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정연호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사람들에게서 소중한 일상을 앗아갔다. 일상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체돼야 했으며, 사람들은 자신을 고립시켜야 했다. 하지만, 누그러들지 않는 팬데믹 앞에서도, 사람들은 포기하지 않고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취미활동·맛집 탐방·운동·명상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IT 홈트레이닝 앱 ‘콰트’와 소셜 데이팅 앱 ‘위피’를 개발한 ‘엔라이즈’는 코로나19 라는 뉴 노멀(New Normal)시대에서 ‘진정한 회복’을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전대미문의 전염병 상황에서, 진정한 건강을 위한 운동법을 전달하는 데 관심이 많다. 거리두기로 사라져 버린 ‘진정한 만남’을 회복시키는데도 열성적이다. 이에 엔라이즈의 김봉기 대표를 찾아가 물었다. ‘진정성이 그렇게 중요한지’를. 그의 답은 명쾌했다. “진정성을 담아 만든 좋은 서비스는, 좋은 브랜딩으로 보답을 받는다“
회사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엔라이즈는 운동으로 변화를 만드는 ‘콰트’, 친구를 만나는 공간인 ‘위피’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콰트에선 IT기술이 접목된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위피를 통해선 나와 잘 맞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홈트레이닝과 데이팅 서비스, 관련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여러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소통’ ‘사람에 대한 이해’, 이 두 가지 키워드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이 키워드를 사업과 연결했다. 엔라이즈의 첫 사업은 익명으로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모씨’ 앱이었다. 이후로 실명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위피’ 앱도 개발했으며, 최근엔 코치나 다른 사람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콰트’ 서비스도 출시했다. 장기적으론, 콰트 내에서 이용자끼리 소통하며 운동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사업의 방향을 정할 때, 직원의 의사를 많이 반영하는 편인가?
인터넷 서비스는 더 많은 얘기를 나눠야, 좋은 서비스가 나온다. 그래서 소통 및 협업 방식을 잘 찾는 게 중요하다. 서비스는 협업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부에서 대표와 직원들이 매번 치열하게 소통한다.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들을 말이다. 직원이 대표에게 인사이트를 주고, 대표도 직원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일이 반복된다. 사무실 구조도 팀원들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오픈형 사무실로 설계했다.
물론 사업 모델을 결정할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찾기 위해서 내부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보통은 실패를 피하려고 기획 과정을 오래 잡고서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우리는 생각을 바꿔서 ‘더 많은 실패를 해보자’ 이런 방향으로 접근했다. 어차피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 이를 좋은 과정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마케팅할 때도 디테일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제작하고 배포했다. ‘이용자의 관심을 끄는 핵심이 뭘까?’ ‘콘텐츠를 가장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뭘까?’ 실험한 뒤엔,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내부에서 다시 의견을 주고받는다.
콰트, “운동을 통한 위로와 감동”
IT기술이 접목된 홈트레이닝은 조금 생소하다. 콰트는 어떤 점에서 기존 홈트레이닝과 다른가?
국내에서도 운동과 식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홈트레이닝으로 몸을 가꾸고, 몸무게를 줄여서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올바른 운동에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그걸 압축적으로 볼 방법이 없는 것이다. 콰트는 이런 고민을 해결한다. 모바일 앱으로 영상을 보면서, 올바른 운동 자세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 각 과정에 맞는 운동 기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어떤 기구를 사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IT기술로 얻은 인사이트를 콘텐츠에 녹인다는 점도 주효했다.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람들이 언제 ‘같이 운동한다’는 느낌을 받는지를 찾아내고, 이를 콘텐츠 제작에 활용한다. 이건 운동 습관을 들이는 데 정말 중요하다. 누군가와 같이 운동한다는 느낌을 받는 이용자가 콘텐츠를 끝까지 시청하고, 운동도 계속하기 때문이다.
영업비밀이 궁금하다. 콘텐츠가 어떻게 제작돼야 ‘누군가와 같이 운동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나?
사람들이 잘 안 보는 영상은 ‘운동법에만 집중하는 콘텐츠’다. 아무래도 좀 지루하니까. 콰트 콘텐츠엔 강사도 함께 훈련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용자가 코치와 함께 운동한다고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런 장면이 이용자에게 동기를 부여한다. 지금은 사전 제작 영상만 제공하지만, 장기 비전으론 코치나 친구들과 라이브 방송으로 운동을 함께 하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물론 전문성도 중요하다. 엔라이즈는 온라인 홈트 기구를 판매하면서, 다양한 인터넷 채널로 운동 노하우도 같이 제공하던 업체 365 위더스에 투자했다. 이러한 운동 관련 전문 지식과 엔라이즈의 IT기술을 같이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콰트의 홈트레이닝 완강률이 오프라인 완강률의 거의 3배에 달한다. 사람들이 과정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오프라인 개인 레슨은 완강률이 33%지만, 콰트는 98%다. 콰트는 ‘운동을 가장 쉽게 시작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만든 결과물이다. 사람들은 보통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많이 고민한다. 어떤 운동 기구를 사야 할지 모르겠고, 사실 운동 하러 가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콰트는 과정에 맞는 운동 기구를 무료로 제공하고, 모바일 알람으로 운동 시간을 알려주며, 콘텐츠는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전용이다. 이런 점들이 완강률을 높인다.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재미다. 운동을 함께 한다는 몰입이 가능한, 지루하지 않은 영상들이 좀 더 주효한 포인트다. 운동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하면서, 어떤 콘텐츠가 인기가 많은지 실험을 많이 했다. 유명한 강사를 통한 마케팅도 효과가 있지만, 결국 콘텐츠는 협업물이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데이터 분석으로 얻은 인사이트를 가이드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콰트는 10~20분짜리의 짧은 운동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정도 시간으로도 운동이 되나?
