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병으로 입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휘관(대대장 이상) 운전병을 꿈꾼다. 지휘관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사람이다 보니 훈련 기간 때도 다른 병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하고, 다른 간부들도 웬만하면 잘 터치를 하지 않는다. 물론 지휘관이 늦게 퇴근하거나 주말에도 출근하면 피곤해진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반 병사들보다 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군에서 계급이 매우 높은 장성 시각에서 본 지휘관 운전병은 어떨까, 최근 오토포스트에서는 실제 육군에서 복무했던 고성균 예비역 소장을 모셔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그 외 군 차량와 관련된 내용도 몇가지 포함되어 있다. 육군 기준이기 때문에 해군과 공군, 국직부대 등은 이와 다를 수도 있다. 해당 포스트는 1월 14일에 진행된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장성 진급 전
관용차를 탄 지휘관을 보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나?
부럽다. 아마 모든 장교들이 똑같은 생각을 가질 것이다. 아무나 막 주는 계급이 아니다 보니 저 차를 타려면 군대 생활을 진짜 열심히 잘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러운 생각을 가졌었다.
참고로 장성 진급을 하면 업무 수행에 필요한 관용차를 제공받는다. 준장은 쏘나타나 K5, 소장은 그랜저나 K8, 중장은 G80, 대장은 G90을 지급받는다. 전용 운전병도 함께 배치된다. 관용차인 만큼 사적 이용은 할 수 없다.
장성 진급 후
차를 배정받은 첫날은 어땠나?
처음에 장성이 된 후 차를 올려 보낸다고 연락이 왔는데, 자신은 "아니다, 오늘 야근해야 되니깐 차 올라올 필요 없다"라고 했다. 장성이 되어서도 야근은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야근 끝나고 9시 정도에 퇴근했는데, 걸어서 숙소까지 갔었다고 한다.
동경의 대상으로 봤던 그 차가 드디어 자신에게 배치된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했지만 그만큼 제 역할을 해야 하기에 부담감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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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병의 일탈 사례를
실제로 본 적 있나?
이전에 운전병 4명이 지휘관 차량을 몰고 나가 음주 후 복귀한 사실이 보도된 적 있다. 이 영상을 본 고성균 소장(예비역, 이하 생략)은 지휘관 차량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 그래서 운전병들 인성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으며, "사단에서 사단장이 제일 높으니까 사단장 차가 밖에 나간다 그러면 위병 근무자들이 잘 터치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운전병들이 마음대로 밖에 나갔다 오고 하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지휘관들이 반드시 위병소에 전화해서 사단장 차가 뭐 때문에 밖에 혼자 나간다고 알려준다. 만약 연락도 안 왔는데 나간다고 하면 잡아서 확인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아무래도 차 안에 앉아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장성, 해당 차를 운전하는 운전병을 직접 대하는 것이 간부라도 부담스럽다 보니 이런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성균 소장의 경우 숙소에 도착해 내리고 운전병에게 차를 부대에 복귀시킨 후 집에 가서 자도록 지시를 했는데, 차를 보내놓고 2~30분 후 후배에게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전화를 받아보니 "혹시 차 번호가 XXXX 아닌가?"라고 물어봐서 맞다고 했더니 "지금 제가 여의도 한강 옆 공원에 있는데, 지금 그 차가 보인다. 그래서 선배님이 여기 계신가 해서 인사하러 갔는데, 운전병만 있다"라고 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운전병이 숙소에 고성균 소장을 내려주고 복귀해야 하는데, 애인이 서울에 있으니깐 나오라고 해서 장성차에 태우고 몰래 데이트하다가 걸린 것이다. 다음날 그 운전병은 고성균 소장에게 크게 혼났다고 한다.
출장을 가면
운전병은 보통 무엇을 하나?
참 애매하다. 원래는 가까운 군부대가 있으면 거기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주유나 정비가 필요할 수 있으며, 식사 시간이 되면 밥도 먹어야 한다. 부대에 가면 그런 것을 다 제공해 준다. 실제로 타 부대에서 이런 용무를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기면 담당하는 간부에게 가서 말하면 다 조치해 준다.
하지만 생각을 해 보자. 지휘관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데 가까운 부대에 가 있으라고 하면 나중에 태우러 오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보통은 근처에 있는 안전한 주차장에 주차가 가능하다 그러면 지휘관들도 차 세워놓고 어디 눈에 보이는 카페 같은 곳에 가서 차 한잔 마시고 나중에 자신이 부르면 나와달라고 한다. 자신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 주는 편이다.
