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소설 작가 테드 창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진정한 예술을 창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AI가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테드 창은 31일(현지 시간) 뉴요커(New Yorker)에 'AI는 예술을 만들지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발표했다.


테드 창은 1990년 '바벨의 탑'으로 데뷔해 과학 소설계의 주요 상을 휩쓸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특히 2002년에 발표한 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들'은 국제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이 작품은 영화 '컨택트(Arrival)'로 각색되어 더욱 유명해졌다. 그의 작품들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지만, 인간 관계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또한 AI와 관련된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2010년에 발표한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는 가상 세계에서 버려진 인공 애완동물의 이야기를 통해 AI의 윤리적, 철학적 문제를 다루었다.


이번에 소개된 에세이에서도 상당한 길이의 논의가 담겨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생성형 AI가 인간의 노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지 생성 AI '달리(DALL·E)'를 예로 들며, 전시회에 전시할 20개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10만 번 이상 시도한 것을 언급했다. 이는 결과물이 끊임없이 변하는 생성형 AI의 특성상 불가피한 일이다.


특히 소설과 같은 작품을 일정량 이상 생산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그는 "AI 작문 프로그램이 소설을 구성하는 수십만 개의 독창적인 단어를 생성하려면, 수십만 개의 프롬프트를 입력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AI 기업이 주장하는 '생산성'과 예술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성'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AI 생산성은 ‘대규모 저품질’로 특징지어지며, 이는 AI 기업의 입장에서는 상업적으로 타당한 논리다.


그러나 예술의 본질은 '작고 정교한 것의 중요성'에 기반하고 있다. 다시 말해, AI의 창작물과 예술 작품은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형 언어 모델(LLM)의 잠재력이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창작 AI가 지금까지 가장 성공한 것은 우리가 글을 쓰거나 읽을 때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일부 사람들은 인간이 말하거나 쓰는 대부분이 독창적이지 않다고 변호하면서 LLM을 옹호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창은 "그것은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언어가 담고 있는 의미가 그 형태나 통계적 중요성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LLM이 인간을 의미의 창조자나 이해자가 아닌 대상으로 다루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비인간화 기술'이라고 불리게 됐다.


마지막으로, 그는 예술에서 형태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소설이든, 그림이든, 영화이든, 감상은 작가와 관객 간의 소통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술이 보는 사람의 관점과 그것을 전달하는 사람의 독특한 삶의 경험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모두 LLM처럼 이전의 산물일지라도,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고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세계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것은 자동 완성 알고리즘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가 우리의 삶을 통해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이유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말하더라도, 그것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