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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첫 여성 경호관 출신 배우 이수련 "버티며 살아온 똑같은 사람임을 알아줬으면"

아던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31 20:25:03
조회 912 추천 1 댓글 3
														


청와대 첫 여성 경호관 출신 배우 이수련/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배우 이수련에게는 그림자처럼 청와대 첫 여성 경호관이라는 경력이 뒤따른다. 이수련이 청와대를 떠나온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배우 이력보다 쉽게 볼 수 없는 그의 경력이 더 주목을 받았다.

지난 25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본 그는 최근 에세이 '청와대를 떠난 배우'를 펴낸 이유로 "남다른 경호관 출신이 아니라 똑같이 힘들게 버티며 살아온 사람이라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2004년 여성 첫 경호관으로 뽑혔던 이수련/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배우 이수련은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4년에 여성 첫 경호관으로 뽑혀 박근혜 정부 첫해 2013년까지 약 10년 동안 청와대에서 일했다.

육군사관학교 입학을 준비하다가 어릴 적 심장 수술을 했던 이력 탓에 입시에 실패했던 적도 있지만 경호관의 꿈은 취업 준비 중에 모집 공고를 보면서 문득 마주쳤을 뿐이다. 이수련의 가슴에는 여전히 수술 흉터가 남아있다.


육군사관학교를 준비해 체력적으로 우수했고 영문학을 전공한 덕분에 청와대의 문을 열 수 있었던 이수련/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그는 "때론 삶이 부채 같다. 어떤 기회가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전했다. 육군사관학교를 준비하면서 기른 체력과 대학교 때 영문학을 전공한 덕분에 이수련은 청와대 첫 여성 경호관의 문을 열 수 있었다.


'VIP'로 통하는 대통령과 배우자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온 정상의 곁에도 항상 이수련이 함께했다. 그는 "경호관은 생각하는 그림자이다. 경호원도 그림자처럼 말없이 주변을 잘 살펴야 함으로 그들과는 말을 섞을 여유가 없었다. 다만 수차례 방한했던 해외 정상들은 한국을 떠날 때 또 보자고 인사를 주고받은 정도다"라고 말했다.


전 일본 총리 아베 신조를 경호했었던 이수련/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전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작년 7월 외부 연설 도중에 피습을 당한 소식을 듣고 과거 아베 신조를 경호하고 눈인사를 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고된 훈련만큼이나 힘들었던 것은 대통령 동선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아야 하고 하기 싫은 일과 먹지 못하는 음식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수련은 대통령 참석 행사가 있을 때 항상 발로 뛰면서 파악한 광화문 주변의 지리를 여전히 꿰고 있다. 싫어하던 순댓국과 추어탕도 자주 찾아 먹게 됐다고 전했다.


경호관이 되기까지 자신의 삶은 버티기의 연속이었다는 이수련/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이수련은 "오늘 하나를 배워놓으면 내일은 덜 혼나겠지라는 생각으로 버텨왔다. 10년 동안 열심히 버티다 보니 경호관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수련은 경호관이 되기까지 삶이 버티기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10년을 버티니 능숙한 경호관이 됐고 하고 싶은 일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죽기 전에 후회하기 싫어 사직서를 제줄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배우의 길을 선택했다는 이수련/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이수련은 "더 노력해도 달라질 것이 없는 미래가 놓여있었다. 죽기 전에 후회하기 싫었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미루기만 하던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연극을 좋아하던 옛 모습을 떠올리며 다양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에 배우의 길에 섰다.

지난해 공개된 드라마 술꾼 도시 여자들 2에서 배달원 지구를 하대하는 진상 고객 연기는 그런 경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수련은 "온라인 댓글을 보니 엄청 재수없다라는 욕이 달렸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비중이 작아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이수련은 얼마 전 그동안 고사했던 책을 출간했다./사진=이수련 인스타그램


이수련은 "경호관 출신 배우라고 알려진 건 2015년인데 그동안 책을 써달라는 요청은 있어도 고사했다. 배우로 아직 이룬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어느덧 10년 차 배우가 되어 이수련은 "비중이 작아도 연기 생활은 계속 이어 오고 있었다. 이젠 제법 배우로써의 이력이 찼다. 범죄자든 어느 배역을 맡던지 공감을 줄 수 있는 최민식 씨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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