일반 병사보다
지휘관 운전병이 꿀보직?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람에 따라 다르다. 자신을 이해해 주는 상관을 만나면 꿀보직이 될 것이고, 고약한 사람을 만나면 매우 피곤할 것이다. 고성균 소장은 자신의 차를 운전했던 운전병들은 꿀보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장성이지만 운전병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해줬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업무차 밖에 나갔을 경우 카페에 가있는다든지 등이 있다. 사실 어찌 보면 당연한 게, 장성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갑질하다가 이슈가 되어버리면 크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자신의 군 경력도 거기서 끝이 나게 된다. 박찬주 대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성의 계급에 따라
운전병의 학벌도 달라지나?
흔히 장성급 지휘관의 운전병은 학벌을 보고 뽑는다는 말이 있다. 아무래도 부대에서 중요한 사람이고, 지휘하는 부대 규모도 상당한 계급이다 보니 학벌이 높으면 장성을 더 잘 모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성 중에서도 계급이 높아지면 학벌도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계급이 올라가면 운전병을 관리하는 부대장이 아무래도 신경은 더 쓰긴 하지만 그래도 학벌보다는 운전 기량이 가장 좋고 품성도 괜찮은 사람을 배정하려고 노력하지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일과후 콜택시 당번
어떻게 생각하나
운전병 예비역이 일과 후 콜택시 당번을 섰다는 제보를 해 언론 보도가 된 적 있었다. 부대원이 돌아가며 부대 밖에서 술을 마시거나 회식을 한 간부들을 군 차량으로 태워 영내 숙소까지 태워주는 일을 했다고 한다.
고성균 소장은 이에 대해 "군인도 사람인데, 일과 후 술 한잔하거나 회식을 할 수는 있다. 이는 당연하다", "하지만 군부대와 술 혹은 회식을 할 만한 장소와는 대체로 너무 멀다 보니 복귀 도중 사고 위험이 있어 이를 대비해 누군가를 지정해 운용을 해 주는 것이 맞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렇게 운전병을 지정해서 당번병으로 썼다고 하면 다음날 휴식을 보장해 준다든지, 나중에 휴가 나갈 때 뭔가를 더 보태준다든지 등 보답 차원에서 해당 운전병에게 조치가 있어야 이런 보도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며 운전병이 불만이 나오지 않을만한 보상을 제공해 줄 것을 강조했다.
수송부마다 있는 무사고 날짜
실제로 사고가 나면
다시 0일로 돌아가나?
0일로 돌아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떤 사고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는 있다. 고성균 소장이 근무하고 있었을 당시에는 인사사고가 나더라도 돈으로 따졌을 때 대략 500만 원 정도 이하가 되면 사고로 포함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운전하다 보면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원칙을 다 따져서 하다 보면 무사고 부대가 나올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비교적 경미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에서는 무사고 날짜를 계속 이어가고, 12대 중과실에 해당되는 사고일 경우에는 다시 0일로 돌아가는 그런 기준을 만든다고 한다.
장성 관용차의
성판과 관련된 이야기
장성 관용차의 번호판 공간에 성판이 달려 있는 모습을 인터넷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항상 성판을 걸어두는 것은 아니며, 부대 안에서, 혹은 행사에 참가할 때만 성판을 걸어둔다. 공도 주행 시에는 장성 관용차에 부여된 일반 차량과 동일한 형식의 번호판을 장착한다. 다만 육군은 육, 해군은 해, 공군은 공, 국직부대는 국, 합참은 합이 붙는 점은 일반 차량 번호판과 차이가 있다.
또한 간혹 성판에 커버를 씌워두는 경우도 있다. 성판이 있다는 것은 차 안에 해당 계급의 장성이 타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장성이 하차하면 차 안에 장성이 없다는 의미로 커버를 씌워둔다. 만약 커버를 씌워두지 않는다면 장군이 차 안에 있는 줄 알고 지나가는 군인들이 경례를 계속하게 되는데, 상당히 불편하다. 비슷한 예로 사단장이 사단 사령부 안에 있으면 장성기가 올라가고, 없으면 내려 다른 사람이 사령부에 사단장의 재실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장성에게 지급되는 차량들에 대해 자세히 보려면 클릭!
전쟁이 나면
자동차도 동원된다
몇몇 자동차에 대해 전시가 되면 동원한다고 사전에 다 고지서를 보내 놓는다. 일반인들 중에서도 고지서를 받은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유효기간은 1년이라고 한다. 전시에 군이 보유 중인 차량만으로는 작전이 어렵기 때문에 그 부족한 차량을 국토부에서 각 시군구별로 차를 몇 대씩 지정하라고 지시를 내려둔다.
그렇다고 아무 차나 동원하는 것은 아니다. 산도 다니고 해야 하기 때문에 튼튼하고 4륜구동 기능이 있는 SUV나 화물 운송이 가능한 화물차 위주로 지정이 되며, 신차를 뽑은 지 얼마 안 됐으면 지정될 확률이 높다. 아무래도 신차여야 작전 중 차가 고장이 덜 난다. 만약 차를 내주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 법으로 명시가 되어 있으며, 어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혹은 벌금 2천만 원을 부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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