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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인사이트] 택시처럼 의료 서비스도 호출한다, 의료 모빌리티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09 16: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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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mobility). 최근 몇 년간 많이 들려오는 단어입니다. 한국어로 해석해보자면, ‘이동성’ 정도가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자동차도 모빌리티, 킥보드도 모빌리티, 심지어 드론도 모빌리티라고 말합니다. 대체 기준이 뭘까요? 무슨 뜻인지조차 헷갈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몇 년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벤처 중 상당수는 모빌리티 기업이었습니다.

‘마치 유행어처럼 여기저기에서 쓰이고 있지만 도대체 무슨 뜻인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모빌리티라고 부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라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다양한 모빌리티 기업과 서비스를 소개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차량호출 서비스부터 아직은 낯선 ‘마이크로 모빌리티’, ‘MaaS’, 모빌리티 산업의 꽃이라는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인사이트가 국내외 사례 취합 분석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하나씩 알려 드립니다.

택시처럼 의료 서비스도 호출한다, 의료 모빌리티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요즘, 무더운 여름은 어느새 지나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이런 환절기에 꼭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바로 건강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독한 감기, 혹은 몸살로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선 경험이 있나요? 특히,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운데 증상까지 비슷하다면 집을 나서면서 걱정되실 텐데요. 임산부나 심장질환 등 중증 환자라면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어려울 테고요.

이에 보건복지부가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강화를 위해 ‘중증응급환자 이송 핫라인 운영’, ‘심정지 환자에 대한 예외적 이송체계 마련’, ‘경증응급환자에 대한 코로나19 응급용 선별검사 건강보험 적용’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하고, 응급의료체계 개선 실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 의료진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유행으로 발생한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에 발생한 구멍을 메우기 위한 개선 방안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을 맞아 국제사회가 다양한 분야에서 비대면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요. 그에 비해 병원 진료는 환자와 의사의 대면으로만 이루어지는, 다소 전통적인 진료방식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 의사에게 진찰 받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비대면으로 진료받을 수 있다면, 직접 병원에 가지 않고도 의사에게 진찰 받을 수 있죠. 최근 방역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대비해 경증 환자 대상으로 자가치료 의료시스템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의료진이 자가치료할 수 있는 경증 확진자와 비대면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편으로는 현재 의료 인력이 그만큼 부족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겠죠.



오늘은 이런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모빌리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바로 비대면 치료와 모빌리티를 플랫폼 하나로 통합한 의료 모빌리티입니다.

의료와 모빌리티를 더한다?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는 없는데요?

입원해 매일 치료 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의사의 진료와 처방으로 이루어집니다. 처방은 주사 또는 먹는 약으로 이뤄지죠.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는 이러한 진료와 처방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더한 겁니다.

기본적으로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는 의료기관과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플랫폼이 협업해야 합니다. 비대면 진료 이후에 처방약을 환자에게 배송하거나, 의료 인력이 직접 방문해 주사를 놔야 하죠. 여기에 긴급 진단,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접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대면 진료서비스는 아직 초기 단계인데요. 앞으로 의료기관과 모빌리티 서비스 연계를 강화한다면, 환자들이 더욱 양질의 진료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생각보다 시장 규모도 큽니다. 시장조사기관 ZION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2014년 250억 달러(한화 29조 원)에서 2024년 420억 달러(한화 49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어떤 회사가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나요?

미국 기업인 ‘DocGo’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영국에서 자사 인프라와 응급의료 기술을 보유한 1,700명이 넘는 직원을 활용해 통합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켜 원격 진료부터 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있죠.



환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의사에게 원격으로 진료 받을 수 있습니다. 장소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직장이나 가정, 학교 등 어디서든 진료 받을 수 있죠. 의료전문가가 현장에도 방문합니다. 환자가 직접 의사에게 가지 않아도, 의료전문가가 환자에게 찾아와 긴급검사, 예방접종, 혈압체크, 심전도검사 등을 해줍니다.

DocGo는 이 과정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죠. 항생제와 같은 경구용 약 처방까지 제공합니다. 환자가 직접 약국에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장 방문한 의료진이 건네거나 전용 배송서비스를 이용해 원하는 곳으로 보냅니다. 우리가 택시를 온디맨드(On-Demand, 주문형) 서비스로 이용하는 것처럼 진료도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받는 거죠.



