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 내에서 운영하는 자국 스파이 조직에 대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처리수 방출에 관하여 반일행위를 선동하도록 지시하는 지령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량의 지령문을 증거 채용한 한국 법원의 판결문을 본지가 입수했다. 북한이 반일 기운을 이용해 한국 내 분단과 한일 대립을 부추고 있는 실태가 떠올랐다.

한국·수원지재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한국공작기관·문화교류국의 지시로 주한미군기지의 정보를 수집한 등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스파이 등)의 죄에 묻힌 스파이 조직 남자들 3명에게 징역 5~15년의 실형 판결을 내놨다. 본지는 지재 신청으로 판결(전 468페이지)을 입수해 스파이 조직에 대한 지령문 89건, 조직에서 북한으로 보낸 보고문 13건의 총 102건을 분석했다. 판결로 덮여 있던 부분은 법정 취재로 보충했다.

판결에 따르면 조직의 리더격인 50세대 남자는 한국 최대 규모의 노조 '민주노총'(조합원 약 120만명)으로 산하단체 등을 통괄하는 담당 국장이었다. 조직에는 '이사회'가 있어 북한의 지령에 따라 하부 멤버에게 지시를 내렸다. 북한과의 상호작용은 2018년 10월부터 23년 1월 수사가 본격화되기 직전까지 거의 매월 1~5회 빈도로 진행됐다. 적발된 스파이 사건에서는 과거 최다 규모다.

판결로 증거 채용된 지령문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일 원전의 처리수 방출을 둘러싼 지령이 있었던 것은 21년 5월 초순으로, 일본 정부가 방출을 정식으로 결정하고 나서 약 20일 후였다. “반일 여론을 맞아 한일 대립을 되찾을 수 없는 상황에 몰아넣어. 핵테러 행위와 단죄하는 정보를 집중적으로 흘려라”며 한국에서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당시의 한일관계는 문재인 문재인 정권이 한국인 전징용공(구한반도 출신 노동자)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보이려고 하지 않고 식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지령문은 한국의 각 계층에서 반일 기운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고 지적해 “한일의 대립을 격화시키는 전술안을 세워 적극 실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일본대사관 주변 항의집회, 일본 제품 소각과 같은 투쟁을 과감히 전개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요즘부터 시민단체에 의한 항의활동이 활발해져 21년 7월의 도쿄 하계올림픽 개회식을 앞두고 시민단체 등이 처리수 방출에 반대하는 시위를 연일 실시했다.

일본 정부가 19년 7월 원징용 공소송 문제에 대한 대응을 둘러싼 문정권에 대한 사실상 대항조치로서 대한수출관리 강화를 밟았을 때에도 북한은 대사관에 대한 항의활동 등 를 지시했다.

지령문 내역은 반일활동을 포함한 '반보수, 반미, 반일' 활동 지령이 34건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이어 많았던 것은 한국의 대선과 총선거, 노조 활동에 관한 지시로 17건. 스파이 조직 운영에 관한 지시도 8건 있었다. 보고문에서는 20년 4월 한국국회 총선거에서 당선한 의원 전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한 것도 있었다.

1심으로 유죄가 된 노조 간부 남자들은 모두 항소하고 있다.

◆문화교류국=북한의 조선노동당에서 대한국 정책을 통괄하는 '통일전선부' 산하에서 한국 내 스파이망 구축과 협력자 육성을 주요 임무로 하는 공작기관. '대외연락부', '225국' 등으로 명칭 변경을 반복해 왔다. 한국 정부는 김정은 김정은·조선노동당 총서기가 2023년 말 남북평화통일노선 포기를 표명한 것으로 통일전선부 명칭이 ‘10국’으로 변경됐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