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해외 여행을 가보면 우리나라만큼 물이 풍족하고 깨끗한 나라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먹는 물 하나만큼은 어디서 먹든 배탈 나지 않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게 우리나라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생수를 먹을 땐 조심해야 한다. 일부 생수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들이 검출돼 취수 정지 등의 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온이 올라가는 봄, 여름, 가을철에는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생수 소비량이 증가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생수에 의존하며, 1인 가구의 증가와 구매 편리성의 향상으로 인해 생수의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생수에 대한 더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생수의 소비량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국내
생수 생산 업체들은 ‘맑은 물’, ‘더 좋은 물’, ‘지하 암반수’, ‘천연수’ 등의
상호를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들 중 일부는 생수 생산 과정에서
수질기준을 초과하고, 자동계측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브롬산염과
총대장균군 등이 검출되고 있다.
환경부가 공개한 먹는 샘물 영업자 위반 현황 자료 중 2024년 상반기
생수 제조사의 적발 내용과 적발 업체들의 자사 및 OEM 브랜드를 공개한다.
1.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 소재한 ㈜순정샘물은 샘물개발 변경허가(기간 연장)를 위한 환경영향조사 현장심사 시 취수 2호정(미사용)에서 샘물원수
수질기준 초과(저온일반세균, 총대장균군)로 먹는물관리법 제5조 제3항
위반에 따라 영업정지 15일에 갈음하는 취수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2.
전북 남원시 주천면에 소재한 ㈜더조은 워터는 취수 5호정
샘물(원수)에서 탁도 기준
1NTU를 초과하는 1.63NTU가 검출되어 수질기준 초과로 영업정지 15일에 갈음하는 취수정지 1개월 처분을 받았다
3.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 소재한 맑은물㈜는 샘물(원수)에서 저온일반세균이 69CFU/mL 검출되어 수질기준 초과로 1차 경고를 받았다.
4.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에 소재한 코리워터스는 먹는샘물에서 수질 기준 부적합인 브롬산염이 수질
기준(0.01mg/L)을 초과하는 0.0147mg/L이 검출되어, 이는 제품수 수질기준 초과(일반세균을 제외한 항목의 먹는샘물 수질
기준 부적합)에 해당된다.
2024년 상반기 생수 위반 현황. 출처 : 환경부
이처럼 2024년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사이에 생수 소비량이 증가하는 무더운 여름철 동안
먹는샘물과 원수에서 수질기준 초과(저온일반세균, 총대장균군)로 탁도가 기준을 초과하고, 발암물질인 브롬산염까지 검출되는 등 생수
생산업체들의 안전성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브롬산염은 브롬 이온이 존재하는 물을 오존 소독할
경우 생성되는 유해물질로, 미국환경보호청(US EPA)에서는
이를 발암가능물질 B2그룹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는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이
확인되어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총대장균군과 브롬산염 초과는 원수나 먹는샘물에서 기준을 초과해서는 안되는 물질이다. 그럼에도 이같은 유해물질이 계속해서 검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사들은
생수를 생산하여 자사 상표와 OEM 상표를 부착하여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환경부 홈페이지에 접속하지 않으면 이러한 적발 내용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수질기준 위반 등 적발 사실을 모른 채 생수를 구입해 음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적발업체들이 생산하는 생수가 자사 및 OEM 브랜드로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순정샘물은 자사 브랜드가 없으며, ㈜더조은 워터는 프리미엄 미네랄워터
생수인 더굿워터를, 맑은물㈜는 주화산 천연수를, ㈜코리워터스는
코리워터, 로미겐워터(내수용), 셀바인워터, 강원설청수, 로미겐워터(수출용), 로미겐워터(500ml 무라벨), 셀바인워터(500ml 무라벨)를
공급하고 있다. ㈜상원은 아인수와 칠보석아인수를 각각 공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생수를 구입하면서 위반된 제조업체를 확인할 곳이 없다. 환경부에서
공표하는 사실조차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삭제된다. 현재 생수 소비자들은 발암가능물질인 브롬산염과 총대장균군 등 세균범벅이 되어 적발된 제조사들이 자사 상표 혹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판매하는 생수를 확인할 곳도, 확인할
방법도 없어 무조건 사먹어야 하는 현실이다.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정부가 소비자들의 알 권리와 건강권을
방치하는 것”이라면서 “정부는 생수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위반된 업체를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서 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소비자들이 적발된 먹는물 업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환경부의 먹는물 영업자 위반현황이다. 그러나 이 공표 기간이 지나면 해당 정보가 삭제되어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경고처분은 1개월, 영업정지 처분은 3개월, 영업취소 처분은 1년까지만 공표된다.
공표 기간이 너무 짧아 소비자를 위한 기간이 아니라 위반업체들의 위반 사실을 감춰주기 위한 제도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이 위반업체들을 확인하여 안전하고 깨끗한 먹는샘물을 선택해 구입할 수 있도록 공표 기간의 연장을 위한
개선이 시급하다.
먹는샘물 적발업체는 주로 생수를 제조하는 업체들이다. 그러나 생수유통판매업체와
생수 제조업체가 다른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혼동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적발된 제조업체에서 공급되는
생수임에도 유통업체만을 신뢰하며 생수를 선택하고 있다. 유통전문판매업체는 오염된 먹는샘물이라는 낙인이
찍히기 전에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수질기준 부적합업체에 대한 OEM을 철회해 위반 제조업체가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하게 먹는샘물 수질관리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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