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테일 2차창작들을 보면 대체로 플라위 = 아스리엘이란 공식을 고집하는 경우가 있음

물론 그 편이 더 감동적이고, 그 편이 원작의 불살 엔딩과 잘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기 때문에 어울리는 해석이라고 생각함

실제로 이 AU의 불살 엔딩도 그 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면이 있고.

하지만 아스리엘이 아닌 플라위란 캐릭터는 본질적으로 극단적으로 비도덕적이고 쾌락에 미친 살인마라고 생각한다.

보통 엔딩 이후 플라위는 어떤 생각을 하고 살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 아마도 엄청난 욕구불만?에 시달릴 거라 생각함

수천, 수만번에 걸쳐서 반복적인 '게임'을 반복하다가 플레이어를 만나 새로운 즐거움을 얻나 싶었지만, 결국엔 보통엔딩을 통해 도로아미타불이 된 셈이지. 기껏 얻은 힘도 마음대로 휘두를 수도 없고

하지만 새로운 스토리의 전개를 통해, 새로운 '플레이어' 또는 '작가'의 등장 덕분에 다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게 되었음.

당연하지만, 6개의 영혼을 모은 현재 시점의 플라위에게 '지하를 지키는 어른이 없었음' 따위는 그렇게 중요한게 아님. 

하지만 최소한 프리스크와 파피루스가 그 말을 믿게끔 만듦으로써 그들의 실수를 후벼파고 죄책감을 짜낼 수 있음. 

이런 종류의 재미를 새롭게 찾은 플라위가 광소하는 걸 보여줌으로써 플라위는 우리가 원작에서 본 모습 그 이상으로 새디스틱하고 광기 넘치는 캐릭터로 보여주려고 했음.

파피루스의 마지막 대사는 원작 샌즈가 아스리엘 전 도중에 내뱉은 말이다. 솔직히 한패 버전이 'Why even try?'를 '시도를 왜 해?'로 번역한 건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연속성을 위해 그대로 썼다.

잡설이 ㅈㄴ 길었다. 오늘도 봐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