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서 일하는 무수기 틀딱은 어제 먹은 술로인해 아직까지 조금 숙취가 남아있다.

학창시절 담배도 술도 못 했지만 자기를 괴롭히던 무리들이 하던 담배와 술을 나이먹고 따라하니 자신도 그들과 동급이 된 듯 하였다.

친구도 없지만 누구보다 술자랑 담배자랑을 하고싶어하는 무수기 틀딱이는 나이어린 신입이나 후임들한테 꺼드렁대며 자랑질을 하고 다닌다.

출근시간은 9시지만 무수기틀딱은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위해 1시간 일찍 출근을 한다.

20분 일찍오는 신입들과 후임들은 무수기틀딱의 눈에는 폐급 그 자체로 보였다.

"에휴 저렇게 게을러서 뭐에 써먹냐 쯧쯧 나처럼 일찍와서 업무메뉴얼 숙지하고 기술배우고 회사를위해 충성해야지. 안그렇습니까 팀장님? 헤헤"

자신보다 12살이나 젊은 팀장에게 너스레떨며 아부를 하며 자신을 어필하는 무수기틀딱이지만 팀장의 표정은 어쩔 수 없이 미소를 지으며 그래도 열심히 하잖아요? 하며 대충 넘기려는 듯 했다.

자신의 아부가 안통하자 무수기는 피우던 담배를 끄고서 사무실로 들어선다.

아침부터 소장의 잔소리. 이게 무수기틀딱의 하루일과의 시작이다.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고 할거면 제대로 하던가 그 간단한것도 못 하냐는 이유다.

풀이 죽은 무수기는 자신들의 후임들에게 화풀이를 하기위해 후임들이 있는곳으로 자리를 옮긴다.

항상 밝은 저들이 싫다. 그렇게 생각하고 무수기 틀딱은 오늘도 저 꼴보기싫은 것들에게 위대한 자신의 무용담과 함께 갖잖은 꼰대질을 하러 다가간다.

"와 축하해요. 기사자격증 취득하신거"

후임 중 한명이 자격증을 취득한 모양이다. 무수기틀딱은 자신의 입지가 또 좁아지는것이 싫어 분위기 초치는 말을 한다.

"야 자격증이 무슨 대수냐? 그딴 종이수첩보단 이 경력에서 나오는 짬바는 무시 못 하거든? 자격증있어도 실무 못 하는애들 내가 많이봐서 알어 새끼덜아 하하"

어깨가 잔뜩 으쓱해지는 말들을 쉴틈없이 쏟아냈고 이제 후임들은 자신들의 무능함을 반성하리라 그리고 풀이 죽겠거니 했다.

무수기틀딱의 기대와는 달리 후임들은 자기들끼리 웃고 떠든다.

"야이 새끼들아 지금 시간에 웃고떠드냐? 일안해??!!"

버럭하는 무수기틀딱이지만 후임들은 비웃고 대꾸도 안하고 지들끼리 떠난다.

무수기틀딱의 실무라고 해봐야 안정기교체, 전등교체, 청소, 사다리타기, 기타잡일밖에 없었다. 공구다루는게 아직도 서툴기때문에 나서다가 개쪽당한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얼마전에 에너지관리산업기사딴 입사초부터 만만하게 본 후임이나 괴롭히러 가야겠다 생각한 무수기틀딱은 점검일지를 검토하는 그 후임에게 다가가 쿠사리를 준다.

"야 걔 누구냐 3년된새끼 그새끼 공조기사인가? 그거랑 한새끼는 전기기사 땄다는데 너가 뭐라그랬지?"

후임은 자신의 자격증을 말했고 무수기틀딱은 다시 되물었다.

"야 산업기사면 기사보다 아래지? 쪽팔리게 기사따야지 산업기사가 뭐냐 산업기사가 새끼야 니보다 나이어린새끼는 기사따는데 쯧쯧 노력해 임마 너 나중에 쟤네한테 먹힌다 형이 다 너 생각해서 충고하는거다 새꺄."

후임을 생각하는 선임, 앞길을 알려주는 선임이 된것 같아 뿌듯해하는 찰나 후임이 정색하며 아 그러세요? 라는 말을 내뱉자

"하 씨발 야 사람이 정성껏 얘기했으면 성의껏 대답좀 해라 좀 되더니 기어오르네?"

그 말이 끝나자마자 후임은 나긋이 뭐래 좆같은씹새끼가 라는 말을 시작으로 다른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열했다. 소장 팀장 직원들까지 싹다 본인을 아니꼽게 생각하고 왕따를 시킨다는것 간단한것도 못 하는 폐급주제에 자기가 대단한줄 안다는 것.

그 말을 듣는 중간에 울분에 못 이겨 달려들었고 주변에서 말리기 시작했다.

평생 맞고만 살았던 무수기틀딱은 주먹을 허우적댔지만 그 꼴이 너무 우수워 주변에 키득키득소리가 들려왔고 그 후임은 갖잖다는 듯 코웃음치며 계속해서 말로 무수기틀딱을 두들겨팼다.

싸움은 소장의 출현으로 끝이났고 무수기틀딱은 울음을 터트렸다

"아이 씨...쒸바알 지이은짜아 흐...허... 억울 흐..합니다"

하지만 소장은 쌍욕을 하며 나잇값도 못 한다며 엄청난 폭언을 하였고 그 후임에겐 간단한 주의만 주었다. 그 뒤로 무수기틀딱을 본 사람은 없었고, 남은 무수기들도 사리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