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총 6부작으로, 짧은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던 드라마이다. 남자 주인공인 켄타로 배우와 여자 주인공인 이세영 배우가 일본에서 잊지 못 할 사랑을 하고, 5년 뒤에 다시 재회하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는 내가 올해 본 드라마 중 두 번째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모든 장면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들로 꾹꾹 눌러담아 있었다.
첫 번째는 영상미. 처음부터 영상미에 대한 감탄만 계속 나왔다. 대비되는 두 상황에 대한 영상의 차이도 너무나도 뚜렷해서 그냥 화면을 보는 것 만으로도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말로는 다 적지 못하는, 지금까지 다른 드라마의 영상미는 진짜 '미'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퀄리티였다.
두 번째는 감정 표현이다. 첫 재회의 순간을 보내고, 남주인 준고가 과거와 달라진 홍을 보며 예전의 홍을 떠올리며 "그때의 너는 이제 여기 없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그냥 그렇겠지~ 그런 마음이겠지,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을 준고의 회상과 속마음을 정확히 바로 풀어주면서 그 생각과 감정에 같이 동요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 또한 이 부분이 가장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연출이나 기술 말고, 캐릭터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준고에게 마지막 이별을 말하고 나온 홍이 차 안에서 혼자 우는 장면이다. 사실 오열인데, 그 오열이 그동안 보여진 둘이 사랑했던 순간들이 한 겹 한 겹 쌓여 눈물로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보는 사람까지 정말 먹먹해지는, 하지만 또 그래야 하는 이유까지도 납득하게 만들어서 더 안타까워지는 연기였다. 이세영 배우의 아역시절부터 쌓아온 내공이 엄청난 빛을 보였던 장면이다. 백상에서 이세영 배우가 노미네이트조차 안 된다면 문제가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홍종현 배우가 맡은 민준이라는 캐릭터도 굉장한 딜레마를 가져온다. 민준이는 어디까지나 서브이고, 준고가 메인이지만 민준이라는 캐릭터를 너무나도 섬세하고 잘 짰기에 딜레마가 굉장히 심했다. 사실 민준이는 불안형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준고를 찾아갔을 때, 불쾌하다고 화를 내는 그 순간까지도 그의 표정엔 불안하다고 호소하는 마음이 차올라있다. 그런 그만의 생각과 불안함이 그 캐릭터의 정체성인 것 같아서, 결국 그 불안이 안 끝나는 캐릭터여서 정말 안타까웠다. 그리고 결혼은 어떤 사람과 하는 걸까? 라는 드라마의 메시지에 축이 되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설정이 정말 현실적이어서 좋았다. 일본에 가고나서 준고를 만나고, 연애를 하고, 헤어진 홍이 5년의 시간동안 점점 차가워지다가 준고를 만나고 점점 말라가고 내려앉는 이 모든 과정이 정말 현실적이다. 사실 고구마 전개라고 할 수 있지만, 홍과 같은 상황에 누구랑 결혼할지 빨리 결정하는 것이 더 드라마틱한 전개일 것이다. 오히려 이 전개가 가장 현실적이었다. 또한 헤어진 이유와 헤어질 때의 대사들, 정말 모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과몰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결말에서 왜 급전개가?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 이 결말이 가장 깔끔했다고 생각한다. 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게다가 마지막 엔딩의 자막까지 정말 좋았다. 다 보고나서 여운이 너무 깊게 남고 생각이 너무 많이 드는 드라마였다.
헤어짐, 사랑을 했다면 모두가 공감하고 내려앉고, 또 그러면서 성장하고 사랑해가는. 결국 사랑 후에 오는 것은 성장과 사랑에 대한 '이해'라고 말해주는 드라마.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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