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 봉고 등으로 대표되는 국내1톤 트럭시장. 이 둘 외에는 적당한 선택지가 없는 만큼 포터와 봉고는 오랜 세월 소상공인의 발이자 소형 트럭의 대명사로 평가돼 왔다. 매월 국내 자동차 판매 순위를 보면 최상위권을 쉽게 벗어나지 않는 모델이며, 불황을 타지 않는 자동차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년 말 이 두 차종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는데, 그 여파가 올해 들어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철옹성 같던 판매량이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전보다 출력, 소음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개선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음에도 막상 해당 차종을 구매하는 차주들은 이를 반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3 토막 LPG로 바꾼 이유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8월 판매된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 판매량은 총 7만 8,097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1만 1,890대) 대비 30.2% 급감한 수치다. 작년 대비 3분의 1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포터는 4만 8,908대로 28.1%, 봉고는 2만 9,189대로 33.5%의 감소 폭을 보였다.
업계는 두 모델의 판매량 감소 요인들 중 파워트레인 변경의 여파가 가장 크다고 본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11월 각 모델의 연식 변경과 함께 기존 디젤 엔진을 삭제하고 LPG 직분사 터보(T-LPDi) 엔진으로 대체했다. 이는 올해부터 시행된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을 대비한 결정이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디젤 엔진을 탑재한 화물차나 어린이 통학 차량 등은 대기관리권역 내에서 운행할 수 없다.
출력, 진동 개선됐지만 충전 문제가 발목 잡아
법을 따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변화였지만 소비자 반응은 예상보다 더 냉담했다. 새로운 LPG 엔진은 기존 디젤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최대 토크와 더 강력한 최고 출력을 발휘했다. 소음과 진동도 줄었지만 생계형으로 해당 차량을 운행하는 대다수 차주에게 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걸림돌이 더욱 부각됐다.
LPG 엔진의 가장 큰 단점은 일반 주요소 대비 적은 충전소다. 지역에 따라선 일반적인 생활 반경을 한참 벗어나야 충전을 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LPG 차량의 감소로 충전소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연비가 낮으니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디젤보다 짧다는 점도 장거리 운행에서 영향을 미쳤다.
초기 결함 이슈도 치명타 신차보다 귀해진 중고차
아울러 생계형 차량에서 상당히 중요한 품질 신뢰도 측면에서도 치명타를 입었다. 완전히 새로운 파워트레인인 만큼 포터와 봉고가 첫 적용 차종이었고 결국 우려했던 설계 불량 문제가 나타났다. 올해 초 LPG 엔진을 탑재한 두 차종에서 팬 벨트 장력 조절 장치가 이탈해 시동이 꺼지거나 조향 불능 상태에 빠지는 문제가 곳곳에서 제기됐다.
결국 올해 3월부터 리콜에 들어가며 개선된 부품을 달아주기 시작했지만 한 번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은 잡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편, 전기차 사양은 이전부터 제기된 충전의 불편, 짧은 항속 거리 문제로 판매 감소 폭이 61.9~70%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디젤 사양이 단종되기 전 미리 구매하려는 수요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급 컨디션의 디젤 매물에 프리미엄이 붙은 채 판매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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