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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타트업] 이지태스크, "영업의 시작은 고객의 눈높이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19 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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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산업진흥원] 이지태스크(2)

성남시가 2001년에 설립한 성남산업진흥원은 지난 20년간 성남의 중소·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네트워크, 입주 공간 등을 지원하는 기업 지원 전문 기관입니다. 성남시가 약 6만 6천여 개의 기업과 46만여 명의 근로자, 창업한 벤처 기업 수가 1631개에 이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엔 성남산업진흥원의 다양한 지원이 있습니다.

이러한 성남산업진흥원이 2003년부터 진행 중인 ‘성남창업경연대회’(도전! S-스타트업)은 우수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창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주요 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금까지 누계로 218개의 기업이 성남창업경연대회에 참여했습니다. 이에 IT동아는 성남산업진흥원과 함께 올해 성남창업경연대회 최종 평가에서 우수팀으로 선정된 6개 기업을 소개하고, 그들이 고민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담는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자신이 할 일에만 집중하는 시스템, 이지태스크



이지태스크 서비스에 대한 소개, 출처=이지태스크 홈페이지



지난 ‘[S-스타트업] 이지태스크 전혜진 대표 "혁신과 노동의 가치, 모두 중요합니다"’ 기사에서 이지태스크의 전혜진 대표는 전문가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는 시스템’을 이야기했다. 이지태스크는 필수 업무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그 외의 업무를 ‘이루미(이지태스크에 등록된 프리랜서)’에게 맡기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업을 위해서 PPT를 기획했다고 하자. 그 PPT를 정성 들여서 만드는 일을 따로 떼서 이루미에게 맡기면 된다. 남은 시간엔 고객과 미팅을 한 번 더 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 집중하면 된다. 그게 바로 전혜진 대표가 생각하는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이지태스크의 서비스는 ‘PPT를 끝내 달라’는 업무 단위가 아닌 ‘5시간 동안 PPT 업무를 맡아 달라’는 ‘시간’ 단위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점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하기로 협의하니 일을 더 빨리 끝낼 수 있고, 외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업무도 시간 안에 다 처리된다. 다만, 이러한 차별점은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에 넘어야 할 ‘허들’이 되곤 한다. 고객이 서비스를 명확하게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서비스 진입을 막는 허들을 어떻게 낮춰야 할까.


왼쪽에서부터 이경현 소장과 전혜진 대표



이에 전혜진 대표와 함께 한국인사이트 연구소의 이경현 소장을 만났다. 한국인사이트 연구소는 시장과 기술 동향, 기업과 소비자 트렌드,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연구 방법론으로 다양한 민간 기업과 공공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이번 만남에선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영업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와 관련된 대화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전혜진 대표(이하 전 대표): 한국인사이트 연구소는 데이터 기반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들었다. 데이터를 잘 모으는 기준을 알고 싶다.

이경현 소장(이하 이 소장):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해보자. 우선, 모든 비즈니스에 당장 데이터가 필요한 건 아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데이터 이용 계획을 세워야 스케일업(기술, 제품, 서비스, 생산, 기업 등의 규모 확대) 등에 유리한 건 확실하다. 단기적으로 데이터만 수집하다 본 비즈니스에 소홀하게 되는 건 위험하다. 데이터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먼저 이지태스크의 서비스를 알아보자. 지금 어느 단계까지 사업이 진행됐나?

전 대표: 자동 매칭 시스템까지 완성됐다. 이루미는 2천 명까지 모집한 상태다.

이 소장: 이지스태스크 고객은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편인가?

전 대표: 보통 그런 편이다. 예를 들면, 주업은 아니지만 쇼핑몰을 만든 고객이 있는데, 그 고객은 주문량 체크를 매일 해야 한다. 아직 사업 초기라 물량이 많진 않지만 이걸 이루미에게 맡기고 있다. 이루미가 주문 들어온 걸 보고 정리해서 발주를 넣는다. 디자이너가 퇴사한 회사에서 일러스트 파일이나 포토샵 파일을 수정해야 할 때, 이지태스크에 일을 맡기는 경우도 있다. 이건 정기적이진 않지만 그 회사 내에서 일주일에 1~2개씩은 일이 발생한다. 일을 맡기는 단위는 1시간인데, 이번에 10분씩 맡기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 소장: 전문가도 전문적인 일 외에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 행정 업무를 전담하는 사람을 뽑으려고 해도 인건비가 만만치 않은 편이다.

