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사람들 마음의 질환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WHO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기관들이 만성 우울증과 스트레스, 불안, 수면 및 공황장애를 심각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제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고 했던가. 심인성 질환의 증가에 따라 마인드테크 서비스와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이들은 명상 혹은 상담, 또는 슬립테크와 같은 모습이거나 의료나 바이오 영역에 포함된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 정신, 심리에 관한 문제라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일까, 마인드테크 서비스 개발에는 다양한 기술이 활용된다.
마인드테크 기술 분류
마인드테크 기술은 아래 표처럼, 크게 ‘응용서비스’와 ‘기반기술’로 나뉜다. 응용서비스를 기술로 넣는 데에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사용자 관점에서는 서비스 또한 넓은 의미의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응용서비스와 기반기술 중 응용에 해당하는 기술은 이미 앞선 연재에서 다루었으니, 이번에는 기반기술 중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마인드테크 기술 분류
마인드테크 응용서비스는 명상, 심리상담, 수면 등 정신건강 관련한 모바일 앱 및 플랫폼, 게임 및 시뮬레이션 형태가 있다. 일반적인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응용서비스도 다양하지만,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서비스도 있다.
미국 FDA는 2017년 이후 약 40개의 서비스를 디지털 치료제 제품으로 승인했다. 국내에서는 불면증 치료 디지털 치료제로 승인 받은 ‘솜즈(Somzz)’가 있다. 표준 의료체계에 디지털 치료제로서 마인드테크 서비스가 포함된 것이다. 규제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고 일반 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이 일반적이지만, 디지털 치료제로 인정을 받는 제품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어떤 방향을 취하든 마인드테크 응용서비스의 활용도는 증가하고 있다.
마인드테크 응용기술은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음성 및 안면 인식기술, 뉴로피드백 및 바이오피드백 시스템이 있다. 이런 기술은 마인드테크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영역에 활용되고 있다. 가상 및 증강현실 기술은 심리 문제를 겪는 이들의 노출 치료를 돕는다. 실제 현실 상황과 같은 환경을 재현함에 따라 기존 노출 치료보다 유연하고 접근하기가 쉬우며 증상 개선 효과도 있다. 음성, 안면인식 기술은 활용처가 매우 다양하다. 마인드테크 분야에서는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여 고객서비스와 콜센터, 교육, 광고 및 마케팅 뿐 아니라, 음악 등 서비스 추천과 정신건강정도 평가, 감정인식 챗봇 등의 영역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위의 응용기술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핵심 기술은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하여 패턴을 인식하고 이를 토대로 현재와 미래를 판단하고 예측하는데 사용하는 인공지능의 영역이다. 인공지능 학습에는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하다. 각종 바이오 데이터와 음성, 텍스트 등이 해당한다. 이런 데이터를 센싱하고 처리하며,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도 필요하다.
물론 인공지능 외에도 네트워크, 클라우드와 같은 인프라 기술과 모바일 기술이 있으나, 이들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된 기술이므로,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마인드테크 핵심 기술
데이터를 센싱하고 분석하기 좋은 형태로 처리하는 일, 이런 데이터를 학습하고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하는 일은 마인드테크 뿐 아니라 산업의 전 분야에서 수행되는 일이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처럼 ‘스마트’라는 말이 붙은 대부분 영역은 빅데이터를 센싱하고 처리하여 머신러닝을 적용한다. 머신러닝, 즉 기계학습으로 사람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 낸다. 빅데이터는 이미지나 영상, 음성이나 사운드 등 비정형 데이터 뿐 아니라, 소셜 네트워크 등에서 수집하는 텍스트처럼 반정형 데이터와 기업 내부의 정형 데이터가 있다.
마인드테크 빅데이터 센싱
마인드테크 분야에서 센싱할 수 있는 빅데이터는 무엇이 있을까? 뇌의 신호, 심박수, 호흡, 음성(목소리), 안면 등 생체 신호 뿐 아니라 사람들이 쓴 다양한 텍스트도 센싱 대상이다. 법적인 제약과 개인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어떤 데이터도 센싱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생겨나는 아날로그 데이터는 센싱을 통해 디지털화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분석 대상이 된다. 센싱할 수 있는 데이터가 너무 많다. 때문에 데이터 센싱은 만들고자 하는 응용 서비스와 제품에 부합하는 데이터에 한정하는 게 좋다.
