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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김재연 "8만 당원 중 절반이 비정규직"

만남의광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13 23:3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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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당 김재연 “8만 당원 중 절반이 비정규직, 노동중심 정치 세우겠다”

[대선후보 인터뷰 ①] 가장 강조하는 정치적 구호가 ‘노동중심 정치’인 이유

https://www.vop.co.kr/A00001596899.html


발행2021-09-12 18:47:26 수정2021-09-12 18:51:02


10041242_J5UC4390.jpg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진보당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9.09ⓒ김철수 기자

[인터뷰 ②] 무상교육·무상의료 그다음, 현실 뒤바꿀 진보당 김재연의 약속

그는 인터뷰 내내 작심한 듯 노동에 대해 말했다. 1시간 반가량의 인터뷰에서 노동, 노동자, 노조, 민주노총 관련 단어가 100번 가까이 나왔다. 공약인 주 4일제도, 젠더 이슈도, 돌봄도, 당원 확대도 모두 노동으로 연결됐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를 8일 만났다. 현직 당 대표이기도 한 그는 당원 직선으로 지난 5일 후보로 선출됐다. 그가 ‘노동’을 자기 당 이름처럼 반복해서 말하는 것은 당 내부를 보면 자연스럽기도 했다. 진보당 당원은 8만여명이고 이중 당비를 정기납부해 당권을 가진 당원은 4만여명이라고 한다. 원외정당임에도 적지 않다. 진보당은 내부구조가 독특한데, 이른바 계급계층조직이 있다. 당원이 가입할 때 어디 소속으로 활동할지 정한다. 노동자당, 농민당, 청년당, 여성엄마당, 또는 지역위원회 등 중에서 정할 수 있다. 전체 당원의 65%가 노동자당 소속이다. 즉 전체 당원의 최소 65% 이상이 노동자라 할 수 있고(다른 조직에 소속된 노동자도 있다), 이중 절대 다수는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김재연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당원의 절반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당이 가장 강조하는 정치적 구호가 ‘노동중심 정치’인 이유를 알 수 있다.

김재연이 말하는 ‘노동’은 생생했다. 예컨대 믿을 수 없는 근로조건과 비정규직 차별이 폭로된 강원도 삼척 도계의 탄광 비정규직 사례에 대해 그는 말했다.

“현장 들어갈 때 저도 그런 곳이라고 생각하지 못해 너무 놀랐어요. 얼굴이 시커먼데 대충 먼지만 털고 점심식사를 하시더라구요. 그날 저는 밥을 한 숟갈도 못 먹었어요. 한 시간 내내 노동자들이 하소연하고 성토하는 겁니다. 건강검진 차별 얘기(정규직은 지정병원에서 C/T 검사, 비정규직은 이동식 차량에서 X-ray만 검사)가 제일 치사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국가인권위 진정 함께 준비하고 서울에서 기자회견 하는 날(8월 30일) 한 분만 빠져도 대체인력 없어 다른 노동자가 고생하는데 세 분이나 오셨습니다. 그날도 기자회견 끝나고 세 분 말씀 듣느라 점심을 거의 못 먹었어요.(웃음)”

관련기사:“70년대 흑백영상 아니다” 분진 뒤집어쓰고 차별받는 석탄공사 비정규직의 설움

30072923_IMG_5582.JPG진보당 대선후보인 김재연 상임대표가 최근 직접 찾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광업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선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진보당

국가인권위에 비정규직 차별을 고발하는 진정을 접수한 진보당은 이후 노동조건 개선과 정규직 전환 등을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탄광, 플랜트, 택배, 돌봄, 주 4일제…
인터뷰에서 100번 가까이 ‘노동’ 강조한 김재연
진보당 전체 당원의 절대 다수가 노동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김 후보는 젠더 이슈에서도 돌봄노동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어떤 당도 여기까지 만들지 못했다고 할 정도의 돌봄정책 관련 연구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면서 “돌봄이슈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나 자녀가 학령기를 넘은 여성 등은 이해관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돌봄을 일방적으로 여성에게 맡긴 역사를 극복하고 국가가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말을 더 들어봤다.

