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 서울 강서구에 사는 50대 최모씨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메가-3가 아무 쓸모가 없으니 복용을 중단하라는 거다. 중년들 건강에 좋다고 해서 용돈 아껴가며 오메가-3를 십 년 가까이 먹어왔기 때문이다. 효험은 둘째치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분통을 쳤다.
성인들의 필수 영양제였던 오메가-3가 복용 논란에 휩싸였다. 혈관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성분으로 널리 쓰이는 오메가-3가 정작 심혈관질환의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학계의 권고가 나온 것이다. 심혈관질환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큰 이득이 없어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미국 심장협회 등 학계의 주장이다.
오메가-3는 지방산의 메틸기 3번째 탄소에 이중결합을 갖는 불포화지방산을 뜻한다. 몸과 두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왔다.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으로 대표적인 성분은 도코사핵사엔산(DHA)과 에이코사펜타엔산(EPA) 등이다. DHA는 생선의 기름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오메가-3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섭취하면 심장질환 등의 예방에 도움이 되며 뇌세포 기능을 활발하게 하고 기억력이나 학습 능력을 증가시키는 효과도 있다는 게 그동안의 학설이었다. 또한 EPA는 콜레스테롤 저하작용이 있고 심근경색이나 혈전 예방에 효과가 있어 혈액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성분이다.
이 같은 장점 탓에 오메가-3는 지질개선과 항염증, 항 혈소판 작용 및 혈관보호 등의 다양한 효과가 강조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가장 큰 폭으로 매출이 상승한 성인 필수 영양제 중 하나였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오메가-3(EPA-DHA 함유 유지) 판매액은 3789억원으로 홍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오메가-3가 효용성 논란에 휩싸였다.(사진=픽사베이)
그런데 지난 20일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학회(ACC)를 필두로 미국임상약학회(ACCP), 미국자문약사협회(ASCP), 미국국립지질협회(NLA), 심혈관질환예방간호협회(PCNA) 등이 참여한 합동위원회는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 관리를 위한 진료 지침(가이드라인) 보고서를 통해 "생선 기름과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등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협심증·심근경색 등) 만성 관상동맥질환 환자에게는 쓸모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86개의 무작위 대조 연구(RCT)를 포함한 코크란 메타 분석 결과 오메가-3는 관상동맥 질환의 발병과 사망위험을 줄이는 데 거의 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위원회는 "비타민 C와 비타민D·E, 베타카로틴 등의 항산화 요법 역시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칼슘 섭취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미 심장협회 등 6개 단체의 관상동맥질환자 관리지침에 오메가-3가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없다고 설명했다.(사진=인터넷 캡처)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는 오메가3 안에 포함된 에이코사펜타엔산(EPA)은 관상동맥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20%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됐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 같은 수치도 잘 설계된 연구가 아니라서 당뇨병 치료나 생활방식 개선 등을 먼저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논란이 됐던 오메가-3의 효과에 대해, 심혈관 관련 질환 예방에 큰 건강학적 이점이 없다는 것 입장을 분명히 하며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같은 학계의 보고서에서조차도 오메가-3에 대한 결과가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2019년 연구에서는 정제된 성분을 하루 4g 이상 고용량으로 쓸 때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그 이듬해인 2020년, 2021년 연구에서는 다시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 상반된 연구결과 보고서도 잇따라 발표됐다. 생선과 견과류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이 폐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그것이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의 지원을 받은 코넬대의 퍼트리샤 카사노 교수(영양학) 연구진은 오메가-3 지방산이 항염증 작용으로 폐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미국 호흡기 및 중환자 의학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두 부분으로 구성된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는 NHLBI 공동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1만5000명 이상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천식 및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같은 폐질환의 개인별 위험 결정 요인 조사를 목적으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였다.
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들은 일반적으로 건강했으며 만성 폐 질환의 증거가 없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평균 7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혈중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높을수록 폐 기능 저하 속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강력한 연관성은 연어, 참치, 정어리 같은 등 푸른 생선에 많은 도코사헥사엔산(DHA)에서 나타났다.
두 번째는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50만 명 이상의 영국인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얻은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식이 오메가-3 지방산 수치를 간접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혈액 내 특정 유전자 생체지표를 조사한 결과 DHA를 포함한 오메가-3 지방산 수치가 높을수록 폐 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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