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이나 당구, 테니스 등이 그러하듯 e스포츠에도 개개인의 장비는 굉장히 주요한 역할을 한다. 다만 기성 스포츠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인의 레벨에서는 굳이 '마이 장비'를 찾지는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장비는 프로 레벨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이기 때문.
장비를 찾는 것은 극한의 사고회로와 반사신경을 요하는 프로 e스포츠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종목에서 유명세를 타며 게임 해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태민 해설은 개인 장비 세팅을 오래 한다고 하여 '세팅 박'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사진 = 2007 신한은행 프로리그 전기리그 SKT vs 팬택 ACE 결정전 갈무리
이어 MOBA 장르인 '리그오브레전드'가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폰' 허원석 선수를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유럽 등지의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장비 세팅을 자로 재가며 경기를 준비 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장비는 e스포츠 선수에게는 민감한 문제다.
이러한 장비 성능 향상을 위한 노력은 장비를 만드는 업체에서 진행중이다. e스포츠는 아무리 노력해도 장비에 따른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여기 e스포츠화 장비의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
e스포츠 디스플레이 수요는 e스포츠의 세계적인 성장과 함께 매년 두 배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1,080p 디스플레이는 e스포츠 시장을 지배해 왔는데, 해상도가 낮을수록 프레임 속도와 화면 재생률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엔비디아 연구팀은 1,440p 해상도의 2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작은 목표물을 겨냥하면 기존의 1,080p 24인치 디스플레이 대비 최대 3%까지 조준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밀리초 단위로 승패가 좌우되는 경쟁 게임에서 이러한 3%의 차이는 더욱 중요하다.
다만 이런 장비의 문제는 프로에게 여러 스트레스를 가져온다. 자를 대고 계산할 만큼의 강박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 장비 성능의 문제를 넘어 미세한 차이에서 오는 심적 압박이 인게임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비 성능 개발에 앞서 종목사들도 게임최적화 등의 작업을 통해 수치적으로 프로가 장비에 구애받지 않고 항상 같은 포텐셜을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런 게임 내적인 조절이 '항상 같은 장비를 같은 위치에 놓고' 플레이해야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프로의 강박을 어느정도 덜어준다.
e스포츠는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두루 갖춰 팬덤을 형성시킨 21세기형 스포츠다. 다만 기성 스포츠보다 장비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선수가 장소나 환경이 아닌 장비에 압박을 받아 제 실력을 내지 못하면 선수 본인 뿐만 아니라 그의 팬에게도 불편한 상황이 연출된다.
e스포츠는 장비의 발전과 함께 했을 정도로 장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지만, 적어도 선수들에게 장비의 구애를 최소화할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우선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게임 종목사와 장비 개발사 모두 내외적으로 이를 최적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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