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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x IT동아] 이해라이프스타일 “인생 가구 찾아주는 구독 플랫폼, 살구”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24 17:10:59
조회 259 추천 0 댓글 0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김남석 이해라이프스타일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예지 기자] 우리는 하루에 몇 개의 의자에 앉을까? 밥을 먹을 때, 업무 중에, 또는 카페나 공원에 잠깐 앉아 있는 동안에도 의자에 앉는다. 그렇다면 본인에게 가장 편한 의자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대답할 수 있을까? 대부분은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루에 매일 ‘다른 의자를 앉는 행위’를 한다 해도, 어떤 의자가 내 삶과 어울리는지 알기는 어렵다. 내가 원하는 의자에 앉기보다는 그저 거기에 있는 의자에 앉기 때문이다.

가구는 옷과 달리 부피가 크고, 가격이 비싸다. 내가 고른 옷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면 환불 또는 반품한다. 또는 그냥 입어도 본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내 스타일을 찾기 비교적 쉽다. 그러나 가구는 그렇게 취향을 찾기 어렵다. 우리가 살면서 구매하는 가전·가구의 수가 많지 않을뿐더러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고르기보다는 ‘실패하지 않을 만한’ 무난한 스타일을 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 나한테 맞는 의자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 정확히는 나한테 맞는 의자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고객의 삶에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리빙 구독 스타트업이다. 가구 구독 플랫폼 ‘살구’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구를 여러 번 구매하고 바꿔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전제는 소비자가 가구 경험치를 쌓아 원하는 가구를 찾으면 라이프스타일이 행복해진다는 것. IT동아는 김남석 이해라이프스타일 대표를 만나 ‘살구’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해라이프스타일 1인 가구 구독 이미지 / 출처=이해라이프스타일


가구에 몸을 맞추는 게 아니라, 내 몸에 맞는 가구를 찾는다


김남석 대표는 2017년 이해라이프스타일을 설립, 2021년 가구 구독 플랫폼 ‘살구’를 리브랜딩 했다. ‘가구 구독’에 대한 아이디어는 김 대표의 경험에서 시작한다. 장교 출신의 김 대표는 관사에서 신혼 생활을 했다. 집을 꾸미고 싶었지만, 자주 이사를 해야 하는 현실 때문에 가구 구매는 항상 고민거리였다. 그는 자기 삶에 어울리는 가구를 찾는 동시에 이사를 할 때도 편리하게 가구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이 현대 사회의 1인 가구, 2030 세대 신혼부부가 겪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느꼈다. 김 대표는 “이사를 하거나, 취미가 바뀌거나, 결혼하는 등 최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자주 바뀐다. 예컨대, 거실에 있는 소파에 하루 종일 누워 있는 습관을 바꾸고 싶은 소비자는 소파를 없애고 책상이나 의자로 대체할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비자는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가구가 무엇인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소비자가 그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가 가구에 스스로를 맞추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최선의 가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회현역에 위치한 이해라이프스타일 쇼룸 내부 모습 / 출처=IT동아


가구도 넷플릭스처럼 1개월 구독 가능하다면


‘살구’는 살림 구독의 약자로, 이해라이프스타일의 가구 구독 서비스 명칭이다. 살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집에 머무는 기간만큼 가구를 구독해 비용을 지불하고, 이사를 가거나 공간의 변화가 필요할 때 손쉽게 반납할 수 있다. 살구는 침대, 테이블, 소파 등 다양한 크기의 가구부터 TV 등 가전, 소품, 일부 인테리어까지 공간에 필요한 것 대부분을 취급한다. 현재 총 105개 브랜드, 약 3000개 가전·가구 품목이 있다. 해당 품목은 침실, 거실 등 집안의 8개 공간에 따라 구분된다.

‘살구’는 기본적으로 새 가구를 취급한다. 서비스 기간은 최소 12개월, 최대 48개월이다. 가격은 가구별, 기간별로 달라진다. 이 기간에 소비자는 자유롭게 가구를 신청, 취소, 또는 교환이 가능하고, 일정 금액을 지불해 소유권을 변경할 수도 있다.

