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서브컬쳐에서 죽었다고 생각한 캐릭터가 돌아오기 위해서는 몇가지의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여 생사 불명이 되더라도 금새 별 일 없다는 듯이 돌아오는 개그 보정으로 온 몸을 떡칠해서 강제로 팬덤을 납득시키거나, 죽음을 되돌릴 수 있는 초월적 존재의 비호를 받거나, 혹은 본인 스스로가 인간임을 포기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옆동네의 베가 수령님처럼 죽었다고 생각했으나 되돌아온 우리의 철권왕님은 어떻게 귀환이 가능했던 것일까 싸이코 파워도 없고 탈모를 방지하는 데빌 인자도 없는 것이 오피셜인데 말이다.
이번 시간에는 철권왕님이 찍으신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1. 절벽에서 아들의 자유낙하실험 협조
사자는 자식을 강하게 키운다며 절벽에서 던져버린 5살 아들 '카즈야'가 살아 돌아왔고 수련을 거듭하여 헤이하치를 쓰러뜨리고 어렸을때 받은 대우를 그대로 되돌려주며 절벽에서 던져버린다.
하지만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 살아있는 병기들이 판치고 있는 철권 월드에서 데빌 인자의 유무와 별개로 저 정도로 사람이 죽을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없었고 말마따나 다음작에서 바로 어디 하나 다치거나 불편한 기색 없이 돌아오셨다. 역시 이 정도는 해야 철권왕이다.
2. 아들에게 분리된 데빌의 블래스터 찜질
아들이 사악한 데빌과 분리되어 일전을 벌이고 승리하였으나 완벽하게 마무리를 짓지 못해 데빌 블래스터로 반격당하려는 찰나에 우리의 철권왕님께서는 몸으로 이를 막아내는 눈물겨운 부성애를 보여준다.
물론 카즈야는 그런 아버지를 파더 실드로 사용하여 데빌의 블래스터 연사를 막아내고 던져서 데빌의 주의를 끈 뒤에 뇌신권을 사용해서 데빌을 완전히 날려버린다. 철권왕님은 쓰러져서도 아들에게 도움이 되는 참아버지였던 것이다. 그래도 다음 편에서 멀쩡히 돌아오신다. 역시 이 정도는 해야 철권왕이다.
3. 손자의 패대기 + 깔쌈하게 슛
고대 유적에서 투신 오거를 때려잡고 탈진한 손자 '진'에게 장난을 쳤다가 진의 내면에 깃들어있던 데빌이 눈을 떴고 그대로 데빌의 손에 의해 내동댕이쳐지고 깔쌈하게 슛으로 추가타를 넣는다.
평상시 어머니의 원수인 오거에게 복수하려고 수련에만 몯두하는 손자와 놀아주지 못해 아쉬웠던 것을 총싸움 놀이로 풀어주려고 했는데 배은망덕한 손자놈은 불꽃효도로 되돌려주고 있다. 그래도 손자가 철권왕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힘조절을 해서 장난 수준으로 되돌려줬는지 수 초만에 금새 멀쩡하게 일어난다. 역시 이 정도는 해야 철권왕이다.
4. 미시마 본당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자폭 공격
4번째 철권왕 토너먼트 대회 이후 경쟁사인 G사에서 잭 부대를 파견하여 암살을 시도했으나 아들 카즈야와 함께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수준으로 최첨단 병기인 잭을 우수수 박살내며 노익장을 과시한다.
그러나 카즈야는 철권왕님의 반짝거리는 대머리를 잭의 금속 재질로 착각한 것인지 혹은 그 번들거리는 대머리에 손이 미끄러진 것인지 아버지를 잡아던지고 머쓱한 듯 웃고 퇴장한다.
이때다 싶어 잭이 자폭 공격을 해서 미시마 본당이 통째로 날아가고 신나는 싸움구경과 불구경을 동시에 즐기던 흑형닌자 '레이븐'이 "헤이하치 미시마는 죽었다(Heihachi Mishima... ...is dead.)"라며 보고하는 것이 시리즈 5편의 오프닝이지만 어림도 없다는 듯이 본편에서 기본 플레이어블로 돌아오신다. 역시 이 정도는 해야 철권왕이다.
5. 3대의 즐거운 우주관광
6편의 개인 엔딩을 보면 아들, 손자와 함께 대기권 밖으로 나가 둥글고 푸른 지구를 관람하려고 한다. 혈육이라는 것들이 비싼 돈 들여서 우주왕복선을 태워놨더니 나가서 제대로 관광을 즐기지 않고 몸부림 치며 앙탈을 부리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헤이하치는 직접 지구를 보라고 안전 벨트를 풀어주려고 하나 아들이 실은 우주 공포증이 있다고 발길질을 하기에 3대가 대기권을 돌파하는 진귀한 체험을 한다. 스카이 다이빙도 아니고 스페이스 다이빙이라니 재벌의 취미는 스케일부터 남다르다. 그래도 다음 편에서 멀쩡히 돌아오신다. 역시 이 정도는 해야 철권왕과 그 자손들이다.
6. 심장펀치! 심장펀치! 심장펀치!
세계평화를 수호하려는 철권왕님의 아성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 사우스타운에서 찾아온 마피아 보스도 때려 눕히고, 카즈미 공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권의 극에 달하신 수라도 때려 눕혔지만, 철권왕님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아들 안에 잠재되어 있는 데빌의 위협을 좌시할 수 없어 일전에 나섰고 결국 심장펀치를 맞고 쓰러진 뒤 용암에 던져진다.
헤이하치의 기술 체계를 다른 캐릭터들에게 일부 이식을 하고 이번에는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 디렉터 놈조차도 "헤이하이 미시마는 완전히 죽었다(Heihachi Mishima is completely dead)"라고 해서 더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어림도 없지, 더 젊고 창창한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성공한다. 역시 이 정도는 해야 철권왕이다.
이처럼 철권왕님은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최소 6번 이상 목숨의 위협을 받았지만 별 탈 없이 돌아오고 계시다. 하지만 실제로 살아돌아오는 특별한 비결이나 방법 같은 것은 딱히 없었다. 그저 탈모 고치는 거 빼고는 뭐든 가능한 인간 자체가 강한 철권왕이니까 살고 철권왕이니까 돌아오는거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자고로 '신앙'을 잃는 것은 죽음을 의미하는 법이니, 시대가 원하고 헤이하치 유저들이 원하면 그는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헤이하치 유저들이여 앞으로도 믿음을 잃지 말지어다. 헤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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