“당내 조직인 여성엄마당에서 수개월간 각종 세미나는 물론 지역에서 ‘돌봄반상회’를 수백 차례 진행했어요. 지역별, 아파트별로 엄마들이 모여서 펑펑 울면서 코로나19 시기 독박돌봄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의견을 담았습니다. 또한 돌봄 노동자가 대다수 여성인데 최저임금에도 미달하는 임금에 열악한 노동조건을 여성들이 떠맡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감과 소득이 줄어든 노동자들이 많은데 진보당의 ‘주 4일제’ 공약이 너무 멀게 느껴지지 않을까란 질문에는 이런 답이 돌아왔다.

“임금 구조가 기본급이 적고 각종 수당 붙어야 먹고 살 정도가 되기 때문에 나오는 당연한 반응입니다. 얼마 전 만난 젊은 플랜트 노동자들이 생각납니다. 이 팀이 한 현장이 끝나서 다음 현장 갈 때까지 대기 중이었는데, 너무 심심해서 이것저것 해보다 결국 배달을 같이 한다는 거예요. 배달 일을 할 수는 있는데, 그 노동자가 제 얘기를 듣고는 ‘왜 저는 시간이 남으면 할 수 있는 게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을까요’라고 하더라고요. 계속 이렇게 살면 안 될 거 같다고, 크게 깨달았다면서 모두 입당하셨어요. 우리나라 경제력, 생산력이 전태일 열사 시절과 전혀 다른데, 노동자는 뼛골 빠지게 일해야 한다는 관념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 4일제도 노동자들 삶의 기준에서 생각하고 출발하려고 합니다.”

진보당에는 국회의원이 없다. 당장의 지지율도 미미하다. 그런데 왜 당원이 늘어날까. 더구나 노동자 당원이. 복수노조 현장에서는 노조 간의 조합비 몇 천원도 민감하다. 그런데 매달 당비를 내고 이런저런 활동도 하라고 하는 당에 살림 쪼들리고 시간 빠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속 가입한다니, ‘비결’을 물었다.

“저희는 노동자가 당의 주인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거슬러 올라가면 10년이 되는 학교비정규직부터, 한창 투쟁하는 홈플러스 등 마트, 돌봄의 대명사인 요양서비스, 택배노동자 등이 많이 당원이 됐습니다.
예컨대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됐는데, 일반적으로 정당과 국회의원은 법안 발의하거나 집회할 때 응원하는 발언하죠. 진보당은 노동자와 택배사, 정부의 합의가 현장에서 지켜지는지 이행점검활동을 전국에서 6개월간 진행했습니다. 택배 터미널마다 방문해서 실태 점검하고 노동자 만나서 어려움과 제보도 들었어요. 택배 조합원이 7천명으로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당원이 1천명이나 늘었습니다.”

김 후보는 덧붙이며 강조했다.

“저희는 택배노동자가 안쓰럽다, 도와줘야 한다, 힘내세요, 이런 이미지에서 더 나아가고 싶었습니다. 코로나19로 아무것도 못하던 작년, 일주일간 총파업을 하고 특수고용노동자라는 한계를 넘어 단결했어요. 노동자는 결코 낙오된 사람, 불쌍한 사람, 시혜를 받아야 하는 사람 아니라 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보여줬습니다. 국민들에게 이를 잘 전달하는데 진보당의 역할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07113308_J5UC3818.jpg진보당 김재연 대표가 7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진보정당, 불평등 체제 타파를 위한 2022 대선 공동대응기구 발족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진보정당 노동당 현린 대표,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 사회변혁노동자당 이종회 대표, 정의당 여영국 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가 참석했다. 2021.09.07ⓒ김철수 기자

진보정치의 위기를 말하며 좁아진 입지를 우려하거나 양당에서 제외된 이들과 폭넓게 손을 잡아야 한다는 최근 일부의 목소리에 김 후보의 답은 또렷했다.