택시 호출 서비스로 유명한 우버와 리프트도 비응급 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고령 환자들이 움직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진료 노쇼’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정기적으로 검진 받아야 하는 환자가 이동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우버는 ‘우버 헬스’라는 이름으로 환자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리프트는 ‘리프트 컨시어지’라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리프트 컨시어지는 환자 이동 뿐만 아니라 가족이 멀리 떨어진 고령의 부모를 돌보는 것을 돕기도 하고요.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도 환자와 의사의 안전한 환경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온디맨드형 의료 서비스는 환자가 치료 계획을 더 잘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통합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대하면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죠. 지자체, 병원네트워크, 의료보험 제공업체 등 사업 효율성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나요?

국내 의료 모빌리티 서비스는 미국, 호주 등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입니다. 영토의 크기, 인구수, 의료 인력 수, 진료비 수준, 보건 의료체계 등 고려사항이 많아 아직 활성화하지 못했죠. 하지만, 닥터나우와 올라케어 등 노력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닥터나우는 2020년 11월부터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약 150여 개의 제휴 병원, 약국 등과 함께 총 12개 진료 과목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처방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2021년 4월 기준 누적 이용자 30만 명, 누적 진료 수 10만 건, 수도권 배달 권역 100km 확보 등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네이버, 미래에셋 등으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도 유치했습니다.



또한 지난 8월, 만성질환환자를 위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 앱 ‘올라케어’가 보냉시스템을 갖춘 의약품 전문 패키지와 자체 배송 시스템을 공개하는 등 국내에서도 비대면 의료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의료산업인 만큼 법적인 규제 정비나 정부 차원의 도움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부도 비대면 의료 등 새로운 의료시스템을 연구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어요.



최근 정부는 한국판 뉴딜 3대 축 중 하나인 디지털 뉴딜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기에 5G 상용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비대면 산업 육성 과제를 통해 스마트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을 밝혔는데요. 그 세부 방안으로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구축, 의원급 의료기관에 화상진료 장비 지원, 지역거점 병원 내 ‘닥터앤서 클리닉’ 설치, 지능형 응급의료 서비스 보급과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13만 명 확대, 건강취약계층 12만 명 대상 디지털 돌봄 시범사업, 돌봄 로봇 개발‧보급 지원, 건강 관리 서비스 인증제 도입 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습니다.

앞으로 의료 모빌리티 산업발전을 위해서 보완하거나 개선해야 할 것들이 있을까요?

의료 모빌리티 분야는 모빌리티 기술 발전보다 정부 정책과 의료계 협조 등이 더욱 중요합니다. 앞서 국내 의료 모빌리티 사례를 언급했는데요. 사실 현재 이같은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복지부의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지침’에 따른 것으로, 향후 방향은 불확실합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지속적인 사업영위 여부는 바뀔 수 있다는 뜻이죠. 즉, 정부 정책 방향, 진행 속도, 의료계의 목소리 등을 하나로 모아야 하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 정부가 지향하는 대표적 비대면 진료 중 하나인 ‘전화 상담 및 처방’의 경우, 의료계는 원격의료 유형 중 가장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은 의사에게 있기에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또한, 의료계는 원격의료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보다 공공의료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고, 비대면 진료 관련 문제에 대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18대 국회부터 원격의료 허용 법안은 매번 논의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논쟁만 가열될 뿐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의 건강이 걸린 중요한 일인 만큼 위험성과 책임 소재 중심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대립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의료 및 돌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는 의원(통상 병상 수가 30개 미만인 병원)급 의료기관에 화상 진료 장비 지원,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 확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산업적 측면의 발전과 기술 활용을 통한 실제 진료 환경 개선이 중요한 만큼, 정책적인 부분에서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통한 산업 안정화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의료 서비스는 결국 환자들의 치료와 개선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요? 모빌리티 업체뿐만 아니라 정부와 의료계 종사자들까지, 궁극적인 목표에 공감하며 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 / 한국인사이트연구소 이경현 소장

한국인사이트연구소는 시장 환경과 기술, 정책, 소비자 측면에서 체계적인 방법론과 경험을 통해 다양한 민간기업과 공공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컨설팅 전문 기업이다. ‘모빌리티’ 사업 가능성을 파악한 뒤, 모빌리티 DB 구축 및 고도화, 자동차 서비스 신사업 발굴, 자율주행 자동차 동향 연구 등 모빌리티 산업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연구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모빌리티 인사이트 데이’ 컨퍼런스 개최를 시작으로 모빌리티 전문 리서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모빌리티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웹서비스 ‘모빌리티 인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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