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선수들 모두가 최고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팀플레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올해 새로운 주장으로 전준우(35)를 선임했다. 구단과 허문회 감독이 모두 새로운 주장 재목으로 전준우를 선택했고, 전준우도 캡틴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주장 선임 시기만 되면 언제나 물망에 올랐던 전준우다. 그만큼 선수단과 구단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이제는 야수 서열에서도 이대호, 이병규에 이은  세 번째다. 주장 역할을 맡지는 않았지만 선수단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베테랑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제는 공식적인 주장 직책을 맡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

언젠가는 주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그는 “언젠가는 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올해가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지난해는 나보다 어린 (민)병헌이가 주장이었고 그 전에는 (손)아섭이었다. 내가 먼저 말을 해버리면 선수들이 안 좋아할 수도 있다"며 "다만 이제는 주장이 됐으니까 공식적인 발언권을 갖고 좀 더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달라진 것 같다. 부담은 없다”며 주장 선임 소감을 전했다.

앞서 자신보다 어린 민병헌과 손아섭이 주장을 맡았고 부담 속에서 개인 성적을 챙기지 못했다. 주장의 부담, 징크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병헌이와 아섭이게게 너무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 너무 많은 부담을 갖고 하다보니 성적도 안 좋지 않았나 생각한다. 미안하고 고마운 부분이 많다”며 앞서 주장직을 맡으며 고생했던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하지만 주장의 징크스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잘 몰랐다. 기사 보고 알았다. 하지만 조성환, 홍성흔 선배님, (이)대호 형 모두 주장을 맡으면서도 잘했다. 잘 할 때는 부각이 안되고 못할 때 부각이 되면서 징크스라는 말이 생긴 것 같다”며 “야구를 하다보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징크스라는 것을 신경 쓰지 않고 하던대로 똑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튀려고 하면 안된다.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튈려고 하다보면 선수단 분위기가 흐려진다. 그래도 우리 팀에는 착한 선수들이 많다”면서 주장으로서 지향점, 선수단의 특성을 설명한 전준우다. 팀을 위하는 방향성은 모든 주장들과 생각이 같았다. 그러나 과정은 사뭇 다르다. 선수들 개개인이 좀 더 이기적으로 자신의 야구를 펼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준우는 “착한 선수들이 많지만 야구를 할 때 착한 것은 필요 없다. 착하기만 하면 인정을 못 받는다”면서 지난해 투수진과의 일화를 전하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투수진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힘든 상황에 올라가서 점수를 주고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 너무 힘들어 하더라. 그런 모습을 보니 안쓰러웠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생각 하지 말고 홀드왕을 하기 위해, 세이브왕을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라. 네들이 잘하면 팀도 잘 되는 것이다’고 말해줬다.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은 좋지만 이기적인으로 생각해야 욕심도 생기고 투쟁심도 생긴다고 생각한다. 나는 올해도 그렇게 강조를 할 것이다.”

선수들 개개인이 최고가 돼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기를 바하는 전준우다. 그는 “선수들 모두 최고가 되려고 생각해야 한다. 나도 항상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으면 좋겠다. 모두 최고가 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그라운드에 나서면 팀 성적도 나오는 것이다. 특별한 팀배팅보다는 안타 치는 것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주의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팀플레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143경기 타율 2할7푼9리(562타수 157안타) 26홈런 96타점 OPS .829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아쉬움은 타율이다. 그는 “타율에 신경쓰는 편인데 마음대로 안됐고 답답했다. 타구 스피드도 떨어지지 않았다. 팀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었다. 설명하게 어렵지만 어쨌든 부족했던 부분이 있다”고 되돌아보면서 “올해는 흐름만 탄다면 또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난해 안 좋았던 부분들을 해결한다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다. 충분히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선수단이 젊어졌고 한 시즌을 소화하며 경험도 쌓았다. 올해를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결실이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전준우는 “우리가 멤버 이탈 없이 올해도 계속 가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앤더슨 프랑코)도 더 좋은 선수로 뽑았다고 생각한다. 베테랑 형들도 있지만 우리팀 선발과 불펜진 모두 젊은데 경험도 쌓였다. 경기 운영들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2017년에 가을야구를 갔지만 아쉬웠다. 정말 야구를 잘하고 싶고 우리 팀이 잘하고 싶다. 올해는 내가 주장이라는 것을 떠나서 정말 잘했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