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왜 그래, 내가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할 줄 알았어?
나도 여기 종종 들러. 이 게임의 개발자라는 토비라는 녀석을 까내리는 거 구경하려고.
근데...한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진심이야?

누구 따먹고 싶다던가, 누구 죽이고 싶다던가, 뭐 칼을 대가리에 박아서 미쳐버리고 싶다던가.
이게 진짜 진심에서 나오는 말이야, 아니면 이곳의 분위기에 자기를 맞추는 거야?

난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어.
물론, 너희와 나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존재니까,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따위는 해본 적 없어.
그리고 이런 말도 있잖아?
'사람이 다섯이 모이면 그 중에 하나는 쓰레기다.'
여기 사람이 얼마나 되는데, 쓰레기가 많은 것도 이해는 돼.
하지만...이건 비율이 잘못된 것 같아.
여긴 서너명 중 하나가 쓰레기야.
그냥 다른 세계 갖고 치트라고 욕해대고, 차라라는 애를 따먹고 싶다는 글이 수두룩 하고...
...잠깐, 후자는 걔한테 보여주고 싶은데?
히히히...그 녀석이 혐오하는 표정은 한번도 본 적 없거든.


...흠. 아무튼 간에...
내가 온 세계의 과거 같으니까, 한가지 얘기 좀 할게.
만약 진짜 할게 없거나 그러면, 알몸 그리고 악플 달고 칼을 대가리에 박을 시간에 뭐라도 만들어와.
이 '게임'에서 보고 싶던 장면을 글로 쓰던가, 아예 다른 세계를 만들어 오든가, 정상적인 그림을 그려와.
이게 어려워?
난 오히려 전자가 더 어려울 거 같은데.
알몸은 인체 다 이해해야 하고, 광택도 넣어야 하고, 쓸모없는 데다 디테일 넣어야 하고.
악플은 어떻게 해야 욕 잘했다고 소문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고.
칼 대가리는 애초에 그런 각오를 하기도 어렵지 않냐?





...뭐?감정도 없는 새끼가 무슨 훈수냐고?
...하, 어이가 없네.
한번 상상해봐.
만약 너희가 이 게임을 알지 못했다면, 이곳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어떤 것은 촛불처럼 금방 사라지고, 어떤 것은 길이길이 회자되는 세계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었을까?
...내가 태어날 수 있었을까?
하, 그런 눈으로 바라봐도 안 무섭거든.
어차피 너네가 나한테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데?
내 창조자도 날 함부로 못하고, 그의 창조자도 이야기가 아까워서 방관만 하는데??
너넨 절대 날 이길 수 없어, 멍청이들아.




...이거 재밌네.
앞으로도 좀 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