여기서 파생된 ‘달달구독’ 서비스가 있다. 달달구독은 살구와 달리 순환 가구(회수, 전시 가구 중심)를 취급한다. 달달구독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월정액 내에서 일정 포인트를 받아 그에 맞는 개수의 가구와 교환해서 쓴다. 소비자는 마치 넷플릭스처럼 1개월 단위로 구독하고, 반납할 수 있다. 달달구독을 이용하면 살구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짧은 기간 가구 체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는 달달 구독으로 원하는 제품을 한번 체험해보고, 맘에 들면 살구로 넘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엑스 전시에 참여한 이해라이프스타일 부스 모습 / 출처=이해라이프스타일



앞서 두 가지 홈 전용 구독과 달리, 기업 전용 ‘지구구독(지속 가능한 구독)’ 서비스도 있다. 지구구독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여 더 많은 가구를 취급한다. 새 가구, 순환 가구 모두를 취급한다. 김 대표는 “지구구독을 이용하면 소비자는 재택, 스마트 근무, 유연 근무 등 다양한 업무 형태에 따라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예컨대, 프로젝트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 구독 가구로 공간을 구성했다가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공간을 쉽게 해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국내 유일 ‘구독 가구 복원 시스템’을 마련했다. 연 1회 가구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고객의 집을 방문해 구독 가구에 대한 청소, 점검, 살균 소독을 지원한다. 또한 복원이 필요한 가구는 무료 회수 및 수리를 지원한다. 가벼운 사항은 무상으로, 비용이 발생하면 보험으로 처리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다양한 브랜드 제조사의 원자재 정보와 각 수리 방법을 전부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놨다. 복원이 필요한 가구에 대해 현장에서 사진을 촬영, AI 이미지 분석으로 문제를 파악해 적합한 전문가를 현장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해라이프스타일은 회현역에 쇼룸을 마련해 취급하는 구독 가구를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있게 했다. 이곳에서 소비자에게 가구 복원을 시연하거나, 서비스 상담을 지원한다. 매달 공간 컨셉을 바꿔 가구들을 전시하고, 협업 작가들의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해라이프스타일 달달구독 이미지 / 출처=이해라이프스타일


가구 구독 서비스, 구매와 렌탈 사이


이해라이프스타일의 가구 구독 서비스는 구매와 렌탈과 무엇이 다를까. 결론을 말하자면, 구독은 구매와 렌탈의 요소를 조금씩 포함한다. 우선 일정 기간 제품을 빌려쓰는 방식이란 점은 렌탈과 유사하다. 소비자가 장기 구독 후 소유권을 전환하면 별도 비용 없이 소유할 수 있다는 점은 구매와 유사하다. 물론 뚜렷한 차이도 있다. 소비자가 단기 구독(달달구독)을 하면 1개월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침대에서 소파, 또는 소파에서 책상으로 구독 중 제품 종류를 쉽게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해라이프스타일만의 가구 복원 서비스와 가구 보험 서비스도 차별점이다. 12개월마다 방문해 구독한 가구를 관리해 주는 부분은 마치 정수기 렌탈 서비스와 유사하다. 여기에 국내 유일 가구 보험이 추가되는 점은 다르다. 김 대표는 “가구 구독 고객의 공간 파트너로서 고객과 오랫동안 소통하며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가구를 위한 ‘슬로우 퍼니처(Slow Funiture)’


이해라이프스타일의 슬로건은 ‘슬로우 퍼니처’로, ‘패스트 퍼니처(Fast Funiture)’의 반대 개념이다. ‘패스트 퍼니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는 용어에서 나왔다. 패스트 패션은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하는 의류 산업 모델이라는 뜻이다. 패스트 퍼니처는 온라인 시장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구를 손쉽게 판매·구매하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패스트 퍼니처는 가구 쓰레기를 심각하게 발생시킨다는 부작용을 야기한다. 김 대표는 “현재 가구 폐기량은 1970년대 대비 2배가 넘는다. 가구 쓰레기는 목재/플라스틱 복합 제품이라 해체 및 재활용이 어려워 매립 또는 소각하는데, 이는 대기오염, 공기오염을 유발한다. 특히 미국의 재활용률은 30%가 되지 않는데, 한국은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해라이프스타일 1인 가구 구독 이미지 / 출처=이해라이프스타일