전 대표: 이지태스크가 주목한 부분이 바로 여기다. 전문가는 인건비가 매우 비싼 편인데, 아쉽게도 전문성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본업의 핵심적인 부분보다 행정 업무처럼 그 외의 업무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장: 이지태스크에서 주로 처리하는 업무는 무엇인가?


이지태스크에 맡길 수 있는 업무 분야, 출처=이지태스크



전 대표: 너무 많아서 특정하기가 어렵다. 컴퓨터로 하는 일 전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자료 조사하는 것부터 맛집 리스트 작성, 업무 협약을 맺기 위해 사업 파트너와 대신 컨택하는 것 등등.

이 소장: 컨설팅을 예로 한 번 들어보자. 컨설팅을 받는 고객은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일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몰라서다. 해당 일을 특정 전문가만 할 수 있으니 컨설팅을 받는다. 두 번째는, 자신이 일할 수는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요청하는 거다. 세 번째는 그 일을 너무 하기 싫으니까 컨설팅을 받는다. 이지태스크는 두 번째와 세 번째, 즉 ‘자신이 할 수는 있는데, 시간이 없거나 일을 하기 싫어서 맡기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전 대표: 맞다. 주로 시간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일을 맡긴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책의 저자 ’팀 페리스’처럼 자신은 천만 원을 버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이 소장: 일을 맡기는 시스템은 어떻게 되는가?


업무 지시 방식, 출처=이지태스크



전 대표: 고객이 요구 사항을 전달하면, 이루미가 지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 요약을 예로 들면, 요약 키워드를 주면서 ‘구성을 이런 방식으로 해주세요’ 이렇게 요청한다. 우리가 특정 업무엔 이런 지시 포인트가 필요하단 걸 업무 지시서에 정리했다. 업무를 의뢰할 때 업무 지시서의 해당 사안을 체크하면 된다. 또, 일을 받았을 때 그 일과 유사한 일을 한 이루미가 있다면, 그 결과물도 같이 전달하는 협업 툴도 개발 중이다.


업무 지시서, 출처=이지태스크



이 소장: 일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 일을 맡길 때 업무 명세서를 짜서 주는 게 어려운데 좋은 방식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지태스크와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 여러 군데가 있다. 대표적으로 ‘알바몬’이다.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선 알바몬과 이지태스크 둘 중 하나를 고민할 거 같은데.

전 대표: 이지태스크의 이루미들이 이탈률이 낮은 이유가 영업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알바몬이나 크몽은 일종의 영업을 해야 한다. 자신을 어필하고, 고객과 계약 내용을 협상하며, 업무 시간도 정한다. 이지태스크는 이루미들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을 기록하기만 하면, 그 시간에만 업무 요청이 간다. 택시 콜 잡듯이 그 요청을 수락하면 된다. 영업을 할 필요가 없다.

또, 일을 맡기는 입장에서도 인력을 구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크몽이나 알바몬은 일단 인력을 찾는 데 시간이 들어간다. 원하는 사람을 구하고, 연락하고.. 이지태스크는 그냥 업무 요청만 하면 실시간으로 매칭이 된다.

고객 눈높이에 맞춰야 허들이 사라진다




이 소장: 일을 맡기는 입장에선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이 허들이 된다.

전 대표: 이지태스크에는 결과물을 평가하는 시스템이 있다. 특정 업무에서 고객 만족도가 높았던 이루미에게 업무가 먼저 분배된다. 일 자체가 대학생이면 할 수 있는 수준이라,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의 편차가 크진 않다.

이 소장: 지금 타깃으로 삼는 집단은 어디인가?

전 대표: 중소기업과 전문직이다. 대기업은 워낙 인력이 많으니 굳이 외부에 일을 맡기지 않는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인력 이동도 잦고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다. 이지태스크는 시간제로 업무를 맡기니 이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인력을 구하고 교육하는 데 따로 비용이 들지 않고, 교육했더니 직원이 몇 년 뒤에 이직하는 문제도 없다. 지금은 비용이 다 일괄적으로 적용되지만, 일의 난이도에 따라 비용을 차등 적용하는 시스템도 만들 계획이다. 그러면, 일을 맡길 때 부담도 적어질 것이다.

이 소장: 아직은 고객보다 일을 할 사람(이루미)이 더 많은 단계다.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일을 맡기는 입장에서 볼 때 서비스가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그걸 해결할 필요가 있다.

