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권택경 기자] 최근 몇년 새 인공지능(이하 AI)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며, 일상과 기업 활동에 곳곳에 스며들었다. 기업들에 기능 고도화와 비용 효율화를 위한 AI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넘치는 수요에 비해 AI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SW) 인력 문제로 기업들이 발목 잡히는 일 없도록 ‘산업맞춤형 AI인력양성 바우처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수요기업을 AI 분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솔루션 기업, 컨설팅 기업 등의 교육 공급기업과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수요기업이 인공지능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과제를 설정하면, 그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공급기업이 제공한다.
올해 사업에는 25개 사가 공급기업으로, 61개 사가 수요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도 ‘2023년 산업맞춤형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15일에는 올해 참여 기업들이 각자 성과를 공유하는 ‘2022년 산업맞춤형 AI인력양성바우처 지원사업 성과공유회’도 열린다.
국내 대표 AI 전문 기업 솔트룩스도 이 사업에서 공급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AI와 데이터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솔트룩스는 이를 활용해 업무·사업 지능화와 의사 결정 지능화, 클라우드·메타버스 사업을 펼치며 국내 각종 기업 및 기관들이 디지털 전환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인공지능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솔트룩스 미래전략실 교육사업팀. 왼쪽부터 임진명 매니저, 서해슬 매니저, 김화언 매니저
솔트룩스는 특히 뛰어난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한 챗봇을 중심으로 AI 콘택트센터(고객센터 솔루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을 비롯한 1500개 국내 기업과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국민비서 서비스 챗봇에도 솔트룩스의 기술이 활용된다. 지난해 서울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AI 학사정보 서비스 ‘스누지니’ 구축도 솔트룩스가 맡았다.
이번 AI인력양성 바우처 지원 사업에서 솔트룩스는 자체 교육 플랫폼에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모 에듀테크 기업의 AI 인력 양성 교육을 맡았다. 솔트룩스 미래전략실 교육사업팀 서해슬 매니저는 “솔트룩스는 다양한 기업, 기관들에 AI 솔루션을 도입하고 고도화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 사업과 컨설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솔트룩스가 공급기업으로 선택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솔트룩스 미래전략실 교육사업팀 서해슬 매니저와 김화원 매니저
솔트룩스는 이번 교육을 앞두고 학습자 선발 과정에서부터 학습자 수준 분석과 수요 조사로 수요기업 상황에 부합하는 맞춤형 교육 과정을 개발했다. 서 매니저는 “개발/시스템 담당 재직자 외에도 교과서 기획, 콘텐츠 등 분야에 재직 중인 비개발 직군 교육생들을 위한 기초부터 강화, 실무 특화로 이어지는 수준별 맞춤 교육과 수요기업의 AI 솔루션 도입 목적에 따른 총 9종의 프로젝트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비교적 단기간의 교육으로는 아무리 개발 직군이라도 단기간에 AI 전공 개발자를 뛰어넘는 역량을 기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AI 교육이 필요한 건 기획력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솔트룩스 교육팀은 설명한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과학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회사의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서비스와 제품을 어떻게 AI와 접목할 수 있을지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트룩스 교육팀은 “AI를 활용한 서비스나 제품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내부 시스템과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함께 AI에 대한 이해를 함께 갖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이들이 일종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솔트룩스가 진행한 에듀테크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AI 전문가 교육 현장. 제공=솔트룩스
마찬가지 맥락으로 AI·SW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비개발 직군이라 하더라도 AI 역량을 갖추는 건 중요하다. 그래야 AI 도입으로 인한 업무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조직 내외의 AI 전문가와의 유기적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수요기업의 경우, 에듀테크 기업인 만큼 개발자 외에도 기획, 콘텐츠 등을 담당하는 비개발 직군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는데, 이들 또한 높은 열의를 보이며 교육에 참여했다.모두 20명이 참여한 이번 교육은 전원이 100% 수료를 달성했으며 현업 적용도 평가에서도 5점 만점에 4.55점을 기록했다. 이처럼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맞춤형 교육을 위해 교육 내내 끊임없이 소통했기 때문이다.
서 매니저는 “처음 수립한 커리큘럼을 그대로 고집하는 대신, 교육생들의 이해도는 어떤지, 진도는 적절한지, 기업의 방향과 서비스에 부합하는지 계속 소통하며 피드백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담 교육운영자 1명을 따로 두고 교육과정 전반에 상주하며 교육생을 밀착 케어한 점도 교육생의 이해도를 높이고, 전체 교육과정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 주효했다.
이처럼 질 높은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던 건 솔트룩스의 기존 교육 사업 노하우에 더해 바우처 지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기존 교육 사업은 수요기업의 한정된 자원에 제약되는 면도 있지만, 바우처 지원 사업 덕분에 그런 한계에서 벗어난 좀 더 밀도 높은 교육 과정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교육 사업에서 얻은 경험은 솔트룩스에도 귀중한 노하우가 됐다. 서 매니저는 “이번 교육으로 기업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수요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과 피드백을 반영하는 게 학습자 역량 강화는 물론 수요기업의 미래 전략 수립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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