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테슬라의 AI 로봇 '옵티머스'가 인공지능(AI)으로 작동되지 않았으며, 사람이 조종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자랑한 옵티머스의 자율성에 대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주장이다.


머스크는 지난 10일 열린 테슬라의 '위 로봇' 행사에서 옵티머스를 대거 선보였다. 이 행사는 테슬라의 차세대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로, 특히 로보택시와 같은 혁신적 자율주행 기술을 주제로 삼았다. 이 자리에서 옵티머스 로봇들은 무대에서 춤을 추고, 참석자들에게 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했다. 머스크는 이 모든 과정을 AI 기술이 주도했다고 강조하며, 테슬라의 미래 비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테크크런치는 1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옵티머스가 실제로는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무대에서 보여진 로봇의 동작과 서비스가 완전히 자율적인 AI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뒤에서 통제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또한 행사 중 옵티머스가 사람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다고 보도하며,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실었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옵티머스 로봇은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작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 로봇을 통해 인간 노동을 대체하고, 물리적 작업을 자동화하는 비전을 제시해왔다. 그동안 옵티머스의 AI 자율성은 테슬라의 핵심 기술로 여겨졌으며, 머스크는 이를 공개 행사에서 강조함으로써 로봇공학 및 AI 분야에서의 우위를 알리려 했다.


그러나 이번 의혹은 옵티머스가 아직 자율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테슬라가 이번 행사에서 과장된 성과를 공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람을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이라는 테슬라의 야심찬 계획이 이대로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과도기적 문제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여러 차례 테슬라의 AI 및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그가 말한 미래 비전이 실제로 구현되는 과정에서의 현실적 문제점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번 옵티머스 원격 조종 의혹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테슬라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AI 로봇이 실제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려면 자율성에 대한 확실한 증명과 함께 안전성, 실용성 또한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옵티머스 논란은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테슬라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암시한다. 사람의 조작 없이 완전히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이 가능하다는 머스크의 주장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AI 기술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테슬라가 그동안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며 겪어온 논란과도 유사한 양상이 이번 옵티머스 사건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실제 도로 운행에서의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테슬라는 수년간 이를 개선해 왔지만, 여전히 완전 자율주행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한다. AI 로봇 분야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이어진다면, 테슬라가 제시하는 미래 비전에 대한 신뢰가 더욱 흔들릴 수 있다.


결국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는 이번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아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단순한 시연 행사에서의 기술적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보완해 나가는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의 의혹을 부정하고 완전 자율 로봇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고수할 것인지는 향후 테슬라의 AI 전략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옵티머스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