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은 어쩌면

조영으로 태어나 낙수로 컸고, 무덕이로 살다가 이제는 진부연이 된 한 여인이

다시 조영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가족의 비극이 그녀를 피도 눈물도 없는 살수 낙수로 만들었고,

그 낙수가 무덕이로 환혼하여,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정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복수보다 사랑이 중요해진 여인이 된다.

하지만 과거의 그녀가 저질렀던 수많은 죄는

그대로 업보가 되어

사랑하는 정인을 자기 손으로 죽이고,

경천대호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게 하였다.

그 후 이선생의 도움으로 기억도 술법도

모두 잃은 채, 진부연으로 다시 태어난 그녀는.

기억과 함께 사라진 복수의 빈자리를

정의와 희생 같은 숭고한 정신으로 채워 넣는데 성공한다.

바로 그 상태에서 기억을 찾았기에

최후의 순간 대의를 위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었고,

그 선택의 보답을 받아서

사랑하는 정인과 평생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욱과 영 그 두 사람이 마지막 하루를 보냈을 때

나레이션은 낙수 같았고,

꽁냥대는 모습은 깨발랄 아가씨 진부연 같았으며

모든 일이 끝나고 나무 위에서 삐졌을 때는

문득 무덕이의 모먼트가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모든 모습이 하나로 모여

비로소 조영이라는 존재로 완성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