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베드신 전에 깔렸던 음악
마치 동화나라로 인도하는 듯한. 이 음악은 언제부터 깔렸을까요?
5회 취중고백
신금희의 전화를 받고 태무가 움직이는 순간부터 놀이터에 도착해서 신금희를 찾을 때까지
강태무는 내면에 자라지 못한 소년이 있습니다. 그는 신하리에게서 내가 신금희다 라는 고백을 끌어내기 위해 하루종일 괴롭히고 술에 취한 신하리에게서 내가 신금희라는 고백을 받아냅니다. 더불어 자신이 신하리를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하죠
그런데 왜 이 장면에서 동화나라로 인도하는 음악이 깔렸을까요
정확하게는 미끄럼틀에 누워 자고 있는 신하리가 강태무를 알아차리자마자 음악은 종적을 감춥니다.
어어?
여태까지 태무만 자라지 못한 소년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신하리도 자라지 못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자라지 못했다기보다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성장을 멈춘 소녀라고 말하는 게 말이 되겠네요
꿈을 꿀 수 있는 건 어린 아이의 특권입니다. 어린 아이만이 동화를 먹고 꿈꿀 수 있지요
태무의 소원은 놀이동산이 문을 닫기 전에 부모님과 같이 놀이동산에 가는 것이었다면 어린 신하리의 소원은 햄버거를 먹는 것이었습니다
안된다는 말 한마디에 신하리는 좋아하는 햄버거를 몰래 사먹어야 했습니다
아이는 안된다는 말 한마디에도 아랑곳 없이 사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하리는 어릴 때부터 “들어준다” 는 것에 익숙한 아이입니다
아이가 너무 일찍 철들어버리면 부모는 가슴이 아픕니다. 아이들은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리광을 부리고 떼써야 하는데 하리는 일찍 철든 것도 모자라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신하리는 좋아한다 말하기에 앞서 안되는 걸 너무 일찍 터득한 아이입니다
태무가 자라지 못한 소년이라면 신하리는 아예 성장을 거부한 소녀입니다
말이 이상한가요? 아이는 좋아한다는 걸 외치는 데 앞서 거리낌이 없습니다
그걸 들어줘야 하는 상대방이 얼마나 힘든지 모르거든요
그러나 신하리는 일찍부터 들어줘야 하는 상대방이 힘든 걸 알아차렸습니다
해맑게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나 그거 좋아해요! 라고 말하기보다 그 말을 해서는 안된다를 먼저 행동에 옮기지요
네, 이건 어른의 방식입니다
신하리는 아이→소녀→어른의 성장과정에서 아이→어른으로 바로 성장한 케이스입니다
아이는 요구를 하는 사람이고 어른은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사람입니다
태무의 할아버지 눈속임으로 시작된 계약연애
신하리가 그 요구를 들어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소를 하는 대신 계약으로 묶인 관계라면 다른 걸로 갚겠다고 요구해도 되지만 하리는 다른 어떤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이 계약연애에서 아이는 강태무, 신하리는 어른이니까요
이 아이와 어른의 말 안 되는 계약연애에서 강태무는 성인으로 돌아와 해고를 합니다
그는 고용주, 신금희는 고용인이었으니까요
태무가 다시! 다시!를 외치는 사이에 진행된 하리의 고통
도대체 어떻게 하면 사장님의 요구에 맞출 수 있을까
신하리는 언제나 요구를 들어주는 입장이었고, 요구를 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딱 한번, 술을 과하게 마신 날
신하리는 자신이 신금희라고 고백을 합니다
현실의 신하리라면 절대 하지 않을 고백이지요
그 고백을 하기에 앞서 안된다는 말을 외칠 신하리이니까요
5회 내내 신하리는 그러했습니다. 해고당하는 꿈까지 꾸고 괴로워하면서도 내가 신금희라고 말하지 않았지요.
내가 신금희라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고백이었던 겁니다
신하리는 언제나 주위를 신경써야 했습니다. 자신의 감정대로 움직인 적이 없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먼저 배려해서 움직이고 자신의 감정은 뒷전이지요
“몰라. 입에서 먼저 튀어나왔어.”
왜 일산 가냐는 말에 입에서 먼저 튀어나왔다고 말한 하리
하리의 어린 아이 같은 점은 2회에서 이미 보여줬지만 잊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너무 어른스러워서
늘 어른의 방식을 고수했던 신하리는 강태무와 만날 때마다 아이처럼 반응하게 됩니다
입에서 뱉고 수습은 나중에 하는 건 아이의 방식입니다. 아이는 어른처럼 능숙하게 대처하는 경험이 없기에 일단 뱉고 보는 겁니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어른스럽게 대처가 가능해지겠지요
늘 요구하기 바빴던 소년 태무는 아직은 금희인 하리 앞에서 어른이 됩니다
그녀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어른으로 말이지요
하리에겐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어른이 없었습니다. 꿈은 없다고 했지만 하리에겐 꿈을 꾸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으니까요. 지금도 햄버거를 너무 좋아하는 하리에게 부모님은 빵집 딸래미가 햄버거를 들고 다니면 손님이 오겠냐는 현실의 말을 들려줌으로써 그녀가 꿈을 꾸지 못하게 했습니다. 꿈은 어떤 환경에서도 꿀 수 있지만 좋아하는 걸 말하기 이전에 그걸 말해도 되는지 마는지를 먼저 고민할 정도로 속이 깊은 하리에게 저 말이 어떻게 들렸을지를 상상해본다면 꿈을 꾸지 못하도록 꿈을 꾸지 않는 어른으로 만든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성장을 거부한 내면의 소녀는 자라지 않은 소년을 처음으로 만나지만 취중의 신하리가 깨어나자 꿈을 꾸지 않으려는 듯 사라지고 말지요
꿈을 꾸지 않는 소녀는 신하리에게 관심 많은 강태무 앞에 나타납니다
자라지 않은 소년과 현실을 너무도 잘 아는 어른소녀의 로맨스는 밸런스가 맞질 않아 진행이 되지 않거든요
신금희에 대한 정보는 있지만 신하리에 대한 정보는 없는 강태무는 햄버거를 좋아했고 꿈이 없었던 현실 앞에 성장을 삭제당해야 했던 소녀 신하리를 무대로 끌어올립니다
신금희일 때나 신하리일때나 이건 똑같다면서요
참 설레는 말입니다. 내면의 신하리나 현실의 신하리나 똑같이 너라고 인정해주는 말 같거든요
현실을 너무 일찍 깨우친 신하리는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성과 같아서 자진해서 동화 속으로 들어오지 않거든요. 현실에 발 붙이고 사는 어른에게 동화는 꿈같은 얘기지요. 자신들도 어릴 때 동화를 읽고 자랐으면서
태무는 5회에서 신하리를 찾아다닙니다. 마치 어른이 아이를 찾아다니듯이
베드신을 앞둔 태무는 연락이 되지 않는 신하리를 찾아다니고 하리가 한마디를 하지요
“내가 애도 아니고.”
너 애 맞아요
(이렇게 걱정돼서 찾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애 맞지요)
성장을 삭제당해야만 했던 소녀 신하리와 자라지 못한 소년 강태무가 만났을 때 동화는 시작됩니다. 성장을 하면 쓸모가 다한 동화는 사라지지만 성장도 안한 소녀와 소년이 사랑을 한다는 건 말이 안 되니까요. 동화를 만들어가는 신하리와 강태무의 시작지점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보니 드라마는 한 회차 내에서도 여러번 삐그덕댑니다. 그래서 여운이 길게 남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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