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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스틸] '사내맞선' 박선호 감독: 아는 맛을 맛있게

ㅇㅇ(175.223) 2022.01.20 18:41:48
조회 1124 추천 22 댓글 0


<사내맞선>

제작 크로스픽쳐스

감독 박선호

극본 한설희, 홍보희

출연 안효섭, 김세정, 김민규, 설인아

채널 SBS 공개예정 2월

관전 포인트 <사내맞선>의 키는 고전적인 동시에 트렌디한 커플로 분할 두 주인공이 쥐고 있다.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어비스> <낭만닥터 김사부2> <홍천기>에서 주연을 맡으며 신혜선, 박보영, 이성경, 김유정과 차례로 호흡을 맞춘 배우 안효섭. 아이돌 가수로 시작해 <학교 2017>부터 <경이로운 소문>까지 다채로운 캐릭터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배우 김세정. 속고 속이는 관계를 넘어 사랑에 빠질 이들의 케미스트리 변천이 곧 관전 포인트.




“다방면으로 잘합니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남자주인공은 여지없이 재벌 3세에 그룹 후계자다. 그 자신감은 억지로 나간 맞선 자리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하면 더는 집안의 독촉도 없고 시간 낭비도 없으리라는 계산으로 이어진다. 판단을 오만으로 만드는 건 여자주인공. 친구의 부탁으로 맞선에 임했던 그는 당장 결혼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게다가 여자는 남자가 사장인 회사의 직원이다. 정체를 숨기고 남자를 밀어내야 하는데, 은근히 여자를 맘에 들어 하는 듯한 남자의 눈빛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2월 공개예정인 <사내맞선>은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에 끄덕이게 만든다. 동명의 웹소설이 웹툰과 드라마로 확장할 수 있었던 동력은 클리셰에 충실하면서도 귀엽고 발랄한 전개. 태무(안효섭)와 하리(김세정)가 또 하나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쓰는 와중에도 그들만의 사랑스러움을 발명할 수 있게 연출한 이는 박선호 감독이다. 그는 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기름진 멜로>를 만든 PD로 ‘기분 좋은’ 로맨틱 코미디의 영역을 계속해서 수호 중이다.



- 웹소설과 웹툰 <사내맞선>의 첫인상은 어땠나.
= 아주 좋은 작화를 바탕으로 한, 귀엽고 발랄한 오피스 배경의 로맨틱 코미디라는 인상을 받았다. 언제든지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고, 골치 아프지 않고 가볍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을 좋아한 팬들이나 대중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 같다.



- 드라마 각본은 <막돼먹은 영애씨>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 시트콤 집필을 주로 해온 한설희, 홍보희 작가가 집필했다. 드라마 <사내맞선>은 어떤 톤으로 각색되었나.
= 조금 더 대중적이고 현실적인 내러티브를 가져가려 했다. 웹소설, 웹툰과 드라마는 소비되는 플랫폼과 그 플랫폼을 소비하는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좀더 드라마 문법에 충실하고자 했다. 다행히 두 작가님이 시트콤 집필 경력이 길어 재미있는 설정을 과하지 않게 잘 살려준 것 같다. 물론 코믹한 터치의 로맨스에 그치지 않도록, 인물들에게 더 현실적인 캐릭터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다. 시청자들이 주요 캐릭터들에 사실적으로 몰입하기 위해 고민한 여지들이 있다고 봐주면 될 것 같다.


- 원작자인 해화 작가와 영상화와 관련해 특별히 나눈 이야기가 있나.
= 작가님으로부터 특별한 요청사항은 없었다. 아마도 드라마에 있어 연출의 바운더리를 존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작품에 필요한 애니메이션 CG 작화를 부탁드렸는데, 작가님이 흔쾌히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 해화 작가는 지지난해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부디 태무의 외모뿐 아니라 성격까지 매력적으로 연기해줄 잘생긴 배우가 캐스팅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웃음) 원작 팬들 또한 캐스팅에 큰 관심을 보였다. 태무 역에 안효섭, 하리 역에 김세정을 낙점한 이유를 들어보고 싶다.
= 두 배우가 가진 좋은 자세와 마인드,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와 성실함이 좋았다. 라이징 중인 배우들을 조금 더 주목받게 해주고 싶은 연출자로서의 욕심도 있었다. 그리고 두 배우 모두 깨끗하고 귀엽다!


- 초반 에피소드는 하리가 태무에게 정체를 숨기고, 태무가 분장한 하리를 알아보지 못하면서 전개된다. 김세정 배우가 두 캐릭터를 오가는 셈인데, 태무가 그 차이를 눈치채지 못한다는 설정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었을 것 같다.
= 연출하면서 제일 어려운 지점이었다. 김세정 배우가 하리와 하리의 부캐라 할 금희를 오가기 때문에 연기 톤이 미묘하게 달라야 했고, 매력적인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의 기본을 충족하면서도 스타일링에 변주를 줘야 했다. 나와 배우 모두 고민이 많았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이야기는 못하지만 하리가 본캐로 회사 생활을 하면서 태무와 벌이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드라마에 녹아들어 태무와 하리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도록 했다.


- 태무는 하리와 금희를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는 등 약간은 허당처럼 보이지만 뭐든지 잘하는 완벽한 남자로 묘사된다. 처음 만난 여자와 결혼을 결심하고 직진하는 모습도 만화적인데, 캐릭터가 붕 뜨지 않고 극의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신경 쓴 지점도 있을 테다.
= 하리와의 관계가 진전되면서 태무의 연기 톤이 조금씩 바뀌는 방식으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잡으려 했다. 촬영을 진행하면서 안효섭 배우와 그런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신 안에서 연기의 디테일을 살리려 했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만화적이다보니 배우가 부담을 내려놓고 텐션을 살리거나 풀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안효섭 배우뿐 아니라 다른 모든 배우들에게 재미있는 상황을 연기할 때 선을 넘거나 과해지지 말자는 당부를 했다.


- 상사와 부하 직원, 그것도 계급 차이가 큰 사장과 말단 사원이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은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이기도 하다. 2022년 드라마 <사내맞선>이 가지는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 <수상한 파트너> <기름진 멜로> <사내맞선>까지 세 작품 연속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연출하면서 항상 클리셰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워왔다. 장르 안의 클리셰를 교묘하게 비트는 데 관심이 많았는데, 이제 많은 작품을 그렇게 하다 보니 차별화의 묘미를 못 찾을 때도 있다. 그래서 연출자로서 한계를 느끼며 끊임없이 자아비판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클리셰가 드라마 전개에 있어 나쁜 것인가?’라는 자기 합리화도 해보고 말이다. 결국 <사내맞선>을 연출하면서 두 가지 노선을 염두에 뒀다. ‘아는 맛이 맛있다’는 말처럼 예상 가능한 상황은 직설적으로 보여주되 ‘비틀 수 있는 것은 비틀자’고.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면서 ‘빤한데 묘하게 다르네’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주요 캐릭터들간의 관계성에서 이런 지점을 크게 느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 2021 SBS 연기대상에서 티저 트레일러를 공개하면서 또다시 화제를 모았다.
= ‘언제 한 시간이 지났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고 즐거운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만족시키면 시청자들이 작품의 가치를 분명히 알아주지 않을까. 높은 수치의 결과와 화제성이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레발치지 않겠다. (웃음) 모든 스탭과 배우들이 진심을 다해 촬영하고 있으니 넓은 마음으로 즐겨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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