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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남자의 첫사랑 이야기

흙갤러(216.86) 2024.10.25 21:37:39
조회 30 추천 0 댓글 0

장미야 안녕?

 

지금의 너는 어떤 모습일까결혼은 했을까….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으려나

 

10년만에 용기가 나서, 들리지 않을 이 말이, 내 첫사랑이었던 너에게 닿기를

 

 

가난한 집의 장남인 나는, 너에게 그 [가난]을 들키기가 너무 싫었어.

그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너에게 내 우울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

 

왜 자기를 만나러 서울에 오지 않느냐는 너의 물음에, 차마, 내 주머니에 서울행 버스비 25천원이 없다고 말할 수 없었어 ㅎㅎ

 

어찌저찌,,, 6만원을 모아서,,,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너를 만나러 갔을 때, 넌 참 예쁘더라.

 

8천원짜리 하얀 목도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신나 하는 네 모습…..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올 테니, 근처 모텔에서 자고 있으라는 너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웃음지을 수밖에 없었어

 

너를 집에 보내고, 홀로 남아 버스 정류장에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데, 서울의 눈은 왜 이리 흩날리는지이 몸 하나 누일 곳 없는, 어두컴컴한 서울이 너무 무섭더라.

 

집으로 돌아가는 심야버스표를 샀더니, 내 주머니 속엔 1400원뿐….

그래도 배는 고파서, 단팥빵 하나 사 먹으며, 다시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버스를 탔어.

 

! 미안해

오랜만에 만났는데, 따뜻한 밥 한끼 사 주질 못했네

 

그리고 미안해이별을 전화로 하게 되어서….

사랑할 자격이 없는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되어서

헤어지는 순간까지, 못난 내 모습을 숨기기만 해서

아파하는 너를, 이유를 묻는 너를 보면서도, 그 알량한 자존심에 [가난]….

그 한마디를 사실대로 말하질 못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어좋은 시계좋은 차... 좋은 아파트좋은 직장….

이번에 선장 진급도 했어

 

 

그런데이제는 네가 없네...

모든 걸 얻었더니, 모든 게 더 이상 내게 필요가 없네….

 

모든 걸 가진 후에야, [가난] 이 한마디를 너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나는

얼마나 비겁한 놈일까

 

앞만 보고 왔는데, 이제는 여기가 어디인지를 모르겠어….

 

 

 

혹시라도 인연이 닿아 10년만에 너를 다시 만나더라도

 

[물질]은 얻었지만, [젊음]을 잃어버린 나는

추해 버릴 대로 추해 버려진, 아저씨가 다된 나는

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자기 혐오를 멈출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다시 사랑이란 걸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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