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 딸랑.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대화소리 속,
귀를 거슬리게하는 종소리 두 번.
넓직한 유리문을 타고 들어온 차가운 바람이 콧등을 스친다.
이걸로 도대체 몇 번째인건지….
혹시나 싶어서 고개를 돌리면, 숨을 거세게 몰아쉬며
종업원의 안내를 받고있는 그녀가 보인다.
여전히 복슬복슬한 붉은 단발과 길쭉길쭉한 손가락은,
얼굴을 보지 않아도, 목소리를 듣지 않아도,
단번에 그녀임을 알아차리게한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 모든 테이블에 이리저리 시선을 보낸다. 사람들의 시선을 무릅쓰고 일부러 입구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는데…마법처럼 이곳에만 눈길을 주지 못한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게 이런 것일까.
좋았어. 헛기침을 한 번, 두 번.
하루종일 가창 연습을 하느라 혹사된 목을 가다듬는다.
마지막은 큐티섹시러블리한 니코니보이스로….
“마키쨩, 여기!”
“아…….”
한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느낌.
이런! 너무 힘을 줬나….
니코가 왔다는걸 들켜버렸을지도?
마키쨩은 자기 옆에서 싱글벙글 웃고있는 종업원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니코가 있는 테이블을 향해 살짝 빠른 걸음으로 걸어온다.
“10분이면 도착한다고 한게 누구였더라?”
“버, 버스를 놓쳐서…. 그, 미안….”
“마키쨩은 여전하다니까.
아무리 니코가 보고 싶었어도 그렇지,
머리가 산발이 될 정도로 뛰어와?”
“사,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데 천천히 걸어오는게 더 이상하잖아…! ”
“응~? 니코를 보고 싶었다는건 인정하는거야~?
마키쨩도 참~”
마키쨩이 좋아하는(?) 니코니- 특유의 러블리한 목소리를 오랜만에 선보였다.
어찌나 감동을 받았는지, 부드러웠던 마키쨩의 눈꼬리가 한순간에 매섭게 올라가버린다.
“…드러워.”
“뭐라고오-?!”
우리는 늘 그렇듯, 쓸모없는 대화를 주고 받으며 인사를 대신한다.
무슨 10년지기 친구라던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음…마키쨩은 의사선생님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의대에서 공부 중이다.
요즘은, 고등학생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압도적인 공부량에 제대로 잠도 못자고 있는 듯 하다.
시험 한 번 보려면 400장(어느정도의 과장은 있는 것 같지만) 정도 되는 PPT 수업 자료를 외워야한다는데….
공부하는 사진을 보내줄 때마다 매번 슬그머니 등장하는 핫식스 캔은 마키쨩의 상태를 대변해준다.
니코는…무려 ○○○엔터테인먼트에서
열~심히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
너~무나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밤을 한 번 새우면 하루 일정이 망가져버려서…새벽을 활용한다는건 니코에게 있을 수 없는 일.
애초에, 밤샘은 인간의 적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데도 마키쨩은 매번, 매번….
지금도 생기없는 눈동자를 부라리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화내고 있지만, 이 니코의 눈은 속일 수 없다.
그치만, 마키쨩한테는 정말로 24시간이 모자라보여서…. 도저히 강하게 말할 수가 없다.
“…”
아, 이제는 수저통에서 힘없이 젓가락을 꺼내는 모습조차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거이거, 어쩔 수 없네.
“좋았어! 오늘은 니코가 쏜다!
마키쨩, 이 가게의 고기를 전부 소멸시키는거야!”
“…니코쨩, 알바비 나왔어?”
“고생하는 마키쨩을 위한~ 니코니-의 서프라이즈 프레젠트~”
“…”
“아 좀, 쏜다고 하면 그냥 먹어.”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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