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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도 그냥 사람임.

ㅇㅇ(110.44) 2022.04.17 15:33:42
조회 2750 추천 55 댓글 11

살다보면 느껴질 때가 있잖음. 사람이 한쪽 면만 가지고 살 수는 없다는 거.


얘 진짜 나쁜 놈임.

지가 원하진 않았다지만 시대가 그렇게 흘렀고, 남들 다 그렇게 사는데 혼자 별난 놈인 것처럼.

가족의 기대와 지원을 등에 업었음에도 결혼하고 애 낳더니 낳아주고 길러주고 밀어준 부모형제 다 걷어차고 자식새끼 유학에 돈 빌리러 다니는 놈.


근데 본질은 착한 놈임.

꿈이고 나발이고 숨막히는 가난에 짓눌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안정적인 직장, 가정, 성공을 향해 욕망을 거세당한 채로 살았음.

술도 처먹고 계집질도 하고 꿈이랍시고 스포츠도 즐기고 놀러도 다녔으면 평범하다 할 수 있겠지. 근데 일 시작하고 곧 결혼하고, 결혼 후엔 맞벌이로 서울에 집 살 정도면 보통 일만 한 거 아님.

00년대 서울 집값도 대출 끼고 사도 그거 집안 지원 없이 불가능에 가까움 ㅇㅇ.

근데 저런 배경엔 아무런 불만이 없는 놈임. 그냥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고 산 거고, 누굴 원망한다거나 불평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는 놈임.


그래도 나쁜 짓은 많이 했지.

제주 어느 구석에 코딱지만한 학교서 하루가 멀다하고 어울리던 친구들 냅두고 은행원 한다고 육지 간 거야 그게 인생이니 별 수 없지.

근데 떠난 친구 가족 들여다보는 거, 남은 친구들한테도 당연한 일이라거나 쉬운 일 아님. 내 친구고, 내 친구 엄마고 가족이니까 하는 거임 ㅇㅇ.

근데 이새끼 엄마 서울로 모셔갈 때 밤에 와서 짐만 챙겨 튐.

누가 해달랬나? 같은 문제가 아니라, 사람 새끼가 이러면 안 되는 거임.

면목이 있건 없건, 일이 그렇게 됐다 하면 니가 어떻게 우리한테 이러네 할 새끼들 없음. 그냥 지 상황이, 입장이 구차해지는 게 싫은 거임.


가족 위한다는 핑계로 돈 빌리러 다니고. 쉽게 갚지 못할 거 자기가 더 잘 알면서.

그래도 달에 2할 이자 줬다는 대사는 좀 이상하긴 함 ㅋㅋ 그거 다 줬으면 이자가 원금 이상임. 말이 안 됨.

그래서 연 2할을 다달이 나눠 줬다는 걸로 해석함.


제주 친구들이 동창회 핑계로 술값 180 뜯어먹은 것도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음.

고향 등지고 떠날 때 그렇게 매몰차게 지 생각만 했던 놈, 그래도 돌아왔으니 같이 어울릴 거면 구차하게 누가 사과하네, 예전엔 미안했네 같은 짓 대신에 그렇게 해서 니 성공했으면 됐다 하면서 퉁치고 넘어가는 거지.


그냥 사람 사는 인생인 거임.




은희한테 돈 빌리려 마음먹었을 때, 용건만 간단히를 못 한 것도 이새끼가 착한 놈이라서임.

성공 유무는 둘째 치고, 내 사정이 이러이러한데 돈 좀 빌려줄 수 있겠냐 하면 친구가 자기 사정 듣고 고민해야 되잖음.

아 한수 사정이 저렇다는데 내가 여유가 있으니 도와줘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자체가 싫은 거임. 착한 놈이라서.

사정을 알고 있으면야, 형편 괜찮은 거 알면 말 꺼내기도 쉽지. 염치없다는 생각은 충분히 하고 있지만 그걸 생각하는 것보다 염치없는 놈, 나쁜 놈 소릴 들어도 가족한테 필요한 돈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거임.


그래서 은희한텐 씨알도 안 먹힐 첫사랑의 추억을 이용한다는 알량한 착각.

그 방법론을 위해서 와이프랑 별거중이라느니 하는 말로 속인다는, 그래서 옛 추억을 떠올리며 그 호감을 이용한다는 짓은 허용되는 거임.

결국 자기한테 속은 거고, 그래서 자기만 나쁜 놈 하면 되는 거니까.


물론 이것도 절박하니까 떠올린 거임.

그냥 오랜만에 만난, 옛날 동창 은희가 예전 첫키스를 언급한 바람에 떠올린.


인권이가 은희가 다 맞는 말 하는데 무슨 말을 더 하냐는 말처럼, 제주 친구들도 사실 앞뒤 사정 모르지 않는 거임.

인권이랑 호식이가 죽이니 살리니 눈만 마주치면 싸워대면서도 매번 얽히고 윗집 아랫집 살며 친구네 뭐네 하는 거랑 다르지 않음.

그냥 살다보면 여기서 갤질 하는 갤럼들이 덮어놓고 누가 잘못이니 누가 죽일 놈이니 하는 것처럼 쉽게 씹고 찧을 수는 있지만, 수십년 세월이 쌓인 친구라는 말이 또 그런 거니까.