대한민국에서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웃음). 우리 회사도 직원이 50명 정도 되는데, 운동하는 사람은 2~3명밖에 안된다. 주기적으로 10분이라도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콘텐츠 길이가 더 길어지면 완강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 지금은 10~20분 정도에 맞춰져 있다.
기존 운동 서비스는 평소에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들은 운동하는 법을 이미 잘 안다. 그래서, 운동을 잘 모르는 다른 쪽, 좀 더 큰 시장에 집중했다. 매일 10분 동안만 체계적으로 해도 충분한 변화를 만들 수 있고, 이에 대한 이용자 만족도도 높다. 지금은 초급 콘텐츠가 많지만 콘텐츠 시간을 늘린 중급·고급 콘텐츠를 만들 계획도 있다
앞으로 콰트가 어떤 서비스가 되길 바라나?
시장 조사를 하면서 알아낸 사실은, 많은 여성이 미용과 체중 조절을 위해서 운동 빼고 다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운동 대신 주로 먹는 걸 조절해서 체중을 감량한다. 사실, 건강하게 체중을 조절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운동이다. 이들이 운동을 통해서 건강한 방식으로 진정한 자기를 찾도록 하는 게 엔라이즈에겐 중요한 미션이다.
앞으로 콰트는 마케팅보단 콘텐츠의 진정성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려면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좋은 브랜딩도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이용자가 원하는 본질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한 포인트다. 다음 아이템으로 건강한 방식으로 식단을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운동 다음으로 건강한 식단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안전한 만남에 집중, 위치기반 동네 친구 찾기 ‘위피’
전 세계적으로 데이팅 앱 열풍이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한국에서도 데이팅 시장 전망이 밝나?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만남으로 커플이 되는 비율이 40% 정도다. 장기적으로 갔을 때, 한국도 서구 시장을 추종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코로나19 영향도 있다), 데이팅 앱 시장 전망도 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거부감은 있다. ‘앱으로 어떻게 내 연인을 만나?’ 이런 것처럼 말이다. 위피가 이런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한국도 데이팅 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만남을 통한 커플도 많이 생기고 있고, 데이팅 앱 이용자도 늘었다. 어느 정도 신뢰가 생겼다는 뜻이다. 또한, MZ(1980~2000년대 출생) 세대는 모바일로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부감도 덜하다. 위피는 데이팅 앱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위치 기반 만남 서비스 ‘동네 친구 찾기’에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SNS로 어떻게 누굴 만나?’라는 생각은 SNS를 통한 만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다.
위피 서비스를 관리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게 안전성과 신뢰성이다. 직장 및 학교 인증을 통해서 신뢰성을 확보하려고 한다. 어뷰저(abuser, 악성 이용자)들이 가장 큰 문제인데, 위피 관리에 쓰이는 기술 대부분이 어뷰저를 걸러내는 데 집중한다. 채팅을 AI(인공지능)로 필터링하고 있으며, 24시간 모니터링으로 신고가 접수될 때 빠르게 계정을 정지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
엔라이즈의 ‘소통, 도전’
앞으로 엔라이즈가 집중할 영역은 무엇인가?
모바일 서비스 사업은 해야 할 게 정말 많다. 이때, 협업을 잘해서 매끄럽게 사업을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 요즘은 좋은 팀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업을 많이 하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까지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화두였다.
보통 IT 기업은 개발자를 많이 원하니까.. 능력 있는 개발자를 찾는 것인가?
능력있는 개발자 채용와 함께 전반적으로 모든 직군에서 다 필요하다. 특정 직군에 한정하기보단,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으려고 한다.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다. 옛날에 잘 됐다고 그게 지금도 유효할까? 그렇지 않다.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유연하게 배울 수 능력이 중요하다. 내 경우엔 과거 경험이 어떤 면에선 유효하지만, 마케팅 분야를 보면 젊은 분들이 정말 잘한다. 물론, 개발과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팀원들이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밝히는 분위기를 형성해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서 MZ 세대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웃음).
사실 이미 세대교체가 일어나지 않았나(웃음). MZ 세대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세대다. 이들의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서, MZ 세대가 필요한 것이다. MZ 세대에서도 우리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다듬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인사이트가 정말 뛰어나고, 보는 것도 정확할 때가 많다.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MZ 세대와도 잘 맞을 것이다. 지금이 스타트업이 성장하기엔 정말 좋은 시기다. 서비스만 좋으면 투자받기에도 좋고, 똑똑한 인재도 스타트업에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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