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무의 차는 파란색입니다. 진영서의 차도 파란색입니다

강태무도 재벌, 진영서도 재벌

강태무는 부모님을 잃었고 진영서는 부모의 이혼으로 생긴 가족에 대한 결핍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엔 각각 차성훈과 신하리 라는 결핍을 채워주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대충만 써봐도 이렇게 공감대가 많은 두 사람. 여기까지만 보면 둘이 결혼해서 살면 잘 살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부모를 잃은 7세의 소년과 어머니를 잃은 18세의 소녀

아이는 부모가 이혼하는 것을 두고 자신이 버림받은 것과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선 영서가 하리와 어떻게 친해졌는지 하리부모님의 말로만 알려줍니다. 영서를 파헤치다 보면 태무에 대해서 아는 건 시간문제라 그런가 봅니다.

부모의 이혼 이후 전학간 학교에서 영서는 잠만 잡니다. 한번 말을 하면 번복 안하는 아버지 앞에서 어머니를 다시 데려오라고 떼를 쓸 수도 없는 영서가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성인이 되는 것 말고는 없었습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지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렇게 해서 성인이 된다는 발상은 어릴 때에만 가능한 거니까요. 우리에겐 귀엽게 보이는 저 지점은 영서의 결핍된 부분입니다. 얼마나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빨리 성인이 될 생각을 하겠습니까. 전학 온 시점에서 친구도 없었을 영서에게 하리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영서를 귀찮게 합니다.

왜 잠만 자는 거야?

빨리 성인이 되려고

성인은 왜 되고 싶은데?

대충 이런 말을 나누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하리는 영서에게 잠을 자는 대신 성인이 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18세의 진영서는 본래 진회장과 어머니로부터 받았어야 할 부모의 사랑을 하리를 통해 하리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결핍된 부분을 채웁니다. 진영서와 신하리는 친구임에도 가족같은 끈끈함을 자랑하지요. 어머니의 유별난 점을 못 받아들인 아버지의 완벽주의와 하리네 가족으로 받은 정서적 안정감은 27세의 진영서로 하여금 정략결혼과 멀어지게 만듭니다

친인척을 다 내쳤다는 얘기가 있어

강다구의 유별난 손자 사랑. 손주 보호하려고 친인척을 다 내쳤다고 말하죠. 친인척을 내치는 과정에서 세졌을 이사회의 힘. 강다구가 손자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의 모든 결정은 손자를 보호하는 데 있어 막힘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건 남들이 보는 시선이고 강태무는 어떠했을까요?

부모를 잃은 7세의 소년에게 기댈 데 하나 없이 만들어놓은 할아버지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하라고 말해야 될까요. 할아버지에게조차 부모님의 사고에 대해 털어놓을 수 없었던 강태무

강다구는 강태무에게 창업주이자 할아버지로써 결혼을 하라고 말합니다

손자를 사랑한다면서 창업주의 입장을 얘기하는 할아버지

강태무에게 강다구가 단 하나뿐인 부모님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으로 부모님을 잃었다고 자책하고 있을 태무에게 할아버지의 저 태도는 저 사실을 안다면 언젠가 버림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버림당하지 않으려면 약한 마음을 드러내면 안된다고 생각한 강태무는 자신을 혹독하게 단련시킵니다. 부모와 떨어진 7세의 아이는 억지로 어른이 되어 완벽주의자가 됩니다

중학교때 차성훈이 들어와 외로움은 덜었지만 그 전까지 강태무는 외로움을 어떻게 덜었을까요. 감당할 수 없는 외로움을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채찍질을 하진 않았을지

강태무와 진영서는 쌍둥이처럼 닮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달라질 수 있었던 것은 곁에 누가 있었느냐로 판가름이 났지요

우연한 접촉사고로 카페에서 얘기를 하는 강태무와 진영서

카페에 있는 액자에는 엄마와 아이가 다정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남자도 있었지요

카페에 앉아서 맞선 얘기를 하고 있는 둘의 모습에서 진짜 맞선은 지금 보고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더불어 태무의 결핍된 상황을 액자가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더군요

태생적으로 강태무와 진영서가 갖고 있는 결핍. 가족에 대한 결핍과 외로움

영서는 하리와 하리 가족이 있어 외로움을 견뎠고 태무는 차성훈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 모든 시간을 홀로 견뎌야 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친인척을 쳐낸 걸 알고 있어서 할아버지 앞에서 외롭다고 말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요

맞선상대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하리를 달라고 말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강태무의 완벽주의는 버림받지 않기 위해(어린 아이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어른들의 결정에 따를 뿐이죠)

진영서의 완벽주의는 결혼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단 한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는 아버지의 완벽주의에 진영서의 어머니는 유별났고, 정서적인 부분은 하리네 가족으로 채웠다 해도 진영서 역시 결혼에 대해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정략결혼을 싫어하는 거지요. 본인이 유별난 걸 알고 있는 진영서에게 정략결혼은 실패라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거든요

영서의 결핍된 부분을 채워준 하리는 강태무의 자라지 못한 소년도 받고 품어줄 수 있고 중학교 때부터 유별난 강태무와 인연을 맺은 차성훈은 엄마 못지 않게 유별난 진영서를 품어줄 수 있으니까요.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태생이 다른 둘의 완벽주의는 두 사람이 갖고 있는 걸 내어줌으로써 결핍을 감추기 위한 완벽주의가 아닌 결핍을 채우기 위한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맞선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옷 색깔 조합이 결혼을 전제로 한 맞선을 보고 있다 라고 생각됩니다

강태무의 목적은 분명했기에 금방 헤어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