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하려고 바지 벗겨" 부산 돌려차기男, 징역 20년 선고

무차별 폭행 사건이 담긴 CCTV 영상.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 B씨를 돌려차기로 쓰러뜨린 뒤에도 계속해서 폭행을 가했다.

작년 5월 부산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여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뒤 성폭행을 시도했던 '부산 돌려차기' 남성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되었다.

부산고등법원 형사 2-1부(부장판사 최환)는 이날 오후 진행된 원심 징역 12년을 파기하고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0년간 신상 정보 공개, 위치추적장치 20년 부착, 성폭력 교육 80시간 등을 추가로 명령하였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피의자 A씨에게 징역 35년 보호관찰명령 20년을 구형했다. 작년 10월에 열린 1심에서는 강간 혐의는 제외한 단순 살인미수로 기소되어 징역 12년,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A씨는 폭행 사실만을 인정하며 살해의 고의가 없었고 당시 술에 취한 심신미약 상태임을 주장했다. 돌려차기 폭행의 가해자인 본인이 1심의 형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한 것이다.

기절한 피해자를 CCTV 사각지대로 옮기는 가해자 / 사진=SBS뉴스

가해자는 작년 5월 오전 5시쯤 혼자 자택으로 귀가하던 20대 여성 B씨를 오피스텔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돌려차기로 머리를 가격해 쓰러뜨렸다. 곧바로 바닥으로 쓰러진 B씨의 핸드폰을 빼앗고 4회 더 발로 머리를 찼으며, 이에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기절하고 만다. 이후 B씨를 CCTV가 없는 사각지대로 끌고 가 8분이 지난 뒤 혼자 도주하였다.

이후 입주민에 의해 발견된 B씨는 곧바로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며, 발견 당시 바지 버튼과 지퍼가 열려져 있었던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벨트가 내려가 체모가 보였던 상태였으며 속옷도 벗겨져 오른쪽 종아리에 걸쳐있었다.

그러나 1심에서는 가해자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인미수 혐의만 적용되었다. 성폭행 정황이 일반적인 부위가 아닌 항문 쪽이라 경찰이 초동수사에서 놓치고 만 것이다. 피해자를 진단한 박성준 항문외과 의사는 "일반적인 항문파열과 다르게 성폭행은 방향이 다발성으로 나타난다"며 이번 사건의 성폭행 정황에 힘을 더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폭행 혐의는 2심 재판이 한창 진행되던 도중 뒤늦게 실시된 DNA 검사로 인해 추가되었다. B씨의 바지 안쪽에 묻어있던 A씨의 DNA가 검출되면서 성폭행 관련 증거가 속속 드러나며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공소장 내용을 변경할 수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피의자의 행위는 단순 폭행이라 할 수 없고, 성폭력을 위한 폭행이라 판단된다"고 밝히며 "다만 실제로 성범죄로 이어진 지 여부는 증거가 불충분해 인정하기 어렵다" 강간살인미수 혐의를 일부 판시하였다.

한편 지난 3일, 유튜버 카라큘라 채널을 통해 가해자 A씨의 전 여자친구, 지인, 교도소 동기의 증언이 나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주변 인물들은 '수감 중인 A씨는 반성은커녕 피해자의 이사 간 집 주소, 주민등록번호를 큰 소리로 외우고 다닌다'며 보복 계획을 입으로 떠벌리고 다닌다고 전했다. 이를 전해 들은 피해자 B씨는 "제가 죽기 전에 신상 공개를 해달라"며 호소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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