“진보정당들의 입지가 좁은 건 사실이지만 진보정치의 역할은 더 커져야 한다는 게 국민의 생각이라고 판단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언론이 보수의 반대말이 진보니 민주당을 진보정권으로 불러 청년세대는 오히려 ‘진보도 기득권’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도대체 진보가 무엇인지를 다시 정리하는 것도 우리의 책임입니다. 그 중심에 반드시 노동을 세워야 합니다.
김동연, 안철수를 얘기하면서 양당체제를 뛰어넘자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양당체제 반대를 위해 그들과 손잡을 수 있다면 진보는 무엇을 지향하는 것인지, 국민에게 실망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의 공동기구 발족은 의미가 상당합니다. ‘불평등체제 타파와 한국사회 대전환을 위한 민주노총 진보정당 공동대응기구’라는 이름에 진보정치의 지향점이 합의돼 있다고 봅니다. 일련의 노동정책 후퇴에 맞서 노동자들의 힘을 키우는데 복무하지 못하면 향후 진보정치는 훨씬 더 힘들어질 것입니다. 진보당은 10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노동자의 목소리가 대선 공간에서 광장부터 정치권까지 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 후보는 지난 2일 노동운동과 진보정치의 원로인 권영길, 천영세 전 민주노동당 대표를 만났다. 마침 그날 새벽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경찰에 연행됐다. 김 후보는 “두 분이 굉장히 걱정도 많이 하시고 진보정치가 중심을 잘 잡고 대선에서 성과를 내라고 격려해주셨다”면서 “노동계 일부에서 진보정치를 포기하고 보수정치에 투항하는 흐름이 있는데, 여전히 노동중심으로 진보정치를 키우려는 노동자와 과거 선배님들이 많다. 이를 대선공간에서 모아낼 과제가 제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과 5개 진보정당 대선 공동기구 의미 커
“10년 전 통합진보당과 김재연은 버티는 것도 버거웠다
완전히 다른 결에서 정치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2012년 통합진보당 청년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던 그는 지난해 6월 민중당에서 진보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첫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30대 초반 청년의원이 이른바 ‘비례선거 사태’와 ‘내란음모 RO 사건’을 거쳐 당 해산과 국회의원직 박탈을 겪고 다시 대선 후보로 섰다. 진실은 당시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달랐지만, 그 사이 9년이 흘렀다. 김 후보는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를 더 많이 말하고 싶어 했으나 9년의 시간을 짚어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10041143_J5UC4467.jpg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진보당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9.09ⓒ김철수 기자

의원 시절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극성스런 시달림을 받았던 김 후보는 이런 기억을 했다.

“차별 금지의 항목 중에서 성소수자 차별 같은 몇 가지를 뒤로 미루려는 분위기는 예전부터 있었어요. 한마디로 차별을 금지하자는 그 안에서도 차별받는 영역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보니 제가 그런 영역에 속해 있더라고요. 종북으로 매도당하는 와중에 ‘통합진보당은 좀 빠져’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약간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겠다고 국회에서 힘을 발휘해야 할 의원이 어디를 가든 차별을 받고 배제당하는(웃음). 그걸 핑계로 삼을 순 없고, 의정활동 기간 차별금지법을 본궤도에 올려 통과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지 못한 것에 죄송한 마음이 굉장히 큽니다.”

최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진보당원들도 상당히 많이 참여했다.

이른바 ‘통합진보당 사태’라 할 2012년~2014년을 돌아보며 ‘아쉬움이나 더 잘했으면 하는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이렇게 답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당시 우리당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결과가 아닌가 싶고요. 물론 다시 그렇게 되면 안 되고, 다시 패배하면 다시 쓰러지면 다시 분열하면 안 되니까 완전히 다른 결에서 정치를 세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 통합진보당과 김재연은 그 상황을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버거웠던 것 같아요. 그때 다 잘했고 후회 없다는 말이 아니라 그때 부족함을 넘어서려면 기초공사부터 다시 해야 하고 완전히 다른 체질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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