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7일 최근 무력 시위 과정에서 적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탄두를 시험했다고 주장했다. 강력한 전자파로 무기 체계를 비롯한 각종 전자 장비를 무력화하는 핵EMP(전자기 펄스) 모의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미사일 기종에 대한 언급 없이 “적의 작전 지휘 체계를 마비시키는 특수 기능 전투부의 동작 믿음성 검증을 위한 중요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보도한 날짜별 도발 내용 등으로 볼 때 지난 3일 이뤄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칭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날 화성-15형 ICBM 발사 사진을 공개했는데, 이 사진에는 종전처럼 주엔진 노즐이 2개였지만 탄두가 기존보다 뭉툭한 형태여서 차이를 보였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핵EMP 특수탄두를 장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핵EMP 공격이 유사시 북한이 택할 수 있는 가장 가성비 높은 옵션 중 하나인 것으로 평가해왔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상에서 고도 60~70㎞ 높이에서 핵무기가 폭발할 경우 한반도 남한 전체가 EMP 영향 반경에, 고도 400㎞에서 핵폭발 시 미 본토까지 영향 반경에 각각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화성-15형이 아닌 화성-17형 ICBM을 쐈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어 북 주장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럴 경우 핵EMP 탄두가 아니라 한미 양국군 지휘시설이 들어있는 지휘벙커 등을 파괴하는 지하 관통 탄두나 수백개의 자탄(子彈)을 살포하는 분산탄(확산탄)을 지칭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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