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배경동 기자 = 최근 중국 경제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전문가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애써 올리는 충언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이 스스로를 '최고의 경제학자'로 여기며 강력한 경기부양을 요구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거부했다"면서 "시진핑 주석 주변의 분위기는 점점 더 경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진핑 집권 초기 최고 지도부는 국내외 경제학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그러나 지금은 정기적 모임은 사라졌고 비공식 모임도 소극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중국 최고 지도부가 전혀 수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의 통치 스타일은 철저히 하향식이다. 오직 시진핑 주석의 하향적 메시지만 존재하며 어떠한 반론이나 토론도 허용되지 않는다. 시진핑 주석의 방향과 다른 의견은 아예 머릿속에 담아 놓지도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는데, 자리를 보존하는 속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를 위해 대규모 부양책이 필요하고, 특히 소비 심리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시진핑은 투자 주도 성장에서 벗어나 소비자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향후 중국 경제의 방향을 가름하는 3중전회에서 발표된 300개 이상의 조치 중 핵심은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과 같은 혁신에 베팅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학자와 외국 관리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더 나은 사회 안전망 없이는 지갑을 더 깊이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는 중국 경제는 제대로 존속될 수 없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많은 경제학자들이 중국 경제의 균형을 투자에서 소비 지출로 전환하기 위한 종합적인 노력을 촉구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소비자 중심 경제 대신 국가가 주도하는 투자 경제로 이끌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의 흐름도 민간 주도가 아닌 국영기업 중심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정반대의 노선을 택한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경제에 대한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 "시 주석은 당의 리더십과 국가 안보가 경제적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라고 말했다"면서 "시진핑은 불평등을 해소하는 질서 있는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가정, 기업, 금융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공동부유 정책을 재차 꺼내들면서 이러한 비전 달성을 위해 공산당의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역설한 것이다. 공동부유 정책이 중국 경제를 후퇴시키고 역주행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에서, 결국 시진핑의 앞으로의 정책들이 중국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당의 이해도를 높여 이 사상을 중국 경제의 중요한 뿌리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한 점이다. 완전히 공산주의 체제를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완전히 뒤엎겠다는 선포다.
이는 시진핑의 위기감을 잘 나타내고 있다. 민간 주도의 경제정책이 인민들의 힘을 강하게 하고 파워의 분산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 부문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은 결코 수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RFA는 "시진핑 주석이 안보를 강조하는 것은 시진핑 자신이 권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시진핑의 안보란 글로벌 안보와는 별개의 것으로, 국민과 국가와도 전혀 관련 없으며 오로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과만 관련이 있다"고 비판했다.
시진핑은 중국 내의 경제와 민생 파탄으로 인해 인민들의 불만에 직면해 있다. RFA는 "시진핑의 통치는 엉망이며, 경제와 민생은 파탄났고 실업자는 속출하고 있다"며 "중국의 사회 불안은 임계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시진핑에 의한 1인 독재가 중국을 막다른 길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의 3기 임기가 진행되면서, 시진핑은 경제 전문가를 정부 자문기구에 배치하지 않았다. 2기 때는 리커창 총리가 경제를 전담했지만, 이번 3기에서 리창 총리는 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상무위원회는 시진핑에게 충성스러운 자들로만 채웠다.
시진핑은 하버드 출신 류허를 은퇴시켰다. 류허는 경제 및 재정 문제를 담당하는 부총리로서 중국 자본주의 개혁의 설계자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류허의 후임인 허리펑은 시 주석과 연안 지방에서 오랜 기간 함께 일했지만, 정책 신념도 명확하지 않다.
호주국립대학교 대만 연구 프로그램의 정치학자인 웬티 성은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이제 시진핑 연설 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면서 "시진핑은 구체적인 정책은 말하지 않을 것이고 그저 두루뭉술한 말만 늘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의 시진핑은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만 열의를 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반도 북부의 어느 정권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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