명 이상의 바이어가 옵니다. 중국 기업말고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도 상당수는 부스를 만들어 나오지만 아무래도 중국이 중심이 되는 행사입니다.
부스의 수 역시 보통 7만개를 넘습니다.
제가 느낀 것은 참 경기가 좋지 않구나 하는 점입니다. 공급 과잉으로 인해 최소 주문하는 제품의 갯수는 예전에는 5천개 정도였다면 3천개, 2천개를 거쳐 대부분의 기업에서 1천개 내외로 줄었습니다. 그만큼 잘 팔리지 않고 재고가 많다는 뜻이죠.
더불어 중국 역시 우리처럼 달러화의 가치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다보니 마진을 줄여서라도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대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수출기업이니 달러로 받으면 이익이 되는 측면도 분명 있지만, 이를 감안하고서라도 확실히 예전에 비해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더군요.
며칠동안 사람구경, 기업구경, 그리고 제품 구경을 하다보니 예전과는 다른 중국의 경제위기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중국 최대의 수출 박람회 캔톤페어를 살짝 맛보기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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