전 대표: 마케팅을 할 때 이루미를 ‘단순 알바’ 혹은 ‘비서’라는 표현을 쓰는 걸 지양하려고 한다. 어떤 비즈니스가 성장할 때 그 성장을 돕는 사람이란 정체성을 만들고 싶다. 이루미와 기업이 상호 성장한다는 의미가 강하니까. 문제는 외부 유입을 위한 키워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점이다. 일단 홍보 영상을 ‘(전문가가) 더 이상 밤샐 필요가 없다’ 이렇게 기획하고 있다.


이지태스크의 이루미가 수행한 업무의 결과물, 이지태스크 공식 홈페이지



이 소장: 일을 맡기는 사람 입장에선 ‘일을 맡겼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명확한 느낌이 오지 않는다. 우선 일을 맡겼을 때 ‘결과물이 이만큼 나온다’는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에 대한 논문을 찾아서 그 리스트를 엑셀로 정리를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하자. 그럼, 영업할 때 그 결과물을 같이 보여주는 거다. 결과물에 대한 이미지가 잡히고 일을 맡기는 프로세스를 이해하기도 쉬울 것이다.


업무 지시 결과물, 출처=이지태스크



‘특정 작업물을 3시간 일을 하면 이 정도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5시간 맡기면 이렇습니다’ 하고 구체적인 결과물로 보여주는 게 고객이 느끼는 허들을 낮추는 방법이다. 처음에 얘기를 들으면서, 자료 조사는 어떻게 하는 거지? 어느 정도로 결과물이 나오지? 이 부분이 내게도 일종의 허들로 느껴졌다. 블로그를 디자인한 결과물을 보니 이해가 잘 된다. 이걸 영업 포인트로 삼는 게 전략이 될 수 있겠다.

영업 포인트가 ‘밤을 새우지 마세요’라면, 사실 ‘내가 진짜 밤을 새우지 않을 수 있을까?’ 이게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또, 결과물을 보여줘야 ‘3시간 요청은 이 정도까지 가능하구나’하고 명확한 기준도 생긴다. 일을 맡길 때 기준 이상으로 요구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테니, A/S나 컴플레인도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 포트폴리오로 영업을 하는 게 우리의 차별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건 다른 곳도 비슷하니까.

이 소장: 원래 모든 비즈니스가 엄청난 차별적인 포인트로 성공하진 않는다. 때론, 실행력이 중요할 때도 있다.

정연호 기자: 지난번 만남에서 교육 기관과의 협업 얘기가 나왔다. 이 얘기도 해보면 좋을 거 같다. 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으면 이지태스크에서 실습을 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했는데, 이 방법도 괜찮은 전략이 될까?

이 소장: 이루미 중에서도 경험을 쌓고 포트폴리오를 만들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기업 입장에선 이렇게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 실제로 취업 준비생을 보면 엑셀이나 PPT를 잘 못 쓰는 사람도 많으니까.

전 대표: 엑셀이나 PPT 교육을 받고 이지태스크에서 실습을 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청운대학교와 협업해서 이지태스크의 시스템을 통해 일을 할 수 있는 학기 과정을 열었다.

이 소장: 영업 포인트로 잡을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이지태스크도 이루미에게 일을 맡긴다’ 같다. 현대차 직원이 다른 브랜드의 차를 이용한다고 하자. 그 얘기를 들으면 언뜻 그럴 순 있겠다 싶지만,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조금 떨어지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지태스크도 이루미를 이용한다는 걸 어필해보길 권한다.

전 대표: 처음 이지태스크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 때 디자이너가 없었다. 이루미들이 이런 업무를 다 맡아서 했다.

이 소장: ‘이루미가 있어서 이지태스크도 잘 돌아가는 거야’ 이렇게 영업을 하면 신뢰가 올라갈 것이다.

전 대표: 지금 생각 중인 고객은 ‘예비창업패키지’ 등에서 정부 지원을 받는 스타트업이다. 이지태스크를 이용하면 필요한 인력을 언제든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알리고 싶다. 그쪽으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 소장: 스타트업을 타깃으로 할 거면 행사에 다 따라가서 영업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꼭 타깃을 스타트업으로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스타트업의 초창기 멤버는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이런 마인드가 강하다. 이 맛에 스타트업 하지 이런 사람들도 있고. 타깃을 스타트업으로 하기보다 기존에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을 찾는 게 좋을 듯하다. 공유오피스를 보면 전문가 사무소가 많이 있다. 그런 곳이 오히려 영업하기에 더 나을 수도 있다. 다양한 고객군을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글 / IT동아 정연호 (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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