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생명 살려"... 30대 의사 뇌사, 장기기증해 5명 살려

투데이플로우

2023.12.07 19:35:04

조회 534 추천 10 댓글 5

뇌사 판정 이후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의사 이은애씨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30대 의사가 뇌사상태로 투병 중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삶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7일 서울성모병원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이은애 임상 조교수(34)가 전날 뇌사자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에게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주고 숨졌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달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근처에서 친구들과 식사 중 머리가 아파 화장실에 갔다가 구토 후 어지러움을 느꼈다.

뇌사 판정 이후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의사 이은애씨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 씨는 화장실 밖 의자에 앉아 있다가 행인의 도움으로 근처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응급실에서 의식이 떨어진 끝에 뇌출혈(지주막하출혈)을 진단받았다.

4일 성모병원 외과 중환자실로 이송된 이씨는 수술을 해도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전문의 소견에 따라 수술 대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이씨는 안타깝게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의사인 고인의 뜻을 잇고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뇌사 판정 이후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의사 이은애씨 /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유족에 따르면 이 씨는 부모님이 결혼 후 7년 만에 어렵게 얻은 귀한 맏딸이다. 중·고등학교 전교 1등 수석, 모교 최초의 의대생, 의대 차석 졸업, 전공의 전국 1등을 하는 등 학업 성적도 뛰어났다.

이 씨의 아버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맏딸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운 마음에 딸아이 친구들 외에는 주변에 부고 소식을 알리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고인의 여동생은 "언니는 훌륭한 의료인이자 나에게는 자랑스러운 인생의 모토였다"라며 "의사 생활로 힘든 와중에도 늘 가족을 먼저 위했던 언니를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슬픔을 잊지 못했다.
'별'을 뜻하는 '스텔라'가 가톨릭 세례명인 이씨의 빈소는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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