인권이는 자식새끼 2등 한다고 욕하고 패도 아들은 아빠한테 껌뻑 죽고, 호식이는 쉰 밥통 바닥 긁던 딸래미 보고 정신차려서 껌뻑 죽어도 딸래미는 아빠 똑바로 안 서냐고 화를 내는 것처럼.

사람은 단편적이지 않으니까.


은희가 2억이란 돈을 그냥 못 받을 생각하고 주는 것도 저간의 사정이 이해되기 때문인 거지.

첫사랑이라서 같은 게 아니라, 그만큼 마음고생했을 친구 생각하면 내 통장에 찍혀 있기만 할 이 숫자로 네 인생이 조금 더 나아진다면 그걸로 됐다 하는.

나중에 시간 지나면 이것도 추억이다 하는.


한수가 그 돈 돌려준 것도 우리 가족 서울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으니 필요없다가 아닌 거임.

집도 절도 없이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입장에 그 돈 있으면 좋지.

근데 그 돈 받으면 이새낀 구라쳤던, 나쁜 놈이 되려고 작정하고 돈을 구하려 했던 한수가 아니라 갚을 기약 없는 빚을 진 친구가 되는 거임.

그럼 그게 발목을 잡아서 다시 제주로 발길 돌리지 못할 거임. 먼 훗날을 기약할 수조차 없게 되는 거지.


사람이 돈만 가지고는 못 산다는 말도 있고, 사람이 추억 팔아먹고 산다는 말도 있는 게 다 그런 이유임.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 쓰는 인생은 있지만, 내가 이 땅에서 몇십년 살았는데 기억할 수 있는 과거가 없다는 건 진짜 비참한 거니까.




누군가는 와이프랑 영상통화할 때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도 아무말 하지 않는 한수가 이상하다 하고, 스폰서 소문을 궁금해하는데 그건 이 부부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 거임.

요즘 세상이 워낙 온갖 소식 접하기가 쉽고 그래서 꿈을 키울 나이에 벌써부터 대기업 취직이니 공무원이니 하는데 매몰되고 사는게 어렵고 집 사기 어렵다는 걸 빨리 보다보니까 염세적이 되지만, 남녀혐오네 퐁퐁이네 하면서 서로 으르렁대고 결혼에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지만 실상 대개 결혼은 그런 게 아니니까.


그냥 신뢰하는 거임.

얼마든지 한국에서 자기 일 하면서 애 키울 수 있었던 와이프가 먼 미국까지 가서, 애 돌보는 일만 하는 게 어려운 걸 아니까.

기러기아빠가 마누라 자식 얼굴도 못 보고 돈만 부친다고 욕들 쉽게 하지만 그 아빠는 그럴거란 걸 정말 몰라서 보내겠어?

돈은 아무리 많아도 객지생활 하는데 필요한 건 더 많고, 그 삶이 여전히 쉽지 않을 거란 것도 알고, 자식 위해서 뜻을 같이한 이상 내 배우자도 그만큼 노력할 거란 걸 믿으니까.

신뢰가 없는 결혼은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저간의 사정이 이해가 되는 사람들은 같은 걸 보고도 다른 걸 느꼈을 거임.

예를들어 은희한테 돈 빌리려는 한수를 보고, 제주서 목장 하는 한수네 동생은 그래도 너넨 덕분에 살았다며 웃었을지도.

2억 빌려달라 했다고 오빠 친구한테 와서 오빠 욕을 쏟아냈지만, 또 시간 지나면 얼마는 해 주는 게 가족이니까.


한수가 저 좋자고 지 인생 부정당하기 싫어서 자식을 끝까지 골프로 성공시키려 했는지, 아니면 한수 대사처럼 애 해보고싶은거 끝까지 지원해주고 싶을 뿐이었는지는 누구도 확언하기 어려울 거임.

그게 인생이니까. 그 순간의 감정이야 확실할 수 있겠지만, 그 감정이 어째서 생겨났고 어째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는 결국 지나봐야 명확해지니까.

드라마로 볼 수 있는 건 딱 그 순간 뿐이니까.


모호한 게 인생이고, 고통받으면서도 순간의 행복에 만족하는 게 인생이니까.



사실 이 드라마는 멋들어진 대사 한 줄 보다는 그냥 저런 그림을 좋은 배우들로 이질감 없이 보여준다는 게 좋은 거임.

흔해빠진 클리셰 대신, 자극적인 사건 대신 그냥 우리네 인생이었으면 저랬을 거다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다른 의미의 뒤통수 맞는 즐거움이 있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시청자가 그래도 어느 정도 삶의 풍파를 겪었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함.

어리다고 해서 다 모른다는 게 아니라, 그렇겠거니. 상상만 하는 것보다 그랬었지. 추억하는 게 더 큰 울림을 주기 쉽거든.



한수네는 저렇게 세상 행복한 것처럼 놀러다니다가도 다시 대출 받아서 집 얻고 골프 관둔 딸래미 먹고살 걱정, 오래 일 쉰 마누라 직장 걱정, 아무튼 살아갈 걱정으로 바쁠 거임.

다들 그렇게 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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