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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열전] 자체 브금이 '실버 스크랩스'인 5꽉의 사나이, 양대인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26 15:41:17
조회 161 추천 0 댓글 0
														
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기성 스포츠에서 감독의 존재감과 영향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어지간하면 분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감독이 암만 잘해봐야 선수단 인재풀이 시원찮으면 성적을 낼 수 없다고 하는 반면, 또 누군가는 선수들의 재능을 십분 활용하여 최적화된 전략과 전술을 내놓는 것이 감독의 능력이라고 첨예하게 대립하기 때문이다.

e스포츠 업계에서도 감독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 펍지 등 팀 대전 게임이 주류가 되면서 감독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졌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요 매치가 대부분 1:1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에서는 평상시 빌드와 전략을 연구하여 선수에게 가르치는 것을 주로 코치가 담당하고 감독은 선수의 특성과 상성을 고려하여 대진을 짜는 정도지만, 팀 대전 게임에서는 맵 선택이나 캐릭터 밴픽을 통한 조합 구성을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행하고 선수의 폼이나 컨디션을 고려하여 감독이 얼마나 대응을 잘 하는지가 경기 결과에 고스란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인물열전의 주인공인 대대대 아니 '양대인'은 굉장히 독특한 코칭스타일로 자신만의 길을 구축하여 최근 가장 핫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가장 큰 특징은 '임기응변'이라고 볼 수 있다. 양대인 감독이 펍지 종목의 프로 선수로 활동하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의 지도자로 전향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은 펍지 선수로 데뷔하기 한참 이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했고 랭크 게임에서 프로-준프로 수준의 실력자들과 주로 매칭되는 높은 티어를 장기간 사수했으며 게임 이해도가 매우 높은 인물이었다.

​때문에 양대인 감독은 2020년에 담원 게이밍(현재 '디플러스 기아') 코칭스태프로 부임하자마자 LCK가 2018년부터 약 2년동안 국제 무대에서 부진을 겪은 원인을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우틀않)', '우리는 실수만 줄이면 된다'(우실줄)와 같이 운영에만 기대는 보수주의적이고 경직된 플레이스타일에서 찾았고,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과 교전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식으로 체질을 개선했다.

​실제로 그가 부임한 2020년, 담원 게이밍은 LCK 서머 시즌 우승과 월즈(롤드컵) 우승을 쓸어담는 호성적으로 LCK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것은 물론 그가 탑재한 스타일이 중국 LPL식의 무차별적인 난전과 변수에도 쉬이 무너지지 않음을 증명했는데, 다른 팀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LCK라는 리그의 분위기를 다이나믹하게 바꿔놓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물론 양대인 감독은 자기 주장이 강하며 확신을 가지고 코칭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담원 당시 팀에 소속되어 있던 뉴클리어(신정현 선수)는 양대인 감독과 에고가 강한 다른 선수진들간에 잦은 충돌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이후 T1 코칭 스태프로 이적하여 최적화된 팀 구성을 위해 선수를 여럿 교체 기용하는 소위 '돌림판' 이슈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자 경질되는 이슈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진과의 의견 충돌이 단순한 감정 싸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토론으로 발전하여 더 매끄럽고 확실한 승리 플랜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증언또한 남겼으며 T1 시절에는 돌림판의 당사자들이었던 선수진이 오히려 경질된 양대인 감독에게 결별하게 되어 아쉽다고 하거나 그의 지휘 능력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발언을 하면서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더라도 방향성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는 쪽으로 여론이 반전됐다.

​실제로 경질 직후 담원으로 복귀한 그는 전략분석관으로 선임되어 시즌 초반에 방황하던 팀을 수습하여 팀의 LCK V3를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2021 시즌 월즈에서도 준우승을 기록하며 마무리가 아쉽긴 했으나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팀을 이끌면서 스스로를 증명해냈다.


한편 LPL의 웨이보 게이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는 그의 평가는 지금도 꾸준히 상승 그래프를 타고 있다. 23년에도, 24년에도 4시드로 선발된만큼 웨이보 게이밍이 선수풀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강한 팀은 아니지만, 양대인 감독은 선수들의 현주소에 맞는 적절한 챔피언을 제시하면서 이를 통해 상대 조합도 어느 정도 견제하는 밴픽 서커스를 선보이며 대부분의 다전제를 5꽉으로 끌고가는 것은 물론 7승 1패라는 놀라운 다전제 전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월즈에서는 빌리빌리 게이밍마저 격파하고 3승 0패를 기록하며 기세등등하게 녹아웃 스테이지 조기 진출한 LNG를 3:1로 꺾는 업셋을 보여줬다. 상대의 녹턴-오로라 선공권 중시 돌진 조합에 대해서 브랜드로 맞불을 질러버리거나 AP 비중이 부족한 상대 조합의 맹점을 파고 들어 사실상 사장된 픽이라 평가받는 모르가나 정글을 기용하는 기막힌 밴픽쇼는 가히 일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많은 e스포츠 팬들은 양대인 감독이 이끄는 웨이보 게이밍이 당장 오늘 만날 빌리빌리 게이밍을 상대로도 5꽉 본능을 발동하여, 과연 2년 연속 월즈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인지 그 행보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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