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는 다른 새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다. 바로 다른 이들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른 뻐꾸기의 둥지에 찾아가 그 둥지에 있는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고, 자식들을 위해 먹이를 가져온 어미는 그 뻐꾸기가 자기 자식인 줄 알게 하는 것이다. 이 기괴하고 끔찍한 장면은 영화 의 초반 인트로 장면이다. 결국 뻐꾸기는 어미 뻐꾸기가 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며 자라고, 나중엔 어미보다 커짐으로써 결국 어미를 잡아먹을 정도로 성장한다. 이러한 의탁하여 맞이하는 성장. 오늘 소개할 영화는 이다.
오늘의 주인공인 제마와 톰은 자신들의 집을 알아보고 있는 젊은 부부이다. 그러던 중 찾은 집. 바로 '욘더'라고 불리는 주택 단지였다. 중개인은 어딘가 이상하고 쎄한 면이 있지만, 둘은 집을 보러 가기로 한다. 중개인과 함께 집을 보고 테라스도 구경했는데, 갑자기 중개인이 사라졌다. 놀란 톰과 제마는 밖으로 나가보는데, 중개인의 차가 없어졌다. "그의 차가 없어졌어"
둘은 차를 타고 이 꺼림칙한 곳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사방이 온통 똑같은 색깔의 집인데다 지금보니 하늘의 구름도 진짜 구름이 아닌 것 같았고, 결국 둘은 어쩔 수 없이 집에 들어간다. 그리고 다음 날, 아이를 기르면 풀어준다는 쪽지와 함께 아기를 기르게 된다. 그리고 93일째, 아기가 갑자기 3개월만에 초등학생 정도의 남자아이로 자란다. 마치 앞에서 얘기했던 뻐꾸기의 성장과정과 무척 닮았다. 부부는 이 집에서 탈출하고, 진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에서 이 비바리움이라는 제목은 정해진 틀 안에서 소동물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한다. 누구의 짓인지 모를 이 끔찍한 과정은 보는 사람마저 긴장하고 불쾌하게 만든다. 이 영화는 내용이나 메시지보다는 '불쾌함'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 영화이다. 공간, 그리고 자라나는 인간, 탈출하려다가 점점 미쳐버리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주최 측이 아닌 우리가 그 사람들을 가둬두고 관찰한다는 느낌을 준다. 크게 소름돋는 장면 없이도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함으로써 지금까지 본 영화 중 가장 불쾌한 감정을 불러왔다.
게다가 이 영화는 몰입감이 엄청나다. 러닝타임이 짧기도 한데, 그것보다도 더 짧게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나면 결말과 이 시스템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서 엄청난 기괴함, 그리고 그것이 여운으로 깊게 남는다. 결국 메시지는 없지만 관객이 빠져들도록 여러 장치를 둔 결과, 영화가 끝나고 2시간 정도는 비바리움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의 연출은 완벽한 영화이다.
기괴한 장르를 싫어한다면, 절대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런 장르를 즐긴다면 굉장히 머리에 잘 남는 영화가 될 것이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