그러나 김 대표는 “소비자, 제조사 각 입장을 생각했을 때, 사실 이는 합리적으로 선택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자주 이사를 하는 소비자는 온라인에서 저렴하고 바꾸기 쉬운 제품을 구매한다. 제조사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원자재로 가구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해라이프스타일은 합리적 선택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소비자, 제조사에게 최선의 선택지를 제공하면서도 공공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이해라이프스타일은 패스트 퍼니처와 상반되는 슬로우 퍼니처를 핵심으로 내세워 가구의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한다. 김 대표는 “가구 구독은 소비자, 제조사에 이로울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이롭다.”고 주장한다.

우선 소비자가 기존에는 편의성 때문에 값싼 가구를 구매해 쉽게 버렸다면, 이제는 가구 구독으로 양질의 가구를 선택, 필요한 시간만큼 구독해 사용하며, 쉽게 반납할 수 있게 된다. 가구 구독은 제조사에도 긍정적이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가구를 버리는 과정을 없애면, 제조사는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원자재를 사용하되, 단가를 높여 수익은 유지한다. 또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어떤 제품을 만들어가야 할지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구 구독이 활성화되면 점차 제조사는 소비자가 원하는 가구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고, 모듈화 및 가구 복원이 용이한 제품을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구독 서비스에 공감하고, 좋은 가구를 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국내외 제조사 및 가구 디자이너, 작가를 설득해 소비자에게 구독 제품으로 제공한다. 좋은 가구를 유지 관리해 가구의 기대수명만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구를 폐기할 때 폐기물을 줄이고, 나머지 부품은 재활용해 탄소 절감의 효과를 낸다. 김 대표는 “제조사, 소비자, 사회와 환경이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 이해라이프스타일이 주장하는 슬로우 퍼니처의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살구 구독 기간이 종료되면 가구 무료 회수가 가능하다 / 출처=이해라이프스타일


국내 협업 사례 확대…세계 호텔과도 연계


이해라이프스타일의 올해 순 매출은 10월 기준, 이미 지난해 대비 4배 이상 성장했다. 2018년 엔젤투자, 2019년 시드 투자를 비롯해 2021년 시리즈A 투자까지 유치했다. 현재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가구 구독 서비스를 다양한 방법으로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컨대, 이해라이프스타일은 현대건설, 금성백조 등 건설사와 연계해 아파트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각 아파트 앱에 살구를 입점시켰다. 달달구독은 SKT T우주, 또는 홈즈·셀립 등 주요 공유주거 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은 삼성생명·포스코·LG디스플레이·마이리얼트립·서울시 등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제휴도 늘리고 있다. 특히 ㈜하이프라자와 마케팅 협업으로 전국 LG전자 베스트샵에서 가전 구독 및 가구 구독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점점 많은 소비자가 합리적인 비용으로 가구를 경험하는 과정 중 하나인 ‘가구 구독’을 매력적으로 생각한다. 가구를 구매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식의 전환이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소비자는 사회적·환경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해라이프스타일은 가구의 가치를 알리는 데에 힘을 기울인다. 국내외 가구 제조사 및 가구 디자이너, 명장들을 소개하기 위해 협업을 추진하거나, 서울지역 대학교 내 공예학과와 연계해 가구 디자인 졸업 작품을 전시 및 생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해라이프스타일의 살구 서비스는 국내 성장세에 힘입어 해외로도 진출한다. 김 대표는 “싱가포르, 홍콩의 호텔 숙박 사업자 및 이해라이프스타일의 해외 공급사와 연계해 호텔 가구 구독·관리 업무를 추진 중이다. 가구 구독이 해외에서도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예지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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