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일부 의사들이 주장하는 '한약 유해론'과 관련해, 한방 병의원에서 처방된 한약은 간 독성 위험이 매우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평소 간 건강이 나쁜 환자의 경우 한약 복용 후 간 손상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보건환경연구소와 단국대 공동 연구팀은 '약물 유발성 간손상(Drug-Induced Liver Injury, DILI)' 진단을 받은 환자 67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파마콜로지(Frontiers in Pharmac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 제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약 처방이 간 손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한방 병의원을 방문하거나 한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DILI 발생 위험이 1% 이내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양방 병의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DILI 발생 위험이 55%, 양방 병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은 144% 높아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단국대 이상헌 교수(생명융합공학과)는 "이번 연구는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통해 한약 처방이 간 독성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한방 병의원에서 처방된 한약의 간 독성 위험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평소 간 건강이 나쁜 환자의 경우 한약 처방 후 75일 이내에 DILI 발생 위험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 교수는 "한방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병력을 철저히 확인하고, 간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한약 처방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또한 "약물의 간 독성 위험을 정확히 평가하려면 한방 병의원에서 처방된 한약과 규제되지 않은 한약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한약 처방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의 공동 교신저자인 서울대 보건대학원 원성호 교수(역학·보건통계학)는 "이번 연구 결과가 한약의 안전성에 대한 논의에 객관적인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한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더욱 면밀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약의 간 독성 위험에 대한 오랜 논란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한약의 적절한 사용과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