센싱은 데이터 유형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뇌의 신호는 뇌파검사(EEG), 자기공명영상(fMRI),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뉴로피드백(NeuroFeedbak) 등 뇌 관련 기술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심박수, 호흡, 음성 및 사운드, 안면 등은 바이오 센서를 장착한 웨어러블 기기 뿐 아니라 녹음장치, 촬영장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마인드테크에서 사용하는 바이오 데이터는 대표적인 빅데이터 중 하나다. 유전자 시퀀싱, 의료영상, 전자 건강기록(EMR) 웨어러블 기기에서는 수많은 데이터가 끊임없이 수집된다. 비정형, 반정형 성격의 데이터로 파일 하나하나의 용량 또한 클 수 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데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빅데이터 수집뿐 아니라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정제, 표준화 작업, 데이터에 포함된 노이즈를 제거하는 작업까지 거쳐야 한다. 이를 ‘데이터 처리(Data Processing)’라 한다. 처리한 데이터를 스토리지 혹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한다. 대용량 데이터라 아마존 AWS, MS 애져(Azure) 구글 클라우드 같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하둡 기반의 대용량 파일 처리시스템, MongoDB나 Casandra처럼 NoSQL(Not only SQL)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작업은 ‘데이터 저장’이라 부른다.
데이터 센싱, 처리, 저장 아키텍처 / 출처=최예신
이런 데이터 처리 및 저장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 바이오라는 개인 민감정보에 대한 규제를 준수하고, 보안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이 분야에서 준수해야 하는 규제는 생각보다 많다. 수집하고자 하는 데이터와 응용서비스에 따라 미국의 HIPP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규정, 유럽의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뿐 아니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나 로컬 지역의 법률도 준수해야 할 수도 있다.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만들려는 응용서비스에 따라 점검해야 하는 사안이다.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
수집, 처리, 저장한 데이터를 응용서비스에서 사용하려면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을 거친다. 인간의 학습 능력을 구현한 머신러닝은 과거 데이터를 학습해 찾은 데이터 패턴을 미래 예측에 사용한다. 학습능력은 인지능력, 언어능력과 함께 인공지능의 핵심 능력 중 하나다. 인공지능은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며 새로운 환경(새로운 입력 데이터)에 적응하고 사람처럼 작업을 수행한다.
인공지능의 학습능력을 구현하는 알고리즘은 매우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자연어처리(NLP)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개, 고양이를 분류하는 간단한 문제부터 자율주행 자동차, 사람처럼 대화하는 챗GPT처럼 복잡한 서비스 구현에도 이 알고리즘이 사용된다.
출처=최예신
이런 알고리즘은 마인드테크 영역에서도 활용된다. 방대한 양의 바이오 데이터를 분석해 인지능력, 감정 모니터링, 뇌 활동 기반 인터랙티브 게임, 심인성 질환 혹은 수면 문제 등을 진단하고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마인드테크 서비스에도 딥러닝과 자연어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이런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모델은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의 코어를 이룬다.
출처=최예신
우울한 마음을 알아주는 챗봇부터, 호흡 상태를 통해 감정의 변화를 알려주는 장치, 수면상태를 인지해 코골이를 치유하는 기기, 뇌파로 개인이 능력을 향상 시키는 데 사용하는 기기까지 많은 곳에 사용된다.
출처=최예신
앞으로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
‘Atom to Bit!’ 아날로그 데이터의 디지털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일어나는 일이다. 마인드테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표현하는 메타 정보인 바이오 및 인간 활동 정보를 수집, 처리, 저장하고 있다. 저장한 데이터를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분석하고 학습해 응용서비스로 구현한다.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의 발전에 활용되던 기술을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 마음의 세계에도 접목하는 중이다. 물질세계가 발전하고 시스템이 자동화될수록 인간은 소외감을 느낀다. 시스템 속에서 인간은 질문을 던진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불현듯 올라오는 소외감에서 던지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이는 결국 자신뿐일 터다. 하지만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서비스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글 / 베러마인드 대표 최예신
대기업 임원 재직 중, 열흘 간의 묵언명상으로 인생 방향을 바꾼 사람. 명상 에세이 <방석위의 열흘> 저자, 세종대학교 빅데이터MBA 겸임교수, 명상심리상담사, 감정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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