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남자, 환경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인간이라는 생명체

메디먼트뉴스

2024.07.23 16:40:03

조회 61 추천 0 댓글 0

[메디먼트뉴스 길하은 인턴기자]

우리는 하루동안 얼마나 많이 밖에 나갈까? 밖에 나가는 이유라면 다들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예상치 못한 순간에 집 안에 고립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다.

이 영화는 도둑이었던 남자의 이야기이다. 호평받는 미술가로 알려져 고급 펜트하우스에 사는 예술가. 그의 집을 털기 위해 오늘의 주인공은 빈 집에 침임하게 된다. 동료의 지시에 따라 자화상을 찾아다니는 남자. 하지만 어딜 봐도 자화상은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당황했고, 결국 해서는 안될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 순간 집에 있는 보안 시스템이 활성화 되면서 집 안에 있는 모든 문이 잠기게 되고, 결국 남자는 넓은 집에 혼자 갇히게 된다.

부술 수도 없고, 밖에서 소리도 듣지 못하는 넓은 집에 고립된 남자. 처음엔 며칠 지내면 사람이 올 것이라고 믿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즐긴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이 집엔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게다가 남자는 점점 집 안이 더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보안 시스템이 가동되는 과정에서 온도계가 고장났고, 그 결과로 집 안의 온도가 점점 오르고 있었다.

집 안에 있던 물도 다 떨어지고, 남자는 서서히 말라가고 있었다. 집 안의 사방으로 탈출 방법을 모색했지만 하나같이 다 실패하였고, 이젠 정말 방법이 없겠다고 생각하며 좌절하던 남자. 하지만 그 순간 온도계가 냉방으로 바뀌며 집의 온도가 다시 내려가고 있었다. 남자가 좌절할 때마다 온도가 바뀌고, 갑자기 안 나오던 물이 나오며 분위기가 반전된다. 남자는 이 집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한 명의 등장인물만 나온다. 게다가 공간도 오직 '집' 하나이다. 예술가의 집인만큼 집 안은 미학적인 요소가 넘쳐난다. 딱딱하지만 어딘가 불쾌한 집의 분위기가 이 영화의 전체적인 균형을 잘 잡아준 느낌이었다.

또한 주인공의 연기도 인상깊었다. 주인공은 환경적인 요소, 그리고 고립되어 혼자 지낸 기간 때문에 후에는 혼잣말을 하고 환영을 보며 미쳐가는 모습을 보인다. 점점 감흥도 없어지고 그저 빈 깡통처럼 서있고 그만의 예술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이 영화는 환경 앞에서 한없이 하찮아지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온도라는 자그마한 변화에도 인간이 얼마나 변덕스러운 생명체인지 밀도있게 담아내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눅눅하고 압축되어있는 느낌이 한번도 흐트러지지 않고 쭉 갔다는 것이 대단해 보였다. 미학적인 요소와 고립이라는 주제. 자칫하면 흔한 주제일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배경음악도 다 버리고 오직 그 안에서의 인간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잔잔해도 지루할 틈이 없는 작품이었다.

어둡고, 눅눅하고 찝찝한 이끼같은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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